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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속전속결 포스코 차기 회장 '초스피드' 발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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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CEO 후보추천위원회 가동 후 이틀 만에 최정우 후보자 선정-정치권 외압설 등 의식한 듯]

머니투데이

/사진제공=포스코


포스코가 23일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사진)을 차기 회장 후보로 내정했다. 지난 22일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를 구성한 지 이틀 만에 5명의 복수 후보 선정과 검증, 최종 후보 결정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은 정치권의 입김 등 불필요한 구설에 오르지 않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초스피드 결정' 배경은= 포스코는 지난 4월 18일 권오준 회장이 사임 의사를 표명한 이후 차기 회장 후보 선정을 위한 승계카운슬을 가동하고 2개월 여에 걸쳐 후보군 발굴을 진행해 왔다. 승계카운슬은 총 8차례 회의를 통해 후보자의 자질과 역량을 검토해 최종 선정된 후보군 5명을 지난 22일 이사회에 제안한 바 있다.

이사회는 후추위 가동을 결의했고, 후추위는 곧바로 22일 오후 1시부터 저녁 8시 10분까지 후보자 심층면접과 이후 자정을 넘어서까지 토론을 진행했다. 그 결과 장인화 포스코 사장(철강2부문장)과 최 사장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이어 23일 오전 이들을 대상으로 4시간에 걸쳐 2·3차 면접을 연달아 진행했고, 최 사장을 회장 후보로 최종 낙점했다.

회장 선출과정에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권 실세 개입설'이 제기됐지만, 실제로 정치권에서 이름이 오르내렸던 유력 후보들은 5명의 후보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 포스코 관계자는 "후추위 위원들이 거의 합숙을 하는 것과 같이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했다"며 "진행 과정에서 결정되는 대로 곧바로 후속 절차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차기 회장 과제는= 포스코 차기 회장의 과제는 분명하다. 포스코 사외이사 7인으로 구성된 CEO후보추천위원회는 "비철강 그룹사업에서도 획기적인 도약이 시급한 상황에 있다"며"창립50주년을 맞이한 포스코그룹의 100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혁신적인 리더십을 보유한 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최 후보의 선정배경을 밝혔다.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포스코의 터전을 닦았고 뒤이은 회장들은 철강 사업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았다. 철강 본업을 중시하는 것이 포스코의 숙명이지만 새로운 사업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게 후추위의 판단이다.

권 회장도 지난 3월 창립 5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68년 3대 핵심사업(철강·인프라·신성장사업)의 수익 비중을 4대4대2로 만들고 매출 500조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지난해 매출액은 60조원이다.

포스코의 인프라 사업은 포스코대우를 통한 트레이딩 사업과 건설·에너지·정보통신기술(ICT)사업 등이 해당된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포스코는 전 분야에서 AI(인공지능)를 활용하기 위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리튬, 마그네슘 등의 소재 산업은 포스코가 공들이고 있는 신성장 사업이다. 100% 수입하고 있는 이차전지등에 들어가는 소재를 포스코가 국내 산업 생태계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생산체계를 구축하면서 수익을 늘리는 것이다. 포스텍의 연구 역량을 활용해 향후 바이오 분야에서도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할 가능성도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만들기가 재벌식 사업 다각화와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으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것도 차기 회장의 과제다. 과거 전임 회장 시절 철강과 무관한 사업으로 확대는 포스코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실제 포스코는 2014년 3월 권 회장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150여 건의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한때 71개였던 국내 계열사는 38개로 절반 가까이 줄었고, 해외 계열사도 181개에서124개로 감소했다.

재계 관계자는 "철강 공급과잉, 무역규제 심화 등 철강업계 전체가 어려운 환경에 직면해 있다"면서"흐트러진 포스코의 분위기를 바로잡은 다음 차세대 먹거리를 찾는 순서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 후보는 다음 달 27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9대 포스코 회장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기성훈 기자 ki03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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