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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김종필 ‘3金시대’ 종언을 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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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92세 타계… 가족장으로 / YS·DJ와 함께 한국정치 이끌어 / 靑 “고인 손때 지워지지 않을 것” / 국민훈장 무궁화장 추서될 듯

세계일보

굴곡진 한국 현대정치사를 풍미한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의 마지막 주역이 운정(雲庭·구름 속 정원)에 잠들었다. 김종필(JP) 전 국무총리는 23일 오전 8시15분쯤 숙환으로 서울 신당동 자택에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별세했다. 향년 92세.

충남 부여 출신인 김 전 총리는 육군 예비역 중령으로 5·16 쿠데타에 가담하면서 정치권에 발을 디뎠다. 1961년 35세에 초대 중앙정보부장에 취임한 고인은 1960년대 초 한·일 국교 정상화 협상을 주도했는가 하면 40대였던 1972년에는 국무총리로서 유신헌법을 공포하기도 했다.

김 전 총리는 1963년 6대 총선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9선을 지낸 고인은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과 함께 1960∼1990년대 ‘3김 시대’를 이끌었다. ‘충청 대망론’을 앞세워 1987년 대권에 처음 도전했던 김 전 총리는 이후에도 청와대 입성을 노렸으나 ‘3당 합당’(1990년), ‘DJP연합’(1997년) 등으로 늘 ‘킹메이커’에 머물렀다.

김 전 총리의 별세로 ‘3김 시대’는 종언을 고하게 됐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 “한국 현대정치사에 남긴 고인의 손때와 족적은 쉬이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애도의 뜻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김 전 총리를 조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김 전 총리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할 방침이다. 무궁화장은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등급의 훈장이다.

정치권도 24일 일제히 한국 정치사 마지막 거목의 넋을 기렸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 현대사 그 자체”라고 논평했고 자유한국당은 “현대정치사의 거목”이라고 평가했다. 소수 야당도 각각 ‘민주주의의 한 축’(바른미래당), ‘국가를 위해 헌신적인 노력’(민주평화당), ‘영욕으로 점철된 삶’(정의당)이라는 추모 논평을 냈다.

김 전 총리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갈린다. ‘5·16 쿠데타 기획자’에서부터 ‘처세의 달인’이라는 비판이 있는가 하면 ‘풍운·경륜의 정치인’, ‘여의도 로맨티스트’라는 평가도 나온다.

유족으로는 아들 진씨와 딸 예리씨가 있다. 김 전 총리 장례식은 고인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오는 27일 오전 서울아산병원에서 발인제·영결식을, 서울 중구 자택에서 노제를, 서초동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을 한 뒤 오후엔 부여 가족묘원에서 하관식이 진행된다. 김 전 총리의 장례위원장은 이한동 전 국무총리와 강창희 전 국회의장이, 부위원장은 정우택·정진석 의원과 심대평 전 충남지사 등이 맡았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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