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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무역전쟁] '고래싸움에 크게 다칠라' 한국경제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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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세계 무역전쟁 전운이 다시 짙어지자 한국 경제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강대국들의 힘겨루기에 수출국인 한국은 유탄을 맞을 우려가 크다. 사태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피해 정도와 분야별 득실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24일 대체로 미국과 중국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미국이 11월 중간선거까지 이슈를 끌고갈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되면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되는 데 따른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전쟁 우려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것도 미 금리인상, 달러화 강세, 신흥국 위기, 한미 정책금리 역전 등과 맞물리며 한국 경제에는 매우 위협적이다.

수출 감소와 자본유출의 협공을 막아낼 정도로 방파제를 튼튼하게 쌓아놨는지 점검해봐야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500억 달러(55조6천억원) 상당 중국 수입품에 25%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히며 다시 총성을 울렸다.

'미중 고위급 무역담판'을 거쳐 발표된 공동합의문은 한 달 만에 사실상 무효가 됐다.

중국도 즉각 반격에 나서 역시 500억 달러 규모 미국산 제품 중 농산품, 자동차, 수산물을 포함한 품목에 관세부과를 발표했다.

무역전쟁에는 유럽연합(EU)도 걸쳐있다. 20일 미국의 EU산 철강·알루미늄 제품 관세 부과에 맞서 28억 유로 규모 보복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불똥은 한국과 같은 주변국으로 튄다. 중국 정부는 22일 미국 및 한국산 스티렌이 중국에 덤핑 수출되고 있다고 최종 판정을 내렸다.

미국도 1월 태양광 패널과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를 내리며 중국산과 함께 한국산을 동시 겨냥한 바 있다.

문제는 미중 등 강대국간 마찰시 한국과 같은 소규모 경제가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추산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 수입품의 10%에 달하는 50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해 미국의 대중국 수입이 10% 감소하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282억6천만달러(31조원) 줄어든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 감소폭은 우리나라의 지난해 기준 대중국 수출액 1천421억2천만달러의 19.9%, 지난해 기준 총수출액 5천736억9천만달러의 4.9%에 달하는 규모다.

산업연구원은 이보다는 충격이 덜하다고 봤다. '미중 상호 관세 부과의 한국 수출영향 분석 결과' 자료에서 이번 미중 관세 조치로 우리나라의 대중·대미 수출이 총 3억3천만달러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미 수출 감소는 6천만달러로 작년 우리나라 대미 수출 686억달러의 0.09%, 대중 수출 감소는 2억7천만달러로 작년 대중 수출 1천421억달러의 0.19%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업종별로 보면 정보통신·가전(-1억7천만달러), 화학(-4천만달러), 자동차·부품(-2천만 달러) 등이 영향이 가장 크다.

산업연구원은 수출 감소가 국내 생산에도 영향을 미쳐 국내총생산(GDP)이 작년 명목 GDP의 0.05% 수준인 8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연구원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미중 완제품 교역과 경기가 위축되면 한국산 중간재 수요가 줄 수 있고, 제3국 경기에 영향을 미치면서 제3국 수출이 줄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와 달리 미중 상호 수출이 감소하는 부분을 우리나라가 대체하면 수출 감소를 일부 상쇄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중이 정면 충돌하면 중국을 거쳐 미국 시장에 들어가는 경우 피해를 입겠지만, 그런 비중이 점차 주는 대신 중국 내수시장으로 직접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정보통신(IT)과 같이 중국과 경쟁하는 업종은 반사효과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또 만약 중국이 양보하면서 대미 수출을 줄이는 대신 미국에서 수입을 늘리는 방식을 선택하게 되면 미중 교역이 오히려 확대되고 한국 경제가 받는 충격도 덜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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