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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과학을읽다]②전기 만드는 도로, 한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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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시에 설치된 태양광 도로 위를 지나가는 현대차의 소나타. [사진=꼴라스사 홈페이지( wattwaybycol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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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도로에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면 앞으로 만들어질 도로의 대부분은 이런 도로들이 아닐까요? 도로 바닥의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위에 태양광 패널을 깔아 전기를 생산하는 '와트웨이(Watt way)'는 미래형 친환경 도로의 대세가 될 전망입니다.

도로 하부에 설치된 전자감응 장치는 향후 전기차 충전기술과 결합해 주행 중에 무선으로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게 됩니다. 달리는 자동차는 노면의 각종 정보수집 설비와 접속돼 차량 정보나 교통정보를 제공합니다. 또, 도로에서 생산된 전기는 곧바로 열에너지로 바꿔 겨울철 도로가 얼지 않고, 눈을 자동으로 녹이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바야흐로 '스마트 도시'의 기반인 '스마트 도로'가 완성되는 것입니다.

이런 와트웨이의 장점을 살려 건설한 도로가 중국 산둥성 지난시의 순환고속도로입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5875㎡ 규모로 태양광 패널을 1080m 길이에 걸쳐 설치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화석연료 사용량 급증과 심각한 대기오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전기 자동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의 전기 자동차 운행 수는 22만5000대 정도입니다. 베이징시 정부는 전기 자동차 구매자에 대해 1대당 6만 위안의 세금 혜택을 지원하면서 2020년까지 130만대의 전기 자동차를 보급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무선으로 전기 자동차를 충전할 수 있는 태양광 도로인 와트웨이 시스템 구축을 몹시 서두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범적으로 건설된 중국의 태양광 도로는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 자전거 도로나 일반 도로에 태양광 패널이 깔린 적은 있었지만 엄청난 수의 차량이 빠른 속도로 운행하는 고속도로에 설치된 것도 사상 처음이었습니다. 중국 정부가 태양광 패널 설치 공간 확보를 위해 바다에까지 설치하는 상황에서 공간 확보는 물론, 무선 충전 기능까지 겸비한 전기차와 도로의 효용성을 동시에 검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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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세계 처음으로 개통한 태양광 발전 시범 고속도로(사진 오른쪽 하얀색과 검정색 점선안 차량이 지나가는 곳). 아쉽게도 태양광 패널 도난으로 개통 5일 만에 폐쇄됐다.[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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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중국 정부의 기대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산산히 깨지고 맙니다. 고속도로의 바닥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도난 사건이 일어나면서 개통된지 5일 만에 태양광 고속도로는 폐쇄된 것입니다.

한국은 어떨까요? 한국은 이제 걸음마하고 있습니다. 시범사업을 막 시작하려는 단계입니다. 지난해 11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프랑스 꼴라스(Colas)사와 제주도에 ‘와트웨이’ 시범단지를 구축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국토가 좁은 만큼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부지도 부족한 상황에서 도로에 태양광 패널을 까는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셈입니다.

보다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한 곳은 서울시입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강변북로 일부 구간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올해 중 설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서울에서 교통량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인 강변북로를 '솔라로드(solar road)'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입니다.

서울시는 우선 잠실대교 북단 위를 지나는 자양고가차도, 광진구에서 경기 구리시로 이어지는 아차산대교를 시범구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폭 1m짜리 태양광 설비를 자양고가에는 800m, 아차산대교에는 2㎞ 길이로 설치해 이르면 내년 완공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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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 깔린 태양광 패널을 밟고 지나가는 자동차.[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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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역시 문제는 효율성입니다. 해외에서도 시범사업을 벌이는 곳은 많지만 비용 대비 효율이 낮아 본 사업 추진을 망설이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크롬메니의 솔라로드는 자전거 도로 70m에 태양광 패널이 시범 설치됐는데 솔라로드에서 생산된 전기로 가로등과 교통신호등, 표지판 등에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에 추가로 사업을 확장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 설치비가 1200달러(약 13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 네덜란드의 통상적인 발전비용(0.05달러)보다 17.2배가량 비샀기 때문입니다.

불의의 일격으로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는 중국은 물론 프랑스에서도 시범사업을 본 사업으로 확대하겠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은 태양광 도로의 실효성이 낮습니다. 비용대비 효율이 낮아 개발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는 말입니다.

과학자들은 "장기적으로 도로에 자체적인 무선 충전기능을 탑재해 도로에서 생산된 전력으로 통행하는 전기차들을 실시간 충전하는 인프라가 확충돼야 한다. 아직은 비용 대비 효율이 낮지만 충전 등 몇 가지 문제만 해결되면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친환경 에너지 생산은 초기 비용이 많이 듭니다. 풍력발전기가 상용화 되기까지 걸린 시간도 짧지 않았습니다. 지구 환경을 지키고, 비용 대비 효율을 높이기 위한 끈질긴 노력으로 전 세계 곳곳에 와트웨이가 깔리기를 기대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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