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등과 달리 주택가 밀집 주민들 "소음 심해 밤새 잠 설쳐"
신촌에 위치한 연세대와 이화여대 인터넷 게시판에는 행사 직후 "너무 시끄럽다"는 민원 글이 수십 건 올라왔다. 한 학생은 "내가 건물 안에 있는지 밖에 있는지 헷갈릴 지경"이라며 "16강에 오르면 또 거리 응원이 있을까 두렵다"고 했다. 파출소에도 소음 민원이 이어졌다.
지난 23일 오후 11시 30분쯤 신촌에서 러시아월드컵 한국·멕시코전 응원 축하 공연이 열리고 있다. /원우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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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신촌 응원 행사는 서대문구청이 주최했다. 오후 2시부터 이 일대 차량 통행을 금지하고, 200㎡ 규모의 대형 무대를 설치했다. 대형 스피커는 16대 설치했다. 오후 10시가 되자 사전 행사로 초청 연예인 공연이 시작됐다. 대형 스피커에서는 응원가가 흘러나오고 3000명이 넘는 응원단이 소리를 질렀다. 이날 본지가 측정한 무대의 소음은 약 87㏈(데시벨)로 소음이 심한 공장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집회와 달리 거리 응원은 소음 제한이 없다.
다른 응원 장소와 달리 신촌 응원 무대는 학교·주택가가 가깝다. 무대 주변 반경 300m에는 오피스텔·원룸 1500여 가구와 음식점 수백 개가 있다. 무대에서 100m가량 떨어진 오피스텔 13층에 거주하는 한모(23)씨는 "문을 닫아놨는데도 소음이 심해서 밤새 잠을 설쳤다"고 했다. 일부 상인은 "매출이 감소했다"고 했다. 신촌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종훈(41)씨는 "시끄럽다고 손님들이 발길을 돌리는 바람에 매출이 30%는 감소했다"며 "영업을 위해 설치해 놓은 야외 의자에 멋대로 올라가는 사람들도 있어 제지하느라 진땀을 뺐다"고 말했다.
주민과 상인들은 "주최 측인 서대문구청이 축제 전에 양해를 구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이에 서대문구 관계자는 "월드컵마다 매번 진행되던 축제"라며 "민원이 접수돼 공연 음향을 낮추기도 했다"고 했다.
[원우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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