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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IF] 민간 우주로켓 시장에 뛰어든 중국 "미국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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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민간 우주 로켓 시장에 중국이 뛰어들었다. 첫 민간 우주 로켓의 시험 발사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 안으로 인공위성 발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중국 민간 우주 기업들은 최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소형 위성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중국 민간 우주 기업들이 자국 시장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해 결국 미국과 경쟁 구도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급성장 중인 소형 위성 시장 겨냥

중국의 민간 로켓 제조업체인 원스페이스(OneSpace)는 지난달 17일 중국 서부 모처에서 자체 개발한 로켓 OS-X를 발사했다. 중국 정부 기구가 아닌 민간 업체가 개발한 로켓으로는 최초의 시험 발사였다. 길이 9m의 로켓은 이날 예정된 고도 40㎞까지 올라가는 데 성공했다. 총비행 거리는 287㎞였다.

조선비즈

/그래픽=양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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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페이스는 2015년 정부 우주 개발 기구인 중국항천과기집단공사 출신의 슈창 대표가 설립했다. 중국 정부는 국가가 개발한 우주 산업의 성과와 기술을 민간 기업에 이전해 상용화를 추진하기 위해서 2014년 민간 자본이 우주 산업에 들어오는 것을 허가했다.

원스페이스는 OS-X의 개량형인 OS-M으로 올해 안에 실제 위성 발사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OS-M은 길이가 20m로 커졌으며, 205㎏의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힘을 가졌다. 회사는 보조 로켓을 4개 달아 위성 발사 무게를 750㎏까지 늘릴 계획이다.

원스페이스의 로켓은 중국 정부의 주력 우주 로켓인 창정(長征)이나 미국의 민간 우주 기업인 스페이스X의 팰컨 로켓이 톤 단위로 화물을 탑재하는 것에 비하면 규모가 아주 작다. 하지만 작아도 시장 전망은 밝다. IT(정보기술)의 발전으로 위성 부품의 소형화가 가속화되면서 수백㎏의 소형 위성이 과거 대형 위성에 맞먹는 수준으로 성능이 발전했다. 덕분에 현재 148억8000만달러(약 16조5986억원) 규모의 소형 위성 시장이 2022년에는 532억2000만달러(약 59조3669억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스페이스는 민간 업체로는 처음으로 고체 연료를 쓰는 로켓을 개발했다. 고체 연료는 미리 장착할 수 있어 언제라도 로켓 발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고체 연료를 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연료 밀도가 높아 액체 연료를 쓰는 로켓보다 소형화가 가능하다. 다만 액체 연료 로켓처럼 연료 공급량을 달리해 힘을 미세하게 조절할 수는 없다. 원스페이스는 공략 대상이 지구 저궤도를 도는 소형 위성이라면 힘 조절 능력은 큰 문제가 안 된다고 밝혔다.

◇로켓 형태 다양해 시장성 높아

원스페이스를 이어 엑스페이스(ExPace)도 올해 첫 상용 위성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엑스페이스는 2016년 국영기업인 중국항천과공집단공사 자회사로 설립됐다. 역시 고체 연료를 쓰는 콰이저우(快船) 1-A 로켓으로 300㎏의 소형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지난해 1월 시험 발사에 성공했지만 국영기업 자회사여서 중국 최초의 민간 로켓 발사 기록은 원스페이스에 돌아갔다.

링크스페이스(LinkSpace)는 중국 민간 우주 로켓 기업 중 가장 먼저 2014년 설립됐다. 첫 상용 발사 시기는 2020년으로 잡고 있다. 주력은 액체 연료를 쓰는 길이 20m 뉴라인(Newline)-1 로켓이다. 특히 스페이스X의 팰컨 로켓처럼 맨 아래 1단 로켓을 재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발사 후 1단이 2단과 분리되면 수직으로 지상에 착륙해 나중에 다시 쓸 수 있다. 링크스페이스는 뉴라인-1 로켓 발사 비용이 대당 450만달러(약 50억원)로 지금도 가격 경쟁력이 있지만 재활용 로켓을 이용하면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랜드스페이스(LandSpace)는 2015년 칭화대에서 설립됐다. 400㎏ 소형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는 LS-1 고체 연료 로켓을 개발했다. 다른 로켓과 달리 트럭에서 발사할 수 있다. 발사 장소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랜드스페이스는 중국 민간 로켓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해외 위성 발사도 수주했다. 올해 말 덴마크 곰스페이스의 초소형 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다.

중국 민간 우주 로켓들은 연료나 발사 형태, 재활용 여부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어 시장에서 발사 용도에 맞추기가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수 시장이 탄탄하다는 점도 경쟁력이다. 슈창 원스페이스 대표는 "소형 위성은 3~5년마다 교체해야 하므로 수요가 막대하다"며 "중국 내 소형 위성 시장 수요도 3년 내 1000기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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