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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류샤오보 부인 류샤, 8년 만에 가택연금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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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항공편으로 독일행…메르켈 총리가 영향력 행사한 듯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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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류샤오보(왼쪽)가 간암 치료차 가석방 됐을 당시 류샤와 함께 찍은 사진.

류샤오보 친구 예두 트위터


중국 인권운동가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 고 류샤오보(劉曉波)의 부인 류샤(劉霞·57)가 8년 만에 가택 연금에서 풀려나 자유를 찾았다.

독일 dpa통신은 10일 류샤가 이날 오전 핀에어 항공편으로 베이징을 떠나 독일로 향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도 이날 “류샤가 자신의 의지에 따라 치료 목적으로 독일에 간다”며 “중국은 출입국 관리 부서가 법에 따라 유관 문제를 처리했다”고 확인했다. 화 대변인은 그 외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류샤의 최종 행선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독일에서 새로운 생활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류샤의 남동생 류후이(劉暉)는 이날 “누나가 유럽으로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앞으로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누리길 바란다”면서 “그동안 도와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화가 겸 시인, 사진작가로 활동하던 류샤는 1996년 류샤오보와 옥중 결혼식을 하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류샤오보는 방문학자로 미국에 머물다 1989년 톈안먼 사건 소식을 듣고 귀국한 후 중국 민주화를 위해 투신했다. 2008년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과 민주화를 요구하는 ‘08헌장’ 서명운동을 주도하다가 국가전복선동죄로 체포돼 2009년 징역 11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류샤오보는 민주화 운동을 전개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으나 수감된 상태여서 시상식에 참가하지 못했다. 류샤의 고난도 이때부터 본격화됐다. 류샤오보의 부인이라는 이유로 가택 연금을 당했고 이후 자유를 잃었다. 류후이도 사실상 보복성 판결로 2013년 11년형을 선고받았다. 류샤오보가 지난해 간암 판정을 받고 치료차 가석방된 후 류샤와 류후이가 독일 등 외국으로 떠날 수 있도록 애썼으나 이뤄지지 못했다.

류샤는 지난해 7월13일 류샤오보가 사망하고 장례식을 치른 후 중국 당국에 의해 윈난(雲南)성으로 강제 여행을 가 40일간 외부와 연락이 두절되기도 했다. 이후 가택 연금 상태에서 극심한 슬픔과 우울증에 시달렸다. 국제 단체들은 중국 당국이 류샤에게 이동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류샤가 자유를 찾게 된 데는 중국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역할이 큰 것으로 보인다. 류샤의 석방은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메르켈 총리와 회담한 직후 이뤄졌다.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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