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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종합]"안희정은 왕이었다"…언론보도 개입 법정 증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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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공판 12시간 이어져…검찰 측 증인 출석

2명은 공개 증언, 나머지 2명은 비공개로

檢, 안 전 지사 조직 비민주적 분위기 규명 주력

아내 민씨 "김지은 행실·연애사 보내달라" 증언도

뉴시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수행 비서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07.09.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53) 전 충남지사의 김지은 전 정무비서 성폭행 사건 3차 재판이 9일 종료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조병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안 전 지사 성폭행·추행 혐의 3차 공판을 열고 12시간에 걸쳐 검찰측 참고인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안 전 지사 경선 캠프에서 선행업무 등을 담당한 구모(29)씨, 안 전 지사 영상촬영 담당을 맡았던 정모(29)씨, 이 밖에 비공개 증인 신모씨와 김모씨가 법정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30분께까지 진행된 구씨와 정씨의 신문과정은 언론과 일반에 완전히 공개됐고, 비공개 증인 2명은 방청석을 모두 비운 뒤 약 6시간 동안 열렸다. 비공개 증인신문 때는 증인과 안 전 지사가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없게 차폐막이 설치됐다.

앞서 재판부는 이번 재판을 ▲안 전 지사와 피해자 김지은(33)씨 사이에 '위력'(威力)이 실제로 존재했는 지 ▲위력이 있었다면 안 전 지사가 김씨를 성폭행·추행하기 위해 위력을 어떤 방식으로 행사했는 지에 맞춰 심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김씨에 대한 안씨의 위력 행사에 초점을 맞춰 증인들에게 안 전 지사 조직 내에 강압적이며 위계적인 분위기가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안 전 지사 측 변호인은 반대신문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이 사실이 아님을 규명하는 데 힘을 쏟았다.

증인 구씨와 정씨는 지난 19대 대선 당시 안 전 지사 경선캠프 분위기에 대해 "전혀 민주적이지 않고, 매우 수직적이었다"고 증언했다. 구씨는 안 전 지사를 '왕'으로, 정씨는 캠프를 '제왕적 형태'로 표현했다.

구씨는 이 과정에서 실제로 자신이 안 전 지사 정무팀 핵심 인사에게 뺨이나 머리를 맞은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또 술자리나 노래방 등에서 성추행이 비일비재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씨는 "안 전 지사가 없을 때와 있을 때 분위기가 달랐다"며 "안 전 지사가 나타나면 모두가 극도로 긴장했고, 심기불편한 행동을 최대한 하지 않기 위해 서로 눈치를 봤다"고 말했다.

뉴시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수행 비서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07.09. dahora83@newsis.com



이날 신문 과정에서는 안 전 지사가 미투(#Me Too) 폭로 직후 한 언론사의 후속 보도내용을 입수하고 해당 언론사 간부에게 연락해 관련 보도를 막으려고 했다는 법정 증언도 나왔다.

구씨는 "안 전 지사가 (김씨와 성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위력을 행사했다고 규명하는 내용의 보도를 했던 한 언론사 기자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라고 전제한 뒤, "안 전 지사가 해당 보도가 나갈 것을 미리 알고 언론사 유력 인사에게 전화해 기사를 막아주면 민주원씨 인터뷰를 잡아주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구씨는 그러면서 "실제로 언론사 간부가 기자에게 전화해 기사를 쓰지 말라고 지시했지만, 기자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혀 결국 기사가 나가게 됐다"고 덧붙였다. 민주원씨는 안 전 지사의 아내다. 구씨는 "이 이야기를 듣고 안 전 지사 측이 이 사건을 덮으려고 한다는 게 소문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고도 말했다.

또 민씨가 지난 3월5일 김씨 폭로 직후 김씨의 연애사와 평소 행실 등 사생활에 관한 정보를 줄 것을 요구했다고도 했다.

구씨는 "5~6일로 넘어가는 밤 안 전 지사의 큰 아들에게 '김지은 관련 정보를 취합해야 할 것 같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며 "이에 아들 안씨에게 전화하자 아내인 민씨가 받았다"고 떠올렸다. 이어 "민씨는 '안희정 정말 나쁜XX다. 패죽이고 싶지만, 애 아빠니까 그래도 살려야 된다. 김지은의 과거 행실과 평소 연애사를 정리해서 보내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앞서 1차 재판에는 방청을 위해, 2차 재판 때는 피해자로 증인신문을 위해 법정에 나왔던 김씨는 지난 2일 두 번째 공판이 16시간에 걸쳐 이뤄지면서 건강에 무리가 와 이날 재판에는 나오지 못했다. 앞서 김씨는 변호사를 통해 재판 전 과정을 방청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4차 재판에서는 안 전 지사 측 증인 네 명에 대한 신문이 진행되며, 11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앞서 안 전 지사는 김씨를 지속적으로 성폭행·추행한 혐의로 4월11일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해 7월~올해 2월 해외 출장을 수행한 김씨를 러시아·스위스·서울 등에서 네 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7~8월 다섯 차례에 걸쳐 기습적으로 강제추행하고, 지난해 11월에는 관용차 안에서 도지사로서의 지위를 내세워 강압적으로 김씨를 추행한 혐의 등이 있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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