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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드디어 사우디 여성 운전…"자유로운 새가 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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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유일했던 여성 운전 금지…24일 해제 "후견인법 여전히 존재…여권위한 싸움은 안 끝나"

뉴스1

2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운전 금지 해제를 기념해 운전대를 잡은 여성.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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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전 세계에서 유일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의 운전 금지' 조치가 24일(현지시간) 해제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자정을 기해 수도 리야드를 비롯한 사우디아라비아 전역에서는 운전대를 잡은 많은 여성이 도로로 쏟아져 나왔다.

이날 밤 운전대를 잡은 토크쇼 진행자이자 작가인 사마르 알모그렌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마리 새가 된 것처럼 자유로운 느낌"이라며 자유롭게 운전을 할 수 있게 된 소감을 전했다.

사마르는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주 갑자기 그리고 생각보다 빠르게 왔다"며 "이 도로를 내 살아생전 달릴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여성의 운전을 금지하는 명문법은 없었지만, 여성에게 운전 면허증을 발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여성 운전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여성이 차로 외출하려면 가족 중 남성 보호자(마흐람)나 고용된 기사가 운전을 대신 해야 했다. 이에 여성의 직장이나 학업 등 사회 활동이 제약됐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여성 운전이 허용 됐지만 아직도 일각에서는 여성의 운전을 금지하는 운동도 벌어지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당신은 운전하지 않을 것입니다' '여성은 운전하지 않아' 등 제목의 노래가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퍼지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 시민은 이번 결정에 환호를 보냈다.

신호 대기 중인 사마르에게 20대 남성 무리는 축하한단 의미로 환호성을 지르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사고 대비를 위해 도로로 나온 경찰관도 미소를 지으며 응원했다고 AFP통신은 묘사했다.

수십년 전부터 여성 운전 금지 폐지 운동은 이어졌지만, 이번처럼 전격적으로 운전 허용이 가능했던 것은 30대의 젊은 지도자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한 중장기 사회·경제 개혁 '비전 2030'으로 인한 정치적 변화라는 평이다.

하지만 운동가들은 여성들의 권리를 위한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후견인 법이 여전히 사우디 여성들의 거의 모든 삶을 지배하고 있어 여성들은 아버지가 사망했거나 없을 경우, 그녀의 남편이나 남자 친척 혹은 남자 형제, 심지어는 아들이 보호자 역할을 한다.

또 여성들은 여전히 병원과 은행 등을 제외하고는 여성들은 남성과 자유롭게 섞일 수 없으며 아바야(목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검은색 옷)을 입지 않고서는 밖에 나갈 수도 없다.

일각에서는 운전 허용으로 여성 혼자서도 외출을 할 수 있게 돼 남성 보호자 제도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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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금지 조치 해제를 환영하며 자동차에 풍선을 매단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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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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