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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깜깜이·외풍' 논란에 포스코 차기CEO 선임 '속전속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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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 주말 이사회서 단독 후보로 확정 선임과정 내내 갈등·논란은 부담 "100년기업 도약 최선"

뉴스1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News1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포스코의 선택은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61)이었다. '깜깜이 인선', '정치적 외압' 등 숱한 논란 끝에 포스코는 최 사장을 차기 회장으로 내정했다. 지난 4월19일 권오준 회장이 사의를 밝힌 뒤 두 달 남짓 만이다.

회장 내정은 주말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모두의 예상을 비껴갔다. 최 회장은 포스코 창립 50년사(史)에서 첫 비엔지니어 출신 최고경영자(CEO)다. 20년 만에 나온 비(非)서울대 출신 CEO이기도 하다. 포스코 CEO후보추천위원회가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이 제기한 '포피아(포스코+마피아)' 비판을 다분히 의식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번 포스코 회장 선임 과정은 정치적 외풍으로 시끄러웠던 역대 회장 인선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차기 회장 유력 후보를 둘러싸고 무수한 풍문이 쏟아졌고 후보간 갈등도 이어졌다. 정치권과 시민사회계에선 이전 정권과 결탁한 포스코 내부 인사가 잔존하고 있다며 이들을 '적폐'로 규정했다. 차기 회장 선출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포스코 바로 세우기 시민연대'는 "전임 회장 4명은 나서지 말고 차기 회장 인선에도 관여하지 말라"고 했다. 장인화·오인환 포스코 사장,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사장, 황은연 전 포스코 인재창조개발원장, 김진일·김준식 전 포스코 사장,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 등 전·현직 내부 인사들은 회장직에 도전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권 개입설도 제기됐다. 현 정부 실세가 포스코 회장에 입맛에 맞는 인사를 꽂아 넣으려 한다는 의혹이었다. 바른미래당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이름을 언급했다. 장 실장과 초·중학교 동창이자 이낙연 국무총리와 광주제일고 동문인 김준식 포스코 전 사장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돌았다. "장 실장이 전임 포스코 회장들을 만나 지원을 요청했다"는 주장이 담긴 논평까지 나왔다. 청와대와 포스코 측은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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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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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된 승계카운슬이 후보자 명단을 일절 공개하지 않은 것도 뒷말을 낳았다. 후보를 내정해 놓고 구색맞추기 식의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지난 20일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투명성과 공정성을 상실한 선임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 22일 카운슬이 5명으로 압축된 최종후보 명단을 공개한 뒤에도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았다. 5명 모두 내부 출신의 포스코 전·현직 임원이라는 점에서 '포피아' 논란이 벌어졌다. 외부 출신으로 최종 5인에서 배제된 구자영 전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측은 "자진 철회가 아니라 승계카운슬로부터 후보사퇴를 강요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포스코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된 CEO후추위는 이런 논란을 의식해 예상보다 빠른 지난 23일 최 내정자를 차기 회장 후보로 확정해 발표했다. 불필요한 억측과 논란을 줄이려는 고육책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회장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과 갈등은 최 내정자가 포스코의 키를 쥔 후에도 일정 부분 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최 내정자가 권 전 회장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인사로 분류된다는 점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최 내정자는 권 전 회장 재임 당시 포스코의 컨트롤타워격인 가치경영센터장으로 사업재편과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다.

최 내정자는 24일 "포스코 회장 후보로 선정돼 영광스러우면서도 어깨가 무겁다"며 "선배들의 위대한 업적에 누가 되지 않게 임직원들과 힘을 합쳐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를 선도해 나가는 기업으로 만들어가고 싶다"고 첫 소감을 밝혔다.

그는 특히 "포스코가 명실상부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마음가짐과 신념이 필요하다"며 "임직원, 고객사, 공급사, 주주, 국민 등 내외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상생하고 건강한 기업생태계를 조성해 공동 번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내정자는 조만간 구체적인 경영 계획도 발표할 계획이다. 최 내정자는 다음달 27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식 취임한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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