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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미국, 끝장 볼 태세…중국 “이성 잃은 행위” 치킨게임 치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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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31개 품목에 관세…식료품·의류 등 소비재 대거 포함

중, 수입선 다변화 등 대비…EU·아랍권과 ‘동맹’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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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00억달러(약 223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카드를 꺼냈다. 중국은 이번에도 ‘반격’을 공언했다. 당분간 미·중 간 협상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주요 2개국(G2)이 한 치의 양보 없는 ‘강공 드라이브’를 이어가면서 치킨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10일(현지시간) 발표한 관세 부과 제품 규모는 2000억달러다. 지난 6일부터 1·2차로 나눠 진행 중인 관세 부과 대상이 500억달러 규모인데, 그보다 4배가 많다. 중국이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응할 경우 재차 보복하겠다고 밝힌 지 나흘 만이다. 2500억달러는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액 5056억달러(미국 상무부 통계)의 49.4%에 해당한다.

미국은 중국의 반발, 미국 내 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끝장을 보겠다는 태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엔 “(2000억달러 이후에는) 3000억달러 규모가 더 있다”고 했다.

이날 발표된 6031개 대상 품목에는 냉장고, 식료품, 의류 등 소비재도 대거 포함됐다. 중국의 첨단제조업 육성 정책인 ‘중국 제조 2025’만 겨냥한 게 아니라 무역 전반에 걸쳐 강하게 대응하겠다는 의도다.

미국은 공청회 등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 8월 말까지 대상 품목을 확정할 계획이다. 두 달 정도의 시간이 있는 셈이다. 물론 이 기간에 미·중이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도 이날 성명에서 미국이 원하는 추가 시장 개방에 나선다면 관세 공격을 멈출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

2차 관세 부과 조치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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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장 무역전쟁이 중단될 것이란 전망은 많지 않다. 지난달 3일 미·중 3차 무역협상이 결렬된 후 추가 협상 날짜는 잡히지 않았다. 양국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입장차도 크다.

중국은 즉각 맞대응을 선언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성을 잃은 행위는 인심을 얻지 못한다”고 비난했다. 앞서 미국의 500억달러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에는 즉각 ‘동일한 규모’ 대응 계획과 함께 품목도 공개했지만 이번에는 구체적인 보복 조치를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중국의 미국산 수입액은 1304억달러로, 수출액의 4분의 1 수준이다. 500억달러에는 대응이 가능하지만, 2000억달러에는 비례해 대응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중국이 내부적으로 수입선 다변화, 피해기업 지원 등 내부 대비책을 마련하는 한편 미국에 ‘비관세 대응’ 카드를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최근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통관을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일 등 부패하기 쉬운 농산품 통관을 고의로 늦춰 상품성을 떨어뜨리는 방식이다. 중국 내 미국 기업 관련 행정 업무 시간을 늘리고 사업 허가를 최대한 늦게 내주는 방식도 가능하다.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사례처럼 중국 법원이 미국 기업에 불리한 판결을 내리는 것도 비관세 대응의 하나로 거론된다. 14억 중국 소비자들을 이용하는 미국 제품 불매운동, 미국 여행 금지 등을 벌일 수도 있다.

중국은 유럽연합, 아랍국가와의 교류를 확대하며 ‘동맹군 만들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10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아랍국가 협력 포럼에서 양측의 전면적 협력에 합의했다. 시 주석은 “‘네가 지면 내가 이긴다’는 유아독존의 사고방식으로는 결코 공동의 안전과 번영을 끌어낼 수 없다”고 말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 9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세계무역 질서와 다자주의를 존중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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