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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월드컵 시선] "최선 다했다" 투혼과 냉혹한 현실이 뒤섞인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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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최선을 다했다." 한국 선수들이 보여준 투혼을 보여주는 말인 동시에, 세계 최정상급과 확연히 벌어진 격차를 확인하는 말이기도 했다.

한국 축구 대표 팀은 23일 밤 12시(한국 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리고 있는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F조 2차전에서 멕시코에 1-2로 패했다. 한국은 2연패를 거두고 조 최하위로 밀렸다. 다음 상대는 FIFA랭킹 1위 독일이다.

최선을 다했다. 경기를 마친 뒤 선수들은 피치에 넘어졌고 눈물을 쏟았다. 만회 골을 넣은 손흥민도 경기 뒤 인터뷰를 하다가 끝내 눈물을 흘렸다. 모든 힘을 쏟고도 경기를 승리하지 못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그는 "국민분들께 조금이나마 더 좋은 경기, 한국 축구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한 뒤 "너무나 죄송스럽다.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것만 알아 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경기 뒤 현지에서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한 선수들의 목소리도 같다.

"국가 대표고, 응원해 주시기 때문에 포기하고 쉽게 상대에게 경기 내준다면 국가 대표 자격이 없다고 서로 이야기 했다. 끝가지 최선을 다하자고 했는데,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 주세종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다. 모든 선수들이 승리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점에서 감정적으로 격앙이 된 것 같다. 경기하면서 나아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 기성용

한국은 이제 마지막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모든 힘을 다 쏟고도 승리하지 못한다면 일단 후회는 남지 않을 터. 멕시코전에 나선 태극전사들에게 '졌지만 잘 싸웠다'는 말도 아깝지 않았다. 독일전에서 유종이 미를 거두기 위해 한국은 또한 힘껏 부딪힐 것이다.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에게 격려와 응원은 결코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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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선수들에 대한 응원의 마음과 별개로 한국 축구의 현실을 돌아봐야 한다. 통렬한 반성 없이는 아픈 월드컵 도전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4년 전 브라질에서 눈물을 흘린 뒤 격차를 좁히려고 노력했으나 미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박지성 SBS 해설위원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비해 크게 발전한 부분이 없다. 모든 축구인들이 반성해야 한다"면서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놨다.

냉정하게 한국의 경기력은 세계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투지로는 극복할 수 없는 차이가 있었다. 선수들은 모두 후회없이 싸웠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절대적인 기량 차이가 컸다. 1대1 싸움에서 밀렸고 전술적으로도 실험을 반복하는 통에 짜임새가 떨어졌다. 승부처에서도 약했다. 공격 마무리는 투박했고 수비적으로는 실수에서 시작해 성급한 플레이를 저질러 2실점이나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7위 한국의 현실은 참 아팠다.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도 스웨덴전을 마치고 "선수를 비난해서 경기력이 좋아진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선수들의 한계가 있다. 높은 성적을 바라지만 유럽이나 월드컵에 가보면 환경, 현실, K리그 등 여러 여건이 냉정히 보면 16강을 가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면서 현실론을 제기했다. 한국 축구가 갈 길이 아직 멀다는 뜻이다.

한국 축구가 나아가려면 부족한 점을 메우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 한국 축구가 노력을 했다고 하지만, 앞서 가는 축구 강국들은 한국보다 더 큰 노력을 기울인다. 차이를 좁히려면 한국이 따라잡는 속도가 빨라야 할텐데, 앞서 달리는 이들이 더 노력하니 격차는 줄어들지 않았다. 냉정하게 한국이 16강 진출을 노린 것 자체가 지나친 욕심이었을지 모른다.

과정의 성공엔 격려를, 결과의 실패엔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내지만, 최선을 다해도 이기지 못하는 현실은 냉정히 되짚어봐야 한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경기를 마친 뒤 "우리보다 강한 상대를 이기라고 한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강한 상대였기 때문에 인정하고 계속해서 한국 축구가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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