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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낙동강 과불화화합물 노출…"먹는물 불안 여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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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22일 오후 대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생수를 구입하려는 시민들이 카트에 생수묶음을 담고 있다. 최근 대구 수돗물에서 미규제 화합물질이 검출됐다는 언론보도를 접한 시민들이 생수를 대량으로 사들이면서 대형마트 생수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 2018.6.2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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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스1) 정지훈 기자 = "아무리 먹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해도 아이 키우는 엄마 마음은 불안하기 그지 없습니다."

23일 마트에 물을 사러 온 주부 서모씨(40·여·대구 북구)는 "시민의 건강을 담보로 지자체들이 뭐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낙동강수계에서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됐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르자 대구시와 환경부가 나서 "수돗물 사용에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다"며 해명에 나섰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불신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대구시와 환경부는 지난 22일 "이 물질의 발생원에 대한 조치가 완료됐고 현재는 배출되지 않아 안심하고 수돗물을 마셔도 된다"고 진화에 나섰다.

◇ 대구시·환경부 "검출량 극소량…조치완료돼 수돗물 안심"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달 21일과 24일 대구 매곡·문산정수장 2곳의 원수와 정수된 수돗물에서 검출된 과불화화합물 중 과불화헥산술폰산 수치는 낙동강 원수에서 152.1~169.6ppt(1조분의 1), 수돗물에서 139.6~165.6ppt였고, 과불화옥탄산은 낙동강 원수에서 12.1~19.9ppt, 수돗물에서 13.5~16.5ppt였다.

과불화헥산술폰산의 권고기준은 캐나다 600ppt, 스웨덴 900ppt, 호주 70ppt이며 과불화옥탄산은 캐나다 200ppt, WHO(세계보건기구) 4000ppt로 정해놓고 있다.

낙동강수계에서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되자 취수원 이전 문제로 이전부터 갈등을 빚고 있는 대구시와 구미시 등 두 자치단체와 환경부는 지난 22일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대구시 측은 "극히 미량의 과불화화합물이 낙동강에서 검출됐으나 발생원에 대한 조치가 완료됐다. 앞으로 신종 유해물질 관리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환경부는 먹는물과 관련해 지난해 4월 14종의 과불화화합물을 조사한 결과 과불화핵산술폰산(PFHxS)이 증가한 것을 확인하고 최근 과불화화합물 3종을 오는 7월부터 수질감시항목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미시도 낙동강수계에 환경오염물질 배출사업장에 대한 감시 활동과 지도·단속을 강화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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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지난해 6월 대구 매곡 정수장을 찾아 권영진 대구시장 등과 함께 정수시설을 확인하고 있다.(뉴스1 DB)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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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질연구원이 대구시 달성군 매곡정수사업소 침전조에서 물을 채취하고 있다.(뉴스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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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불화화합물 활성탄 흡착 90% 제거된다지만…'실제 제거량은 45~50% 수준'

하지만 지난 1991년 3월 발생한 낙동강 페놀 유출사건을 겪은 대구시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환경부는 지난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상수원에 과불화화합물이 함유돼 있더라도 흡착성질을 갖고 있는 활성탄이나 역삼투압(RO) 등의 방법으로 90%이상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발표했다.

다만 "정수장에서 활성탄으로 제거할 경우에는 다른 유기화합물의 함유량, 분말활성탄 투입농도, 입상활성탄의 사용기간, 접촉시간, pH, 수온 등 다양한 인자의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정수처리공정의 최적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대구 정수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활성탄은 분말활성탄으로 과불화화합문 흡착능력은 절반 정도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 관계자는 "(과불화화합물은) 입상 활성탄에서 제거가 잘되지만 분말 활성탄에서는 흡착력이 떨어져 노출시간을 늘려주면 45~50% 정도 제거되는 수준"이라고 답했다.

이어 "국내 대부분의 정수장은 분말 활성탄을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약 현재 (낙동강 검출 과불화화합물 검출 수치) 우려할 만한 수준이거나 그러면 정수장에서 조치를 취해야 되지만 '그런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라고 전문가들도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환경부는 "낙동강 수계에서 검출된 과불화헥산술폰산 배출업체에 원인 원료물질을 미사용토록 조치 완료해 구미하수처리장 농도가 지난달 5.8㎍/ℓ에서 지난 20일 0.092㎍/ℓ로 감소됐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농도가 옅어진 물이 대구 정수장까지 도착하기까지는 2~3일이 더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환경부 측은 "지난 20일 구미하수처리장 농도는 떨어졌지만 낙동강 중간에 칠곡보와 강정고령보가 있어서 채류하는 시간이 있어서 (수질이) 예년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1주일 정도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25~26일쯤 되면 농도가 떨어지기 시작하고 30일쯤 지나면 대구지역에서는 이 물질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가 없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daegura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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