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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20대 남녀 두 시의원 당선인…그들은 왜 정치에 뛰어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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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이현우·양산 김혜림 "시민 눈치만 보겠다…공부한 것 현실에 접목"

(밀양·양산=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아버지가 운영하던 태권도장이 어려워지자 대학도 중퇴하고 사업을 다시 일으켜 세운 뒤 정치판에 뛰어들어 10개월 만에 현역 시의원들을 제치고 1위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밀양시의원 라 선거구 이현우(27) 당선인.

민주당이 야당시절 양산시갑선거구 각종 선거 일을 해온 아버지 어깨너머로 정치판을 바라보다 직접 입당한 지 8년 만에 '복지전문가'를 자처하며 입후보, 4명을 뽑는 선거구 최다 득표를 기록한 민주당 양산시의원 다 선거구 김혜림(28) 당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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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림·이현우 당선인



이 당선인은 경남지역 기초의원 가운데 최연소, 김 당선인은 여성 기초의원 가운데 최연소이다.

당찬 두 청년은 제도권 정치와 정치인을 혐오하는 대신, 정치에서 가능성을 확인하고 직접 뛰어들어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다.

◇ 가업 도우다 대학 중퇴한 청년, 입당 10개월 만에 시의회 입성

이 당선인은 초·중학교 때 학생회장을 했고 고교 땐 반장, 대학 때도 학생회 임원을 하면서 리더로서 자신을 드러내고 인정받았다.

그런데 대학 재학 중 부친이 운영해온 태권도장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자 도장 운영에 뛰어들며 휴학했다. 수완을 발휘해 관원들이 배로 늘고 경영이 나아졌지만, 자신의 자리를 대신 맡을 사람이 마땅치 않자 대학 졸업장을 포기했다.

스펙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능력만 있으면 되겠다는 자신감을 가진 것이다. 태권도 공인 4단인 그는 도장에서 사범 생활과 미리벌중학교 태권도 강사생활을 동시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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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 당선인 선거운동 모습



학생 시절부터 리더로 자란 그가 정치에 관심도 있었던 터에 현실 정치에 눈을 뜬 것은 친구 어머니인 문정선 전 시의원(비례대표)을 도와주면서부터였다.

이 당선인은 지난해 7월 민주당에 입당, 도당 청년위원회 대변인 등을 맡아오다 첫 도전에서 공천을 받고 1등으로 당선된 것이다.

그는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시민들 눈치만 보겠다고 약속했다.

상대 정당을 무조건 비난만 하진 않고 민주당 약점도 인정하는 자세를 보여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유세 땐 차량 대신 전동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이색 홍보전을 펴 이목을 끌었다.

밀양시의원 13명 가운데 민주당 소속은 이 당선인을 포함해 모두 4명이다. 이전엔 비례대표 1명이 전부였다.

◇ 10년 이상 공부한 '복지학' 현실에 접목할 욕심에 도전

양산의 김 당선인은 4명을 뽑는 물금 신도시와 원동 지역구에서 후보자 9명 가운데 최다 득표를 했다.

신도시 젊은 세대, 특히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이 많아 낡은 정치를 벗고 새로운 정치, 새 인물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작용했다고 당선인은 분석했다.

선거 과정엔 "어린 나이에 뭘 하겠느냐"는 주변의 편견과 먼저 싸워야 했다. 젊다는 게 오히려 단점이 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선입견을 품고 바라봤지만 젊어서 누구와도 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바꿔나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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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림 당선인 선거운동 모습



김 당선인은 지역 선거일을 오랫동안 해온 아버지 덕분에 정치를 빨리 접했다. 2010년 민주당에 입당해 권리당원, 대의원 역할을 했다.

대학과 석·박사 과정 등 10여 년간 사회복지학을 공부했고 이를 이론에만 그칠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해보자고 생각한 것이 정치로 연결됐다.

그가 공부한 분야는 복지 가운데도 재난 복지 쪽이다.

지진이나 홍수 등 재난 발생 때 취약계층인 아동과 여성, 장애인, 다문화가족 등이 어떻게 대비하고 대응해야 할지를 챙기는 조례를 제정하는 것이 당선인의 1차 목표다.

최근 양산과 가까운 경주·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해 불안이 커지고 양산이 단층대 위에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이번 선거 결과 양산시의원은 민주당과 한국당에서 9명과 8명이 각각 당선됐다.

두 20대 당선인은 서로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 당선인은 "같은 20대 당선인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우리가 어떻게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청년에게 새로운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젊음을 장점으로 활용해 잘해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쉽진 않겠지만 낡은 프레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의정활동을 했으면 한다"며 "우리를 선택해준 유권자들의 요구에 벗어나지 않고, 청년답게 새 미래를 설계하는 마음으로 임했으면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듯 당부했다.

b94051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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