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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南人流] 나도 '빈티지 시계' 하나 사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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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시계 구입 요령 Q&A

요즘 시계 업계의 화두는 ‘복각’이다. 복각은 사전적 의미로 ‘원형을 모방해 다시 판각한 것’이라는 뜻이다. 시계를 예로 들면 이전에 나왔던 모델을 복원한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 올해만 해도 IWC, 오메가, 세이코, 바쉐론 콘스탄틴 등 여러 시계 브랜드가 과거의 아카이브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스마트 워치, 커넥티드 워치 등 하이테크 시계가 세를 불리고 있는 요즘 한쪽에서는 다시 기본으로, 옛날로 돌아가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클래식 시계, 옛날 시계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레 빈티지 시계로 이어진다. 웬만한 시계 매니어가 아니면 손대기 힘들다는 빈티지 시계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패션 및 잡화 편집숍에서도 빈티지 워치가 한두 점씩 자리를 차지할 정도다. 빈티지 시계의 매력은 무엇일까. 구입한다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하는 게 좋을까. 빈티지 시계 전문가와 두 명의 매니어에게 빈티지 시계에 대한 기초적인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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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클래식 디자인, 빈티지 워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옛날 시계를 재현하는 ‘복각’ 움직임도 활발하다. 사진은 1913년에 만들어진 오메가 최초의 크로노그래프 손목시계. 오메가는 올해 이 시계를 18점 한정 복각 제작한다고 밝혔다. [사진 오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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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정콜렉션 김문정(47) 컬렉터

빈티지 시계 전문 컬렉터이자, 빈티지 시계 전문점인 ‘용정콜렉션’을 2대째 운영하고 있다. 아버지 김희웅씨가 30년, 김 대표가 21년간 쌓은 인맥을 통해 전 세계 시계 딜러 컬렉터들과 빈티지 시계를 거래한다.

빈티지 시계 매니어 김준엽(40)

시계 매니어 10년차. 4~5년 전부터 빈티지 시계에 눈을 떠 조금씩 구매하고 있다. 특히 수동 크로노그래프 시계를 좋아한다. 1950년대 브라이틀링과 안젤러스, 1970년대 세이코, 1987년대 론진의 크로노그래프 시계 등을 소유하고 있다.

빈티지 시계 매니어 정태하(39)

2015년부터 빈티지 시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주로 이베이를 통해 구매하고 있으며 1950년대와 60년대 오메가, 예거 르쿨트르 빈티지 시계 여러 점을 소유하고 있다.



Q : 빈티지 시계와 중고 시계의 차이점은.

A :
김문정 중고 시계는 단순히 신형 시계를 누가 한 번 사용했던 것을 의미한다. 빈티지 시계는 지금 판매되는 모델이 아닌, 시중에 없는 단종된 모델의 시계를 말한다. 업계에서 통용되는 기준은 적어도 1960년대 혹은 70년대 이전에 나온 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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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까르티에의 수동 빈티지 시계. [사진 용정콜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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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빈티지 시계의 매력은.

A :
정태하 빈티지 시계만이 갖는 ‘이야기’에 주목한다. 적어도 50~60년 정도의 세월을 거치는 동안 자연스럽게 멋스러운 흔적이 남는다. 또 아무리 많은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다는 ‘희소성’이 있다. 새로 생산되는 제품이 아니기에 누군가의 손에서 관리가 잘된 시계가 세상에 나와야 구할 수 있다. 원하던 시계를 오랜 기다림 끝에 얻을 때의 희열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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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하씨가 가장 아끼는 빈티지 시계, 르꿀트르 퓨처매틱. 1952년부터 1958년까지 약 7년 정도만 생산했던 시계로 다이얼이 작고 크라운이 우측이 아닌 시계 뒷면에 있는 독특한 디자인을 지니고 있다. [사진 정태하]


김준엽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다. 시계를 모으다 보면 취향이 생긴다. 특히 수동 크로노그래프 시계를 좋아하는데 마음에 드는 신제품은 감히 살 수 없는 가격대였다. 반면 빈티지 시계 쪽에서는 보다 합리적인 가격의 수동 크로노그래프 시계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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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엽씨가 소유한 론진의 초기 크로노그래프 모델 13zn, 30ch. 론진의 전성기 시절에 만들어져 무브먼트가 아름답고 마감이 훌륭하다. 케이스백을 유리로 개조해 감상하고 있다. [사진 김준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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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크로노그래프 시계를 수집하는 김준엽씨는 시계 케이스백을 유리로 개조해 무브먼트를 감상한다. [사진 김준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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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요즘 빈티지 시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A :
김문정 이제 막 시계에 관심을 갖게 된 젊은 층이 빈티지 시계를 구입하려 한다는 게 과거와 다른 점이다. 약 15년 전부터 빈티지 시계 가격이 점점 오르고 있다. 까르티에나 롤렉스 등 인지도 높은 명품 시계 브랜드의 파워가 점점 커지면서 잘 알려진 브랜드면서 디자인은 독특한 것을 찾는 경향이 생겼다. 자연스레 유명 브랜드의 옛날 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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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빈티지 시계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제품인 롤렉스의 서브마리너, GMT-마스터 모델. 맨 위 검정색과 파란색이 교차된 제품은 현재 버전, 나머지 검정색, 골드, 파란색과 빨간색이 교차된 제품이 1960~70년대 제품이다. [사진 용정콜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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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현재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빈티지 시계는.

A :
김문정 롤렉스와 까르티에다. 특히 롤렉스 서브마리너 같은 스포츠 시계의 인기가 대단하다. 그 외에도 까르티에 탱크, 파텍필립 노틸러스 등이 있다. 전반적으로 현재 인기 있는 브랜드나 모델의 빈티지 버전에 관심이 뜨겁다. 그 외 소더비·필립스·크리스티 경매에 나올 만큼 희소가치가 있는 모델은 롤렉스의 1960년대 데이토나 모델, 파텍필립의 1960~70년대 카라트라바 모델, 태그호이어의 모나코 오리지널 등이다. 연도별로 보면 1950~60년대 모델이 특히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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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에서 가장 비싼 시계인 롤렉스의 데이토나 손목시계. 배우 폴 뉴먼이 직접 착용했던 시계로 경매에서 약 200억원에 낙찰됐다. [사진 필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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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왜 1950~60년대일까.

A :
김문정 시계 산업의 부흥기다. 당시 모든 시계 브랜드의 장인들이 단가나 이익을 생각지 않고 많은 도전과 시도를 했다. 특히 디자인적인 면에서 여성 시계는 보석을 더하는 등 화려해졌고, 남성 시계도 원형을 벗어나 옥타곤 모양을 만드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졌다.



Q : 처음 빈티지 시계를 산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

A :
정태하 첫 구매는 오프라인 숍을 추천한다. 종로 예지동이나 인사동 쪽에 가면 빈티지 시계를 취급하는 숍이 많이 포진해 있다. 몇 번 합리적인 가격대의 빈티지 시계를 구매해보고 어느 정도 지식이 쌓이면 이베이 등 온라인 해외 마켓을 활용한다. 직접 실물을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그만큼 다양한 제품을 볼 수 있다.

김준엽 특별히 찾는 모델이 없다면 종로 예지동 등 오프라인 숍에서 디자인을 보고 부담 없는 가격의 제품을 구매한다. 물론 이때도 이베이를 통해 시세를 미리 알아봐야 한다. 롤렉스나 까르티에 같은 유명 브랜드는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도 있다. 해당 브랜드의 시계 상태에 대한 신뢰도가 확실한 편이라 안심이 된다. 다만 그에 따른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특별히 찾는 모델이 있다면 이베이 같은 인터넷 경매 사이트를 둘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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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엽씨가 소장한 1970년대 세이코 로드 마블. 세이코에서 자체 개발한 분당 3만6000번 고진동 무브먼트를 탑재한 모델이다. 국내 빈티지 숍에서 약 20만원대로 구입했다. [사진 김준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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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이베이 등 온라인에서 구매하려면 주의할 점.

A :
김준엽 실물 확인을 못하고 사는 것이라 위험부담이 있다. 때문에 시세보다 가격이 너무 저렴한 것은 피한다. 판매자의 이력을 주의 깊게 살펴 전문 판매자인지, 구매자들의 피드백이 좋은지를 확인한다.

정태하 신뢰가 가는 판매자인지를 체크한 뒤 이메일로 대화를 나누면서 구매를 결정한다. 구성품이 어떻게 되는지, 이전 구매처가 어디인지, 무브먼트 오버홀(기계류를 완전히 분해해 점검·수리·조정하는 일)은 언제 했는지 등을 물어본다. 가끔 오리지널 무브먼트에 다른 시계의 케이스나 다이얼을 조합해 만든 제품들도 많아서 이런 부분을 꼭 확인한다.



Q : 빈티지 시계 거래가 활발한 해외 오프라인 숍은 어떤가.

A :
김문정 유럽 여행길에 사 오는 경우가 많다. 단, 워낙 숍의 외관이 좋고 분위기에 젖어 실제보다 비싸게 구매해오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한다. 사기 전 소더비 등 경매 사이트 혹은 적어도 온라인에서 시세를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 빈티지 시계는 믿을만한 숍에서 주인을 믿고 구매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엔지니어가 있는 숍인지, 역사가 오래된 숍인지 확인한다. 오리지널 모델의 번호나 시리얼 넘버를 확인하고 분해 청소가 제대로 되어있는 지, AS가 가능한 지 등도 체크한다.

김준엽 재판매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상자나 보증서 같은 것들도 챙긴다. 시계 뒷면 케이스와 무브먼트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지, 특히 다이얼은 재생된 것이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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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정콜렉션의 김문정 대표는 "오프라인 숍에서 빈티지 시계를 구입할 때는 시계 수리가 가능한 엔지니어가 있는지, 역사가 오래된 집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사진 용정콜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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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빈티지 시계는 관리가 어렵지 않을까.

A :
정태하 시계의 심장인 무브먼트의 나이가 50~60년을 넘었기 때문에 관리를 잘해야 한다. 구매 직후 전문 수리점에서 전체 점검을 받는다. 유리가 손상된 시계는 교체하고 스트랩과 버클도 새롭게 교체해서 사용하고 있다.

김문정 빈티지 시계는 충격에 약하고 방수에도 취약하다. 비오는 날에는 착용을 피한다. 부품이 낡았을 수 있기 때문에 구매할 때 수리 응대를 할 수 있는 숍인지도 체크해야 한다. 적어도 수리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숍을 확보해두고 구매한다. 시계를 구매한 뒤 열어봤을 때 부품에 문제가 있지만, 해당 부품을 현재는 구할 수 없어 새로 제작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유지연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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