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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유전자 가위로 원숭이 간세포 유전자 교정 첫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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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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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구진이 유전자 가위를 체내에 직접 넣는 '인비보(In vivo)' 방식을 활용해 원숭이 간 세포에 있는 특정 유전자가 작동하지 않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영장류 체내에 유전자 가위를 집어넣는 방식으로 원하는 결과물을 얻은 첫 연구다. 연구진은 향후 이 방식을 적용하면 심장질환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와 유전자 교정 벤처기업 프리시전 바이오사이언시스 공동 연구진은 인비보 방식으로 유전자 가위를 성인 원숭이에 넣어 간세포의 특정 유전자 작동을 멈추게 함으로써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프리시전 바이오사이언시스가 제공한 유전자 가위 '메가뉴클레아제'(DNA를 절단하는 단백질 분자)를 아데노 관련 바이러스에 넣어 원숭이 6마리 간에 전달했다. 아데노 관련 바이러스는 유전자 치료 시 DNA 등을 전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무해한 바이러스다. 4개월 뒤 이들 원숭이 6마리 간을 조사한 결과 간세포 64%에서 PCSK9이 작동을 멈췄음을 확인했다. PCSK9은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이 혈중에서 제거되는 것을 방해하는 단백질이다. PSCK9이 작동하면 혈중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고, 이는 혈관을 막아 심장질환의 원인이 된다. 또 고용량의 유전자 가위를 넣은 원숭이는 혈중 PCSK단백질이 84%, LDL콜레스테롤은 60%나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간세포에 넣은 유전자 가위가 제대로 작동한 셈이다.

다만 일부 부작용도 감지됐다. 메가뉴클레아제가 간에 주입되고 난 뒤 원숭이 간세포에서는 면역 반응이 활성화됐다. 외부 단백질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연구를 이끈 제임스 윌슨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메가뉴클레아제가 다른 유전자를 절단시킬 수도 있는데 이는 암을 일으킬 수 있다"며 "하지만 문제점을 개선한다면 이 치료법은 특정한 환자 등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처럼 유전자 가위를 체내로 주입해 질병을 치료하려는 시도는 다양한 기업에서 진행되고 있다. 미국 바이오기업인 인텔리아 세라퓨틱스도 최근 쥐 실험 결과 간에 있는 특정 단백질을 최대 80% 감소시키는 데 성공했다.

미국의 또 다른 벤처기업 상가모 테라퓨틱스는 지난해 말 헌터증후군 환자 간에 유전자 가위를 넣어 손상된 세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바꾸는 소규모 임상을 진행 중이다.

유전자 가위란 생명체의 기본이 되는 DNA를 정교하게 떼거나 붙일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1세대로 불리는 유전자 가위 기술은 이미 1980년대에 개발됐지만 2013년 3세대 기술이 개발되면서 혁명적인 진보가 이뤄지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도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배아에 유전자 가위를 넣어 잘못된 유전자를 교정한 뒤 자궁에 착상시키면 유전병에서 자유로운 아이를 태어나게 할 수 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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