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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IF] 인간 손에 한층 더 가까이… 촉감·통증 느끼는 로봇 손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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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연구진이 개발한 신개념 로봇 손. 촉감뿐 아니라 통증도 전달해 실제 손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사이언스 로보틱스




실제 손처럼 촉감뿐 아니라 통증까지 느낄 수 있는 로봇 손이 개발됐다. 손가락에 있는 전자 피부가 감각 신호를 뇌에 전달해 진짜 손과 비슷하게 감각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루크 오스본 박사 연구팀은 "물건을 만지거나 부딪히면 촉감과 통증을 느낄 수 있는 인공 피부를 부착한 의수(義手)를 개발했다"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 20일자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진은 실제 팔처럼 느낄 수 있는 의수를 개발하기 위해 '환상지(幻想肢·phantom limb)' 현상을 활용했다. 환상지는 사고나 병으로 잃은 팔다리가 여전히 있다고 느끼는 현상인데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통증까지 느끼기도 한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모르지만 뇌가 손발이 잘린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고 여전히 잘린 신체 쪽에서 오는 가짜 신경 신호를 실제 신체에서 오는 감각으로 인지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한다. 연구진은 로봇 손에서 그와 같이 신경 신호를 뇌로 보내면 로봇 손을 실제 손으로 여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연구진은 우선 5년 전 사고로 왼팔을 잘라낸 미국 남성의 절단 부위에 대한 '환상 손 지도'를 만들었다. 절단 부위의 어느 곳이 뇌 신경의 어떤 영역과 연결돼 있는지를 알아낸 것이다. 예를 들어 팔죽지 앞쪽 말초신경 말단에 진동수 20헤르츠의 자극을 가하면 환자는 마치 엄지와 검지에 통증이 있다고 느끼는 식이다.

연구진은 고무와 천으로 이뤄진 전자 피부의 센서가 보낸 전기 신호를 절단 부위의 환상손 지도에 대응하는 위치에 전달했다. 의수의 엄지와 검지로 끝이 뾰족한 물체를 집으면 환자는 바로 통증을 느끼고 손가락을 뗐다. 반응에 걸리는 시간은 0.12초로 매우 짧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실험 도중에 환자들의 뇌파를 검사했더니 손과 관련된 두뇌 영역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전자 피부가 부착된 의수를 시험해 본 환자들이 '빈 껍데기 같던 내 삶이 다시 채워진 기분'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최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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