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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소년중앙] 책 보고 노는 다락방, 발표 자신감 높이는 무대 "이 교실서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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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꿈을 담은 교실’ 사업 총괄을 맡은 김정임 건축가가 담당한 동답초등학교에 찾아간 소중 학생기자단. 장성연 김줄기·노윤서·김시은(왼쪽부터) 학생기자가 동답초 1학년 3반에 재학 중인 조민서·박지우·정민규(아랫줄 왼쪽부터) 학생을 만나 학교가 바뀌어서 좋은 점을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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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난 학교에 들어서면 또 네모난 교실 네모난 칠판과 네모난 책상들~♪이 보입니다. 학교 교실은 오랜 세월 동안 한결같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는데요. 오죽하면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의 교사가 21세기의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말이 있을 정도죠. 획일화된 공간에서 얼마나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을까요. 시대 변화에 따른 교육 공간의 변화가 필요한 법입니다. 학생들이 진정으로 꿈꾸는 교실은 어떤 모습일까요. 알록달록한 색깔로 기분을 상큼하게 만들어주고, 트랜스포머처럼 변신하며, 다락방이 있는 교실을 꿈꿀 수도 있겠죠. 이런 학생들의 바람을 담은 모습으로 확 변한 교실이 있습니다. 소중 학생기자들이 직접 찾아가 달라진 교육공간을 살펴보고 교실이 바뀌는 이야기도 들어봤습니다.

글=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동행취재=김시은(군포 당정초 5)·김줄기(서울 수명초 5)·노윤서(서울 염리초 6)·장성연(경기도 관문초 4) 학생기자, 사진=송휘성(오픈스튜디오)·서울특별시교육청·김범준, 자료=『학교, 고운 꿈을 담다』(서울특별시교육청), 도움말=김응원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공간정책팀 주무관




‘꿈을 담은 교실(이하 꿈담)’은 지난 2017년, 서울시교육청이 시내 공립 초등학교 20곳 1·2학년 교실을 대상으로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쾌적한 교실을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시작됐어요. 그동안 소수의 사립학교들이 새로운 형태의 학교 건축물을 선보이긴 했지만 공립학교가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주)서로아키텍츠 대표 김정임 건축가가 총괄을 맡고 국내 건축사무소 20곳이 각각 학교 하나씩을 맡아 리모델링했죠.

건축가들은 담당하는 학교의 학생과 선생님의 의견을 충분히 듣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설계 단계부터 교실의 사용자가 참여하는 디자인 형태로 진행한 거죠. 특히 ‘꿈을 담은 교실 만들기 어린이 디자인 워크숍’을 진행해 학생들이 학교에서의 일상과 바람을 이야기하고 그림으로 표현하면, 건축가들은 관찰·기록하며 교실 공간에 구현할 수 있는 방향을 제안했죠. 이렇게 설계를 하고 여름방학 중에 공사한 후 2학기에 학생들은 새롭게 변화된 공간에서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공간정책팀 김응원 주무관은 “올해는 45개 학교로 확대됐다”며 “초1·2 교실을 대상으로 한 24개 학교는 지난해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고, 중·고교 도서관 등 문화공간, 개방연합형 교육공간 등으로 확장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꿈을 담은 교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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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답초 학생들에게 인기 만점인 다락방은 학생기자들도 가장 큰 관심을 보였던 공간이다.




* 문성초(2학년 4개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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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안과 밖을 나누는 경계 벽을 허물고 박공지붕 구조로 이어 만든 집 속의 집이 인상적이다. 이 공간은 독서대, 다락방, 놀이 공간, 점심 배식대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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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신아키텍츠(신호섭)

콘셉트: 배움을 위한 넓은 공간

특징: 교실은 배움을 위한 ‘비워진’ 공간 마련을 위해 디자인을 적용했다. 교사의 책상을 칠판 앞이 아닌 복도 쪽 창 옆으로 옮겨 학생들은 복도 쪽 창을 향해 앉아 ‘교실 앞 칠판, 교실 뒤 게시판’이라는 위계를 없앴다.

* 방화초(1학년 4개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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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답초등학교 1학년 3반 교실 내부를 살펴보며 달라진 교육 공간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소중 학생기자들의 앞에 놓인 책상 위는 화이트보드로 되어 있어 낙서를 했다가 지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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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김효영건축(김효영)

콘셉트: 정원으로 열린 아이들 공간

특징: 후관동의 1층에 위치하여 중정에 면한 1학년 교실의 답답한 벽을 열어 교실과 정원을 연결했다. 복도측 벽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다양한 형태와 색의 문과 창으로 채웠다.

* 송정초(1학년 6개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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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뒤편엔 무대를 설치해서 수업과 놀이에 효과적으로 쓸 수 있게 만들었다. 밑부분 수납공간에 들어있는 놀이 교구를 김시은 학생기자가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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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오즈앤앤즈건축(최혜진)

콘셉트: 놀이와 학습이 함께 이루어지는 공간

특징: 수업 교재, 장난감을 수납할 수 있는 이동형 모듈을 배치했다. 쉬는 시간에는 앉아서 노는 바닥이 되고, 수업 시간엔 벤치, 좌식 책상, 무대 등 보조 장치로 활용될 수 있다.

* 용암초(1·2학년 4개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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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함 밑에는 가방을 놓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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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아뜰리에리옹 서울(이소진)

콘셉트: 편백나무향 가득한 포근한 공간

특징: 학교측에서 요구한 바닥 난방과 숲속 학교 이미지에 어울리는 디자인. 교실과 복도 사이에 접이식 패널벽을 이용하여 교실 현관, 독서 및 거실 공간으로 구현했다.

* 면동초(1학년 7개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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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뒤편 벽면에는 타공판을 설치해 선반을 걸어 물건을 수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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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이경선 (홍익대 교수)

콘셉트: 색의 감성을 찾아 떠나는 여행

특징: 3개층의 분리된 공간을 차별화된 테마(독서·놀이·무대)를 가진 공간으로 구성. 3층에는 미끄럼틀 하부 공간과 미로 공간에는 개인적 여유와 휴식을 보장하는 공간도 함께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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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담은 교실' 사업 총괄을 맡은 (주)서로아키텍츠 대표 김정임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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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 학생기자들이 (주)서로아키텍츠 대표 김정임 건축가(오른쪽에서 둘째)를 만나 새롭게 확 바뀐 동답초등학교를 둘러보고 '꿈을 담은 교실'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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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가 생각나는 작은 집 구조물

소중 학생기자단은 20개 학교 중 ‘꿈담’ 사업 총괄을 맡은 김정임 건축가가 리모델링한 동답초등학교를 찾아갔습니다. 변화된 교실을 둘러보고, 김정임 건축가를 만나 ‘꿈담’에 대해 궁금한 점도 물어보기로 했죠. 동답초 1학년 3반 교실을 찾았을 때 가장 눈에 띄었던 건 교실과 복도 두 공간이 하나의 집처럼 연결된 모습이었죠. 그 사이에 폴딩 창이 흡사 ‘작은 집’처럼 보였어요. 마침 점심시간이라 그곳이 배식대로 사용되는 것도 확인했죠. 김정임 건축가와 교실을 둘러보기 전에 동답초 재학생과 간단한 얘기를 나눠봤어요.

학생기자들보다 한참 어린 1학년 친구들이기에 최대한 친근한 목소리와 쉬운 단어들을 사용했죠. 김시은 학생기자가 “교실이 바뀐 뒤로 좋아진 점이 뭐야?” 질문하자 정민규 학생은 “다락방이 생겨서 좋아요”라고 말했죠. 박지우 학생도 “다락방을 꼭 만들라고 추천하고 싶어요”라며 만족감을 드러냈죠. 김줄기 학생기자가 아쉬운 점을 묻자 조민서 학생이 “다락방에 선풍기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너무 더워”라고 불만을 토로했고, 정민규 학생은 “다락방이 좁아서 다섯 명밖에 못 들어가요”라고 아쉬워했어요. 장성연 학생기자는 “다시 학교와 교실을 원하는 대로 바꿔준다면 어떻게 바꾸고 싶어”라고 물어봤죠. “비상구가 더 많이 있었으면 좋겠어요(박지우)”, “운동장에 능목 사다리 15개가 생겼으면 좋겠고, 컴퓨터실 컴퓨터가 최첨단이면 좋겠어요(조민서)” 등 다양한 답변이 나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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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을 마친 후엔 김정임 건축가와 함께 교실 내부를 더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학생기자단은 제일 먼저 계단을 이용해 2층 다락방 공간에 올라가보느라 정신없었죠. 앞서 얘기했듯 가장 큰 특징은 교실 안과 밖을 나누는 경계 벽을 허물고 박공지붕 구조물로 이어 입체적인 구조물을 만든 것입니다. 집 속의 집 같은 이 구조물은 독서대, 다락방, 놀이공간, 점심 배식대 등으로 사용이 가능하죠. 새로운 공간 사용 경험을 통해 보다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길러나갈 수 있기를 희망하는 마음을 담아 설계했다고 해요. 다락방은 교실 안에 ‘비밀의 방’이 생기면 좋겠다는 아이들의 의견을 담은 공간이기도 합니다. 다락방 1층은 평소 책을 읽을 수도 있고, 선생님을 위한 ‘기다려’ 공간도 될 수 있다고 해요. 1학년 같은 경우 선생님이 어떤 일을 시켰을 때 아이들 사이 속도 차가 많이 나는 편인데요. 먼저 한 애들에게 ‘저기 가서 책 보고 있어’, ‘장난감 갖고 놀고 있어’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거죠. 그래서 다른 건축가들도 각자 스타일로 이런 공간들을 많이 만들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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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사 트랜스포머 같은 집 속의 집 구조물의 쓰임 중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점심 배식대였습니다. 각 교실까지 운반한 음식은 ‘이동식 철판 배식대’에 올려 아이들에게 배식했었는데요. 문제는 ‘이동식 철판 배식대’가 상당히 크고 무겁다는 점이죠. “아이들이 가끔 끌고 놀면 위험하니까 어디에 고정시켜 넣어놓는 걸 생각하다가 굳이 카트를 끌고 교실 안에 들어와 배식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어요.” 폴딩 창을 열면 복도에 있는 도우미 할머니에게 음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공사 전에는 할머니들이 배식 후 그릇을 치워주기 위해 복도 옆 데크에 앉아 기다리셨는데 요즘에는 배식대에서 같이 점심을 드시더라고요. 그것도 좋아보였어요.” 급식을 하지 않을 때는 책을 읽거나 앉아서 얘기하는 공간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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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천장에는 이상한 호스 같은 게 보였습니다. “교장선생님이 적극적으로 해달라고 하셨는데 공기정화하는 전열교환기예요. 요즘 미세먼지 때문에 실내놀이가 많으니 환기가 필요하죠. 또 사물함 밑에는 가방을 놓을 수 있어요. 책상 옆에 걸어두면 학생들이 지나다니다가 걸려서 위험할 수도 있잖아요.” 성연 학생기자가 “저희 학교 사물함보다 커요”라고 얘기했습니다. 책상 위는 화이트보드로 되어 있어 낙서했다가 지울 수도 있습니다. 책상과 의자도 가벼워 학생들 혼자 들기도 쉽고 손쉽게 방향을 바꿀 수 있었죠. 신체 사이즈에 따라 높낮이도 조절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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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뒤편엔 수업과 놀이에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무대를 설치했어요. “발표할 때 무대에서 하면 아이들 집중도가 높아지고 발표하는 친구도 무대에 올라가는 행위를 자랑스러워한다고 해요.” 뒤편 타공판에는 선반을 설치해 학생들의 작품을 전시할 수도 있었죠. 김정임 건축가가 직접 본 소감을 묻자 “진짜 신기해요(시은)”, “여기서 살고 싶어요(줄기)”라며 즐거워한 학생기자들은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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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을 담은 교실이 공개되고 반응이 궁금해요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20개 학교의 교장선생님과 20명의 건축가, 지역청 공무원분들이 첫 회의를 했었어요. 교실당 5000만원이라는 예산을 도대체 어디에 쓰냐, 교실에 뭐 그렇게 돈을 쓸 일이 있냐 이런 식으로 부정적으로 보시는 교장선생님이 몇 분 계셨었어요. 프로젝트가 끝나고 20개 학교를 다 찾아갔었는데, 제일 기분 좋았던 게 교실이 이렇게 바뀔 수 있다는 것을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을 때였어요. 교실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모두 알았다는 게 중요한 변화라 생각했죠. 한 학교 교감선생님은 바뀐 거 보신 부모님들이 이래서 교육 예산이 많이 편성되야 된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씀하셨다고 하셨는데요. 정책적인 부분으로까지 관심이 확대되는 거죠. 아이들이 좋아하는 건 말할 것도 없고요.

- 1·2학년 교실만 대상인 이유가 있나요.

서울시교육청에 1·2학년 안성맞춤 교육과정이라는 게 있어요. 유치원에 다니거나 집에 있다가 학교에 입학하면 굉장히 다르잖아요. 적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학교 가는 것도 재미없을 수 있죠. 그래서 1·2학년 교실에 좀 더 안락하고 안정감 있는 가정과 비슷한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어요, 학교 가는 거 자체가 즐거워야 한다 그런 목표를 가지고 1·2학년들이 먼저 대상이 된 거죠.



- 선정기준이 궁금해요.

교육청에서 학교에 이런 사업을 할 거니까 지원하라고 공문을 보내요. 그럼 학교들이 사연을 적어 보내죠. 선정기준이 참 좋았다고 생각하는 게 1차적으로는 주거환경이 더 낙후된 지역 학교를 우선하여 선발했어요. 돈이 많은 집 학생들은 경험하는 공간이 좋고 많은 걸 경험하며 살아요. 형편이 어려운 집의 학생들은 조금 누추한 집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하죠. 이 친구들에게 학교에서는 좋은 거를 적용해줘서 1년 동안 경험하는 공간들이 균형감을 가질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조금 더 낙후된 지역 학교들을 먼저 선발했죠. 어느 교장선생님은 학교가 바뀌고 가정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도 주변 친구들에게 학교 자랑하며 굉장히 자부심이 생겼다고 하시더라고요. 또 적극적이고 좋은 의견을 낸 학교를 선정하기도 했어요.

- 20개 학교 모두 다른 건축가들이 작업했지만 공통으로 추구하는 목표나 신념 같은 게 있었나요.

획일적인 수업에 방향을 바꾸는 방법을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실제로 교실의 방향을 바꾼 건축가도 계세요. 문성초 같은 경우 교실 앞과 뒤에 칠판이 있는 게 아니라 양쪽 옆으로 칠판을 달았죠. 조금 더 수평적인 느낌으로요. 그 방향을 한번 바꾸는 게 사고의 전환에 도움이 되거든요. 별거 아닌 거 같지만 그런 것들을 많이 시도했던 것 같습니다.





- 많은 곳을 디자인하셨는데 학생들이 알 만한 곳을 소개하신다면요.

서울역 앞에 LED로 그림이 나오는 큰 건물 아나요. 맞아요, ‘미생’에 나왔던 건물이에요. 60년대부터 있던 건물인데 리모델링을 했어요. 외관을 변화시키는 건 법적으로 할 수가 없어서 LED를 6만 개 달았죠. 밤에라도 다른 표정을 가질 수 있는 건물로 바꾸고 싶었거든요. 내부 디자인도 다시 하고요. ‘효리네 민박 2’ 본 사람은 알 텐데 박보검이 묵었던 숙소와 이효리·윤아가 놀러 갔던 강아지 있는 카페가 한 건물이거든요. 그 건물도 설계해서 지었어요.

- 건축가는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하나요.

1번 관찰력. 세세한 것들도 한 번씩 눈여겨보고, 어떤 걸로 마감할지, 맨질맨질한 재료를 할지 꺼끌꺼끌한 재료를 할지 다 생각해야 하거든요. 평소에 다니면서 유심히 보고 이런 공간에서는 어떤 느낌이구나 경험하는 게 중요해요. 두 번째는 상상력. 새로운 것을 자꾸 상상해볼 수 있어야 해요. 세 번째, 체력이 중요해요. 일을 되게 많이 해야 되거든요(웃음).






나의 꿈을 담은 교실

이번 취재를 하며 학생기자들은 우리 학교도 디자인을 바꿀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자신의 학교가 꿈담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생각하고 본인이 원하는 교실을 써봤죠. 학생기자들의 꿈을 담은 교실은 과연 현실로 가능할까요. 김정임 건축가가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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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은

학생들이 꿈꾸는 직업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미래 학교처럼 변하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면 누워서 홀로그램이나 전자책으로 수업하고 학교 곳곳을 홀로그램으로 찍으면 공부에 관한 정보가 뜨는 등 재미있는 수업을 할 수 있게 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도서관도 전자도서관으로 바꿔서 책을 찾기도 쉽고 모든 책이 전자책으로 바꿔서 가볍게 다닐 수 있는 거죠. 영화를 볼 수 있는 곳, 개인 공간이 있어 수업시간이 아닐 때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 시은양은 미래 기술이 적용된 학교에 대해 구체적인 상상을 했네요. 지금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관련 기술이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시은양이 말한 것 같은 학교는 곧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요. 수업시간이 아닐 때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은 최근 서울시가 중학교에 시범적으로 설치하는 스트레스프리존(Stress-Free Zone)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아요. 스트레스프리존이 좋은 평가를 받아 초등학교에도 적용될 수 있길 기원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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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줄기

현재 우리는 교실·스피커·창문·칠판·책상·사물함 등 너무 ‘사각형’으로 둘러싸여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원형이나 무정형의 책상, 타원형의 칠판, 삼각형들이 이어 붙여진 창문 등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또, 교실의 한 면 정도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공간을 구성할 수 있게 만들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면 넓은 자석이나 화이트보드로 해 반 학생들이 그날의 기분을 적는다든지, 좋아하는 선수나 연예인 사진을 붙여놓고, 명언·명대사·유머 등 자신이 좋아하는 말을 적어놓는 것입니다.

comment 줄기군 얘기를 들으니 ‘네모의 꿈’이란 노래 가사가 생각나네요. 선생님도 우리 사회의 큰 문제가 획일성이라고 생각하는데 집·학교·회사 등이 다양하지 못한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유연하고 다양한 사고를 위하여 무엇보다 학교 안의 공간이나 시설들이 사용자를 배려하고 다양한 사용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야겠지요. 학생들이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생각은 참 좋은 아이디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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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윤서

학급도서는 집에서 1권 정도 가지고 오거나 추천도서 30권 정도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서는 교양과 지식의 기본이 되는 활동인데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다양한 도서를 배치하기를 원합니다. 편안한 환경과 안전을 위해 교실 바닥에 푹신한 매트가 깔렸으면 좋겠어요. 또 발표할 때 자신감이 부족한 친구들이 종종 있습니다. 좀 더 큰 목소리로 자세히 의견을 전달하고 싶은 친구들도 있죠. 이런 친구들을 위해 마이크가 교실에 설치되기를 원합니다.교실의 한쪽 벽을 거울로 바꿨으면 좋겠어요. 항상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표정과 태도를 점검하면서 잘못된 태도를 고쳐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 윤서양이 꿈꾸는 학교 공간은 자세하고 구체적이어서 좋습니다. 건축가 입장에서 사용자들이 구체적인 요구를 할 때 좋은 결과물을 만들기가 수월해지죠. 다음 꿈담 교실이나 학교 설계 시 적극적으로 반영하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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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연

체육관 안에 스케이트장이 있어서 스케이트를 자유롭게 탈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이 밖에도 바이올린 같은 악기 연습을 할 수 있는 학교, 매일 다른 전시물을 볼 수 있는 미술관이 있는 학교, 다양한 재료를 갖춰 마음껏 그림 그릴 수 있는 학교, 매일 다른 과학 실험을 할 수 있는 학교, 그네·널뛰기 같은 전통놀이를 할 수 있는 학교를 원합니다.

comment 성연양은 학교라는 대상물(하드웨어)이 아닌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콘텐트)에 대한 상상이 있어 흥미롭네요. 사실 학교가 변화한다는 것은 시설이나 공간이 개선되는 것에 우선하여 교육 내용이 바뀌어야겠지요. 선생님도 성연양 얘기처럼 다양하고 재미있는 활동이 많이 일어나는 학교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다양한 활동을 담는 멋진 학교를 만들어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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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꿈꾸는 학교는요
“운동장을 잔디로 바꾸면 좋겠다. 또 더 넓어졌으면 좋겠다.” 장현우(군포 당정초 5)

“얼음도 되는 무료음료 자판기 설치(층마다 한 대).” 박근혜(군포 당정초 5)

“벽지가 파릇한 연두색과 따뜻한 노란색인 교실, 북카페 같은 도서관, 음성 인식이 되는 칠판이 있는 학교.” 김은빈(서울 수명초 5)

“다락방이 있고, 고체로 된 향기 디퓨저가 있는 교실.” 김채원(서울 수명초 5학년)

“생태공원을 만들고, 교실 뒤에 로봇을 둬서 모르는 단어를 찾아볼 수 있는 학교.” 최현준(서울 수명초 5)

“사물함이 너무 좁아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한혜린(서울 염리초 6)

“교실은 자유로운 공간이자 넓었으면 좋겠다. 좁으면 갑갑하게 느껴져요.” 조윤재(서울 염리초 6)

“나무집이 있고, 권투를 할 수 있는 권투방과 훈련소가 있고, 옆돌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교실이 있고, 물놀이를 할 수 있는 학교.” 조승연(경기도 관문초 4)

“학교에 방방이가 설치되고, 점심은 뷔페로 먹을 수 있는 학교.” 한유림(경기도 관문초 4)





학생기자 취재 후기
"다른 학교에 가서 학생들을 취재하고 구경하는 것이 신기했어요. 기자는 이런 일을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죠. '꿈을 담은 교실' 총괄자신 김정임 건축가님을 뵙게 돼서 더욱 좋았습니다. 소년중앙 활동을 하다보면 이런 분들을 더 뵐 거라는 생각이 들어 매우 기분이 좋았어요. 또 오늘 취재하면서 본 동답초등학교의 다락방이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반면 다락방이 작은 건 아쉬웠어요." 김시은(군포 당정초 5) 학생기자

"실제로 본 동답초등학교의 겉모습은 평범한 학교와 비슷했어요. 하지만 김정임 건축가님과 교실을 둘러보니 특별한 공간들이 엄청 많았죠. 다락방에는 놀이블럭도 있고 불도 켤 수 있었어요.김정임 건축가님이 하신 말씀 중에 “우리가 눈으로 흘려보는 것들은 우리 생각에는 기억에 남지 않고 그냥 지나가는 것 같지만 다 기억에 남는다”는 얘기가 기억에 남아요. 모든 것을 더욱 세심하게 관찰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스스로 했죠. 김줄기(서울 수명초 5) 학생기자

"일반 초등학교와는 사뭇 다른 동답초등학교 교실을 보고 건축가님을 취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단순히 예쁜 구조뿐만 아니라 사용감과 편리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다락방이 아이들이 올라 갈 수 있는 계단 형태 및 2층 집으로 구상되어 있는 것이 독특했어요. 안으로 들어가면 아늑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죠. 단, 너무 좁아 아이들이 편하게 쉬기에는 힘들 것 같아 아쉬웠어요." 노윤서(서울 염리초 6) 학생기자

"초원에 들어온 듯한 학교 색깔과 실내화 주머니를 놔두고 다니는 점이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운동장의 놀이 시설부터 발표무대, 화이트 보드 책상까지 마음에 드는 점이 너무 많았던 동답초였어요. 우리 학교에도 그런 시설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던 취재였죠. 더 이상은 전학생을 받지 않는다는 교장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안타까웠어요." 장성연(경기도 관문초 4)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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