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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사우디 여성, 28년 만에 운전대 잡아…'후견인 법'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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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부재시 남편이나 형제, 심지어 아들이 보호자"

뉴스1

한 사우디 아라비아 여성이 제다 시내에서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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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이 오는 24일부터 운전대를 잡을 수 있게 된다. 지난 28년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다.

22일(현지시간) CNN은 이번에 여성들의 운전이 허용된 것은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2년 전 주도한 비전 2030으로 알려진 사회 경제 개혁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빈 살만 왕세자의 개혁 이전부터 여성의 운전 금지 폐지 운동은 계속되어 왔다. 지난 1990년 사우디 여성들이 수도 리야드에 모여 운전할 수 있는 권리를 위한 시위를 시작한 이후 수십 년간 계속 이어져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시기에 절정에 달했다.

마날 알 샤리프(Manal Al-Sharif)라는 여성이 유튜브에 사우디 코바르 시에서 직접 운전하는 영상을 게재하면서 '우먼투드라이브(Women2Drive)' 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여기에 빈 살만 왕세자가 더 많은 여성들을 노동시장에 투입하기 위해 여성들의 운전을 허용해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이 달 초에는 해외에서 취득한 여성 10명의 면허증을 첫 운전면허증으로 교환해주기도 했다.

사우디에서는 이번 여성들의 운전을 허용하기 전 35년 만에 영화관이 개관하기도 했다. 또 여성들이 여행이나 교육, 일, 건강 관리를 받기 위해서 외출을 할 때도 남성 보호자의 허락이 필요하다는 법들을 포함해 여성들에게 악명 높은 법들도 완화하면서 세계 다른 국가들에게 맞추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운동가들은 여성들의 권리를 위한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후견인 법이 여전히 사우디 여성들의 거의 모든 삶을 지배하고 있어 여성들은 아버지가 사망했거나 없을 경우, 그녀의 남편이나 남자 친척 혹은 남자 형제, 심지어는 아들이 보호자 역할을 한다.

또 여성들은 여전히 병원과 은행 등을 제외하고는 여성들은 남성과 자유롭게 섞일 수 없으며 아바야(목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검은색 옷)을 입지 않고서는 밖에 나갈 수도 없다.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여성 운전 금지 폐지를 '한참 전에 행해졌어야 할 올바른 길로의 작은 단계'라며 환영의 입장을 밝히면서도 이제 모든 후견인 법을 비롯해 차별법과 관습들을 종료하기 위한 개혁이 시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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