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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앵커브리핑] "오늘은 땡이 아니라 딩동댕을 쳐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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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3김 퀴즈'

최양락-배칠수 콤비가 진행한 라디오 시사 콩트였습니다.

땡~ 소리가 나면 역정마저 내며 아쉬워하던 3김과 당황하는 사회자의 말투는 모두를 유쾌하게 만들었습니다.

자신들을 희화화한 코너였지만 당사자들도 싫지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문제를 맨날 틀리시던데요?"

"시청자가 좋아하는 대로 하라고 하세요"

- MBC 라디오 < 손석희의 시선집중 > 2007년 2월 5일

이게 벌써 2007년 2월의 일이었으니 당시만 해도 뭐랄까…

기분 좋은 낭만이 존재하던 시대였다고나 할까…

DJ. YS. 그리고 JP.

이름의 약자만으로도 통칭되는 3김의 시대는 그렇게 오랜 시간 그 권위를 강고하게 하기도 하고, 조금씩 허물어 가기도 하면서 한국의 정치사 속에서 생명력을 유지했습니다.

두 사람은 차례로 대통령이 되었고, 한 사람은 5.16쿠데타로 시작해 유신의 시대를 거쳐 일선에서 물러날 때까지 2인자의 역할을 담당했지요.

마지막 한 사람이 떠나감으로써…이미 오래전 정치적으로 막을 내렸던 3김의 시대는 존재의 관점에서도 비로소 역사에 종언을 고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세상은 변해서 지역주의와 보스 파벌정치는 물론 반공과 분단의 이데올로기마저 조금씩 삭아가고 있는 시기.

세상은 우리가 지나온 3김의 시대를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소수의 정치지도자에게 의존했던 3김의 시대에서 벗어나 시민이 권력을 만들고 감시하는 시민의 시대를 꿈꾸고자 하는 것은 아닐까.

다시 추억의 3김 퀴즈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목청을 높여 '어이, 사회자 정답'을 외치던 정치 9단들.

그러나 모두를 유쾌하게 때론 통쾌하게 만들어주었던 그 퀴즈를 시원하게 맞춰낸 3김은 없었습니다.

다만 딱 하루.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다음 날에 사회자 최양락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은 땡이 아니라 딩동댕을 쳐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그 딩동댕은 그 보다 몇 해 전에 있었던 저와의 인터뷰에서 DJ가 했던 바로 그 대답에 대한 정답처리가 아니었을까…

""문제를 맨날 틀리시던데요?"

"시청자가 좋아하는 대로 하라고 하세요"


- MBC 라디오 < 손석희의 시선집중 > 2007년 2월 5일 "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손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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