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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한-러 FTA 추진…'9개다리'로 빨라지는 남북러 3각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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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the300]文 "냉전은 과거의 일…北 경협 참여를 위해 미리 준비하자"

머니투데이

【모스크바(러시아)=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숙소 호텔에서 열린 한-러 비즈니스 포럼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2018.06.22.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한국과 러시아는 서비스·투자 분야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협상을 최대한 조속히 개시하기 위해 국내 절차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9개 다리(가스·철도·항만·전력·북극항로·조선·일자리·농업·수산) 프로젝트 수립 및 이행을 위한 '행동계획'도 마련하기로 했다.

러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레믈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북한의 비핵화 이행이 진행되며 대북제재가 순차적으로 해제될 경우 즉각 남북러 3각 협력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한-러 FTA 추진 합의는 기습적이었다. 정부는 그동안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FTA를 거론해왔다. 이제는 보다 빠르게 러시아와 경제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북핵 문제 해결이 가시권에 들면서 남북러 3각협력의 필요성이 강조됨에 따른 조치로도 해석된다.

목표는 '2020년까지 교역액 300억 달러, 인적교류 100만명' 달성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러 상호투자 촉진 및 우리 업계의 러시아 서비스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하고 향후 한-EAEU FTA로 발전시키기 위한 토대를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과 러시아는 '9개 다리 행동계획'을 마련하면서 동시에 남북러를 포괄하는 전력·가스·철도 분야의 공동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나진-하산 철도 공동 활용 사업 협력 △시베리아대륙횡단철도망(TSR)과 한반도종단철도(TKR)의 연결 공동연구 △한국으로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확대 촉진 △화석연료 매장지 공동 개발 가능성 검토 △파이프라인가스(PNG) 공급 공동연구 △동북아 전력망 연계 협력 등에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한-러 비즈니스포럼에서 서비스·투자 분야 한-러 FTA 추진과 관련해 "양국의 FTA 추진과 경제협력 확대를 위한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상품분야까지 확대되어 상호 호혜적이고 포괄적인 FTA가 조속한 시일 내에 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9개 다리'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경제인들의 나서주면 한국 정부가 적극 돕겠다. 공동연구와 사업타당성 점검에 착수하고, 즉시 추진이 가능한 분야는 구체적인 협력사업을 발굴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자"며 "냉전시대는 먼 과거의 일이 되었다. 양국의 경제인이 앞으로 러시아와 한국의 밝은 미래를 함께 열어갈 주역"이라고 강조했다.

남북러 3각협력 구상은 당장의 효과를 노린 게 아니다. 북한은 여전히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비핵화 조치 이행으로 제재가 해제되는 타이밍에 맞춰 신속하게 경협을 추진하겠다는 복안이다. 북핵이라는 '안보 이슈'가 사라지기 시작하면 벌어질 본격적인 경협 갱쟁에 대비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경협에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남북러 3각협력 사업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이번 합의사항들이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표명했다. 동북아의 평화로운 정세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발전을 위한 중요한 요소임을 인식하면서, 동북아 내 다자 협력 활성화와 신뢰구축을 위한 노력도 계속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면 한-러 경제협력에도 새로운 장이 펼쳐질 것"이라며 "특히 남북러 3각협력이 필요한 분야에서 북한의 참여를 위해 미리 준비하자. 지금이 적기"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과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의 방한 △2020년을 '한-러 상호교류의 해'로 선포하고 수교 30주년 기념행사 추진 △우주 활동 분야 협력의 발전·심화 △양국 중소·벤처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혁신 플랫폼 구축 △러시아 극동·시베리아 지역 농업 투자 확대 노력 △호혜적 북극 협력 발전 △2019년 제2차 한-러 지방협력 포럼 러시아 연해주 개최 △보건의료 분야 협력 등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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