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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IF] [사이언스 샷] 진시황 할머니 무덤서 발견된 긴팔원숭이 유골, 지금은 멸종된 種으로 확인… 애완용으로 마구잡다 사라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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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영국 런던 동물학회




2300년 된 중국 고분(古墳)에서 발굴된 긴팔원숭이 유골〈사진〉이 멸종한 종(種)으로 확인됐다. 이 유골은 진시황제의 할머니인 하태후(夏太后)의 무덤에서 나왔다. 과학자들은 당시 사람들이 긴팔원숭이를 애완용으로 키우기 위해 남획(濫獲)하면서 멸종으로 내몰았다고 보고 있다.

영국 동물학연구소의 새뮤얼 터비 박사 연구진은 지난 22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시안(西安)에 있는 하태후의 무덤에서 나온 긴팔원숭이의 두개골과 턱뼈 유골은 현존하는 어떤 종과도 일치하지 않아 이후 멸종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1만년 전 마지막 빙하기 이후 최초의 유인원 멸종으로 기록됐다.

고분의 긴팔원숭이는 현재 원숭이보다 얼굴이 작고 평평했으며, 얼굴 크기에 맞지 않는 긴 송곳니를 갖고 있었다. 연구진은 이 긴팔원숭이에게 '황실의 군자(君子)'라는 뜻으로 '준지 임피리얼리스(Junji imperialis)'라는 학명을 붙였다. 중국에서는 긴팔원숭이가 학자, 관료의 상징이었다.

영국 옥스퍼드 브루키스대의 수전 케인 교수는 "애완용으로 키울 어린 새끼를 잡아오는 과정에서 어미를 죽였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로 인해 긴팔원숭이 사회 구조가 영향을 받아 결국 멸종의 길을 걸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늘날 긴팔원숭이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중국 하이난섬에 사는 흰눈썹긴팔원숭이는 서식지 파괴와 남획으로 채 30마리가 남지 않아 지구에서 가장 극심한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로 꼽힌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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