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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亞게임 女농구 “남북 손잡고 좋은 성적 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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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 개막 40여일 앞두고 구슬땀 / 기량차 고려 北 2∼3명 합류 가능성 / 주장 임영희 “용어 등 생소해 어려움 / 서로 손발 맞추는데 많은 시간 필요” / 39개 종목에 선수 등 1000여명 파견 / 금메달 65개 등 6연속 종합 2위 목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막을 40여일 앞둔 10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코앞으로 다가온 ‘거사’를 준비하기 위해 각 종목 선수들이 내뿜는 열기가 초여름 더위보다 뜨겁다.

훈련에 매진 중인 12명의 여자농구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다만 농구장에는 훈련의 뜨거움과 함께 묘한 긴장감도 흐른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남과 북이 카누, 조정과 여자농구에서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아직 선수 선발 등 구체적 사항이 확정된 것은 전혀 없지만 남북 화해 분위기를 달굴 책임을 안고 대회에 나선다는 것을 알기에 어깨가 무겁다. 대표팀 에이스 박혜진(28·우리은행)이 “미리 대비해놔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든 선수들이 함께 긴장 속에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밝힐 정도다.

세계일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단일팀을 준비하고 있는 여자농구 대표 선수들이 10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하고 있다. 진천=뉴시스


일단 남북 기량 차를 고려할 때 북측 선수 2~3명이 단일팀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3일부터 3박4일 동안 진행된 남북통일농구를 통해 북한팀의 전력도 어느 정도 확인된 상태다. 대표팀 하숙례 코치도 “개인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몇 명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이 손발을 맞추기에 시간이 다소 촉박하다는 점이 문제다. 대표팀 주장 임영희(38·우리은행)는 “경기를 해보니 남과 북이 용어가 달라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등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농구는 선수 간 의사소통이 중요한 스포츠인 만큼 서로 손발을 맞출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 코치도 “모이는 시간이 조금이라도 단축되면 조직력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희망을 드러냈다.

선수단도 단일팀 종목 선수들의 조직력 향상을 위해 북한 선수들이 최대한 빠르게 합류할 수 있도록 요청한 상태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이번 주말쯤 카누 드래곤보트 종목 북측 선수들이 내려올 것”이라면서 “농구와 조정 등도 최대한 빠르게 합류할 수 있도록 북측에 요청을 해놨다”고 설명했다. 임영희는 “남과 북이 함께 어우러져서 경기를 할 기회가 왔다”면서 “국민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는 만큼 좋은 성적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단일팀 외에도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선수단의 각오는 결연하다. 한국선수단의 목표는 금 65, 은 71, 동 72 등 총 208개 메달로 6개 대회 연속 종합 2위를 수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40개 종목 중 브리지 종목을 제외한 39개 종목에 선수 779명을 포함해 1000여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 이 중 태권도, 양궁, 펜싱, 유도 등 전통의 강세 종목에서 금메달 39개 이상을 기대 중이다. 여기에 육상 여자 100 허들, 수영 여자 200 개인혼영 등 기초 종목과 신규 종목에서 금메달 7개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성조 선수단장은 “일본이 2020년 도쿄올림픽 준비를 위해 스포츠청을 신설하고 경기력 향상에 매진 중이라 이번 대회에서 2위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남은 기간 잘 준비해서 반드시 2위를 지켜내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국제 종합대회에서 한국 스포츠의 외교 무대 역할을 해온 코리아 하우스가 작은 남북통일의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된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코리아 하우스를 북측과 공동 운영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면서 “공동 운영을 할 경우 북측에서 ‘방문객에게 옥류관 냉면을 코리아 하우스에서 제공할 수 있다’는 제안을 해 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남과 북이 냉면을 나눠먹으며 응원전도 펼치는 이색적 광경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진천=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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