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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사우디 여성운전 24일부터 허용, 리야드거리에 첫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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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리야드( 사우디 아라비아) = AP/뉴시스】 사우디 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 시내에 있는 포드 자동차 판매소에서 6월 21일 여성 판매원 마람이 링컨 컨티넨털의 시운전을 해보이고 있다. 사우디는 24일부터 여성의 거리운전을 할 수 있도록 정식 허용했다.


【리야드( 사우디 아라비아) = AP/뉴시스】차미례 기자 = 사우디 아라비아 정부가 세계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여성의 운전을 허용함에 따라서 이 달 초부터 면허증을 발급받은 여성들이 24일(현지시간) 부터 처음으로 운전대를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서는 이에 따라 여성들이 처음으로 운전석에 앉아서 복잡한 거리를 달리게 되었고 , 그 동안 남편이나 부친, 남자 형제가 운전하는 차만 타야했던 여성들은 역사적인 기쁨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그 동안 여성들은 가장 기본적인 볼 일을 보러 나가거나 직장 출근, 친지 방문, 심지어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는 일에도 운전이 일절 금지되었고, 차를 타면 반드시 남성이 운전하는 차의 뒷 좌석에 앉아야했다. 또 여성은 언제 어떻게 차를 타고 가야 하는지 결정할 권리도 없었다.

하지만 24일 0시 이후로는 사우디 여성들도 전 세계의 다른 나라 여성들처럼 운전대 앞에 앉아서 마음대로 차를 운전할 수 있다.

여성의 운전할 권리는 거의 30년 동안 사우디 여성들과 이들을 부양하는 남성들이 한 목소리로 요구해왔던 사안이다. 그 동안 다른 무슬림 나라들은 여성들이 자유롭게 운전할 수 있었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여성들이 운전을 할 경우 금지령 위반으로 체포해서 처벌하고 있었다.

사우디의 극우파 보수주의자들은 여성들에게 운전을 허용하면 죄를 짓게 되고 , 성 폭력에 노출시키는 거라며 오랫동안 완강하게 반대해왔다.

하지만 지난 해 살만국왕이 여성운전을 허용한다고 발표한 뒤 강경파의 목소리는 잦아들었고, 많은 사람들은 너무 늦은 결정이라며 국왕의 결정을 크게 환영하고 있다.

뉴시스

【리야드( 사우디 아라비아) =AP/뉴시스】 리야드 시내의 운전 교습학교에서 만난 한 여성이 새 운전면허증의 자기 이름을 손가락으로 가린 채 기자에게 보여주고 있다.


여성의 운전을 장려하는 한 정부 홍보 행사에 참석한 60대 여성노인 룰와 알 피레이지는 "나도 운전면허를 딸 계획이지만 운전사가 있어서 직접 운전은 안할 것 같다. 그래도 비상시에 대비해 면허증을 가지고 있을 생각이다. 내 권리라고 하니까 만들어서 지갑에 넣어가지고 다니겠다"고 말했다.

현재 사우디 여성 대다수는 운전면허가 없다. 겨우 3개월 전에 처음으로 마련된 남녀가 구분된 면허시험장에 조차 나가본 사람이 드물다. 여성 운전이 허용된 대도시에서도, 시험을 보려면 몇 달씩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기다려야 한다.

운전면허 교습료가 수백 달러나 되어 비싼 것도 장애요인이다.

일부 부유층은 이미 운전사 딸린 자기 차를 가지고 있어서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남들이 많이 운전에 나선 뒤 도로 상황이나 남자 운전자들이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지를 살펴본 다음에 운전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남성들 중에는 소리없이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일부는 사우디 여성들에게 더 많은 권리가 주어진 데 대해서 공개적으로 환영하고 있다. 자기도 어머니와 여동생들이 운전할 수 있는 날을 오랫동안 고대해왔다는 파와즈 알하비는 "이번 결정으로 사우디 여성들도 남자와 똑같이 무슨 일이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게 되어 여성의 평등한 지위를 보장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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