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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경기 침체에 정부대책 안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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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충청일보 사설] 실물경기 침체가 심각하다. 서울이고 지방이고 가는 곳마다 장사가 안 된다, 힘들다는 소리를 빼놓지 않고 듣는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단골처럼 다니던 작은 음식점에 들어가봐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주인에게 경기가 안 좋은가보다라고 물어보면 뻔한 것 왜 묻는냐는 핀잔을 듣는 경험을 했을 터이다.

거시경제 차원에서의 경기 위축은 이미 통계적으로도 확인되고 있다. 수출 1등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반도체 수출 증가세도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관세청이 이달 1~20일의 수출 실적을 분석해 21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까지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8% 증가에 그쳐 4월(49.5%)과 5월(42.8%)에 이어 상승폭이 3개월 연속 하강 곡선을 그렸다. 산업은행은 세계 반도체 시장과 국내 경제의 상관관계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 수출 감소가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 경제 전체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런 판국에 벌어지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도 한국 수출전선에 험난한 행로를 예고하고 있다. G2로 불리는 미중 양대 강국이 서로 강력한 보복관세를 부과하며 확대돼 가는 추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부과를 발표하자 중국은 기다렸다는 듯이 즉각 미국산 자동차 등 659개 품목에 25% 관세 부과 방침으로 대항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다시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10% 관세를 매기겠다고 한 술 더 떴다. 미중 무역전쟁은 결코 강건너 불구경하듯 방관할 일이 아니다. 한국은 중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 비중이 80%에 이를 정도로 크다.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어들면 한국 수출도 감소하게 된다.

시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자영업 형편도 매우 어려워지고 있음이 객관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국회 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유섭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의뢰해 받은 전국 소상공인 매출 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자영업자 한 곳의 매출이 전년도보다 12.3%나 하락했다. 주요 카드 3사 매출액과 현금 결제 비율을 합산해 추출한 통계로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음식료품업, 가방신발액세서리, 화장품 등이 포함된 소매업 매출은 41.4%나 감소했다.

문제는 이렇게 수출경기가 위축되고 실물경기가 크게 퇴보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렇다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남북ㆍ미북대화와 대중ㆍ대러 외교에 주력하느라 경제를 돌 볼 겨를이 없어 보인다. 정부는 기껏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최저임금 인상정책 고수 등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을 지키겠다는 의지에 집착, 유효적절한 불황 대책은 만들어내지 못하고있는 실정이다. 경제부처는 분배론과 재벌개혁에 몰두하는 청와대 경제 참모들과 부조화로 이렇다할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인상이다. 게대가 부동산 경기나 사회간접자본 자본 건설부진 등이 겹치고, 탈 원전 공약과 정책화로 인해 관련분야의 괴멸적 타격도 우려되고 있어 우리 경제 침체에서 건져낼 구원투수도 찾아보기 어렵다. 정부가 더 늦기 전에 총체적인 경기부양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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