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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빠르게 늙어가는 한국…"소득 적은 고령층, 소비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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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령사회→초고령사회' 진입 8년 소요 전망 고령층, 금융자산 비중 37%로 낮아…소득도 뒤쳐져 일본은 고령층 금융자산 많고, 소득 안정적 '소비 주체' 한은 "고령층 소비여력 위축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

뉴시스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고령층의 소비 여력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고령 세대들은 은퇴 이후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소득 수준이 낮은데다, 쌓아놓은 금융자산도 적어 소비에 쓸 돈 자체가 부족하기 떄문이라는 분석이다.

고령층의 소비 위축은 내수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다, 경제 성장의 활력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의 해외경제포커스에 실린 '일본 가계의 경제구조 변화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2006년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1970년 고령화사회(고령층 비중 7%)에서 1994년 고령사회(14%)로 진입하기까지 24년 소요됐고, 초고령사회(20%) 도달까지는 12년 걸렸다. 반면 2000년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는 18년만인 올해 고령사회에 도달하고, 8년만인 2026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6년, 4년씩 빠른 셈이다.

주요국 가운데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넘어갈 때 미국은 16년, 이탈리아 21년, 프랑스 29년, 독일 33년 걸리는 점과 비교하면 상당히 빠르다.

그러나 우리나라 가계의 금융자산 축적 수준은 상대적으로 뒤쳐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가계 금융자산 비중은 2016년 기준 63.2%에 달하는 데에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37.2%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독일(43.1%) 등에 비해서도 다소 떨어졌다. 특히 60세 이상 가구의 금융자산 비중은 18.8%로 더 낮았다. 대체로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에 묶여 있다보니 은퇴 이후 소득이 줄었을 때 마땅히 소비에 쓸 여력이 부족해지는 것이다.

일본은 이미 고령화 심화를 겪고 있지만 우리나라와는 사정이 다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일본의 근로자 가구 기준 연령별 소비성향을 보면 고령층의 소비성향이 83.5%로 장년층(73.3%)이나 청년층(63.8%)보다 높게 나타났다. 그동안 축적해 놓은 금융자산 등을 바탕으로 고령층이 일본의 소비 주체로 떠오른 것이다.

전체 일본 소비지출에서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2년 23.2%에서 지난해 39.7%로 급격히 불어났다. 일본 인구 감소에 따른 소비 부진을 고령층 소비가 메운 셈이다. 일본 연금과 보험소득 증가도 고령층의 소비 주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전체 가계소득에서 1994~2016년중 근로소득 비중이 0.1%p 떨어진 반면 연금·보험소득 비중은 6.5%p 확대됐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 고령층의 소득 수준은 크게 떨어진다. 지난해 기준 60세이상 가구의 가처분소득 비중은 전체 평균 대비 64.2%로 일본(78.4%)에 비해 낮았다. 실제 통계청 등이 조사한 가계금융 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60세 이상의 가구 소득 증가율은 2015년 4.9%에서 2016년 2.5%로 둔화됐다. 소득 증가세가 더딘 탓에 고령층의 소비성향도 가파른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은 자료 등에 따르면 60대의 소비 성향은 지난 2003년 78.2%에서 2015년 68.1%로 하락한 상황이다.

한은은 "우리나라 고령층은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낮고, 안정성과 유동성이 높은 금융자산 축적이 미흡한 탓에 향후 소비여력이 위축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ach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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