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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이루마 "아이돌과 협업은 지친 삶에 활력소···피서지 온 듯 시원한 무대 꾸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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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2일 롯데콘서트홀서 '시티 썸머 페스티벌'

대중가수와 작업으로 존재감 커져

마음 맞는 뮤지션들과 학교 세워

장르 넘나드는 후학 양성하고파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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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이 따로 피서(避暑)를 가지 않고도 마치 휴가를 온 것처럼 시원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무대를 꾸미려고 해요.”

지난 2001년 데뷔 이래 감성적인 선율로 많은 사랑을 받아 온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이루마(40·사진)는 내달 공연을 앞두고 최근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의 한 카페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대표곡이나 다름없는 ‘키스 더 레인(Kiss the rain)’과 ‘리버 플로우즈 인 유(River flows in You)’를 포함해 스무 곡 정도를 관객들에게 들려드릴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 ‘뉴에이지’ 음악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이루마는 내달 12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시티 썸머 페스티벌(City Summer Festival)-낭만식당’의 메인 연주자로 나선다. 이번 공연에서 이루마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상은, 첼리스트 김상지와 함께 무대에 올라 감미로운 멜로디를 선보인다.

클래식에 기반을 둔 피아노곡으로 음악계에 이름을 떨친 이루마는 수년 전부터 대중가요 작업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백지영·에일리·김연우 등 가창력 뛰어난 가수들에게 직접 작곡한 노래를 선물한 것은 물론 헨리, 슈퍼주니어 규현 등 아이돌 가수와의 협업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저에게 대중가요 작업은 ‘일탈’과 비슷해요. 사람들이 제가 만든 노래를 듣고 ‘이게 정말 이루마가 만든 곡이야?’ 라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는 표정을 지을 때 짜릿함을 느껴요. 지칠 때마다 활력소가 돼주는 대중음악은 앞으로도 꾸준히 할 생각이에요.”

이루마는 “아이돌이나 대중가수와의 작업을 통해 팬층이 다양해진 것 같아 뿌듯하다”고 미소 지으면서도 “나의 ‘본업(本業)’은 어디까지나 피아노 연주곡”이라고 잘라 말했다. “저는 제 음악의 장르를 ‘세미 클래식’이라고 규정해요. 이루마 음악의 근본이자 밑바탕이라고 할 수 있는 세미 클래식이 없었다면 사람들에게 저의 존재를 알리기 힘들었겠죠. 대중가요도 만들고 영화·드라마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작업에도 참여하지만 ‘이루마’라는 작곡가의 희소가치는 피아노 연주곡에 있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분야를 기웃거리고 찔러보는 이유도 결국은 ‘본업’을 더 잘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루마는 지난 2016~2017년 미국 뉴욕 카네기홀 대극장과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가득 메운 청중들 앞에서 연주했던 기억도 들려줬다. “아시아에서는 공연을 많이 했지만 ‘클래식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서양에서도 과연 내 음악이 성공적으로 통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어요. 특히나 뉴욕 카네기홀은 보수적이고 깐깐하기로 유명한 공연장이잖아요. 다행히 카네기홀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공연 모두 매진을 기록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렸죠.”

첫 번째 앨범을 세상에 내놓은 이후 벌써 17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이루마의 일정표는 꽉 차 있다. 이루마는 8월 국내 공연을 마친 뒤 오는 11~12월 미국 투어 공연에 나선다. 내년 봄에는 열한 번째 정규 앨범을 발매할 계획이다. 정확한 공연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내년이 가기 전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무대에도 한 차례 더 오를 예정이다. 신인 못지않은 왕성한 활동으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루마에게 ‘음악가로서 이루고 싶은 마지막 꿈’을 묻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후학을 양성하고 싶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날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먼 훗날 마음 맞는 뮤지션들과 함께 ‘음악 학교’를 만드는 게 꿈이에요. 클래식과 재즈, 대중가요 등 다양한 장르들을 넘나들면서 제가 배운 것들을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싶어요. 그 꿈을 이루기 전까지는 팬들과 열심히 교감하면서 각자 인생의 배경음악이 될 만한 멋진 멜로디를 꾸준히 만들어야겠지요.”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사진제공=크레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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