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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현금 태우기' 넷플릭스 콘텐츠 투자…'캐시버닝' 4조6천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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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한 콘텐츠 지출' 비판론에 헤이스팅스 CEO "수년간 부정적 현금 흐름 지속"

"더 많은 콘텐츠→더 많은 구독자→더 큰 매출과 이익 선순환"

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최강자 넷플릭스의 지난 5년간 유료 가입자 수는 연간 평균 29%, 매출은 35%씩 증가했다.

지난 1분기 기준 넷플릭스 유료 가입자 수는 1억2천500만 명에 달한다. IT와 미디어 기업을 통틀어 지난 5년간 가장 가파른 주가 상승 곡선을 그려온 회사 가운데 하나가 넷플릭스다. 올해 들어 넷플릭스 주가는 거의 2배가량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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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가입자 추이 [스타티스타]



그러나 월가를 중심으로 넷플릭스의 엄청난 콘텐츠 투자 비용에 대한 위험론도 나온다.

미국의 미디어 전문 웹사이트 레데프는 11일 "넷플릭스의 5년간 콘텐츠 지출은 연간 평균 39%씩 증가하면서 매출 증가를 앞지르고 있다"며 "지난해 18억 달러의 캐시 버닝(현금 소진)에 이어 올해는 30억∼40억 달러(4조6천억 원)의 현금 소진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마치 현금을 태워버리듯이 콘텐츠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향후 수 년 동안 부정적인 현금 흐름은 지속할 것"이라고까지 했다.

투자회사인 제퍼리스의 존 재네디스 애널리스트는 "넷플릭스는 추가적인 콘텐츠 비용 지출로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수년간 기존과 같은 콘텐츠 투자를 지속하면 자금 운용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레데프는 "이런 관측은 헤이스팅스의 야망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비디오의 선두주자가 아니라 시장의 지배자이자 TV의 미래가 되기를 원한다"고도 했다.

시간대에 맞춰 방송을 편성하는 기존 공중파나 케이블 TV들이 시청률과 황금시금대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 넷플릭스는 1억명이 넘는 가입자들에게 어느 시간대든 편한 시간에 하루 최소한 2시간 동안 넷플릭스에 머물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헤이스팅스의 전략은 한마디로 "보여줄 콘텐츠가 많아지면 더 많은 사람이 보게 되고, 더 많은 사람이 보면 더 많은 구독자가 생기고, 구독자가 많아지면 매출과 이익은 증가할 수밖에 없으며, 매출이 증가하면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더 많은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더 많은 신규 가입자를 확보해야 한다는 '더 많이' 법칙은 마치 신규 투자자를 많이 모집할수록 기존 투자자에게 더 많은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겠다는 '폰지 사기'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폰지 사기와 다른 것은 언젠가 넷플릭스의 지출은 일정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고, 시장 지배력은 갈수록 공고해 질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지금의 콘텐츠에 대한 현금 소진을 불안하게 볼 이유가 없다는 것이 레데프의 주장이다.

레데프는 "넷플릭스의 콘텐츠 투자는 2억5천만 명 가입자 확보라는 목표를 놓고 봤을 때도 아직 최적화된 상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금의 두 배인 2억5천만 명의 가입자 확보가 가능하겠느냐고?

현재 미국에서 6천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넷플릭스는 최대 9천만 명까지 그 수를 늘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75%의 시장침투율을 의미한다. 캐나다와 영국에 50%의 침투율을 적용할 경우 2천500만∼3천500만 명을 추가할 수 있고, 독일·이탈리아·프랑스·스페인 등 4개국에 25%의 침투율을 적용하면 2천900만 명이 또다시 늘어나게 된다. 유럽 주요 4개국의 침투율이 50%라면 5천600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

넷플릭스는 또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서 2천500만∼3천500만 명 확보를,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500만 명 확보를 목표로 한다.

이것만 합해도 최소 1억5천만에서 최대 2억2천500만 명이 된다. 이는 브라질, 인도, 멕시코 등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다른 지역들을 제외한 수치다. 이들을 모두 합한다면 최소 4억 명의 가입자 확보가 가능하다고 레데프는 추산했다.

레데프는 "4억 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는 것은 이전 어느 미디어 회사도 감히 도전하지 못했던 게임"이라며 "이 회사의 '무모한 콘텐츠 지출'은 단지 구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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