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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글로벌 아트 NOW] 지구촌 여름은 클래식 축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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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탈리아 베로나 고대 원형극장에서 열리는 `아레나 디 베로나 페스티벌`. [사진 제공 = 아레나 디 베로나 재단 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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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되면 유럽 대륙 곳곳이 공연 무대가 된다. 유럽 각국에서 세계적인 클래식 축제가 일제히 개막하기 때문. 가장 핫한 아티스트들이 한데 모이는 무대가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 동안 계속된다. 휴가 계획에 이정표가 될 유럽 대표 클래식 페스티벌을 소개한다. 올해 한국 클래식 팬들에게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곳은 런던이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8월 19일 오전 11시 BBC 프롬스 무대를 통해 데뷔하기 때문이다. 런던 로열알버트홀 등에서 매년 여름 8주간 열리는 BBC 프롬스는 120년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축제다. 올해는 7월 13일부터 9월 8일까지 열린다. 조성진은 지안드레아 노세다가 지휘하는 유러피안 유스 오케스트라와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들려준다.

무엇보다 BBC 프롬스는 다른 축제에 비해 정해진 드레스 코드 없이 자유로운 복장으로 참석할 수 있어 여행객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스탠딩 석이 존재하는, '서서' 보는 클래식 콘서트로도 유명하다. 당일 공연에 한해 1만원대 입석표를 현장에서 판매한다.

여름밤 별빛을 바라보며 즐기는 야외 클래식 페스티벌도 백미다. 독일 베를린에서 '숲의 무대'라는 의미를 가진 발트뷔네는 유럽에서 가장 매혹적인 야외 원형극장 중 하나다. 매년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여름 콘서트가 개최되는 곳으로,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무대기도 하다. 올해 발트뷔네 콘서트는 16년 동안 베를린 필을 이끌어온 사이먼 래틀의 마지막 임기를 장식하는 무대기도 하다.

래틀은 23일 그의 독보적인 리듬감을 빛낼 조지 거슈윈의 쿠바 서곡, 카라얀 시대부터 베를린 필이 즐겨 연주해 온 레스피기 '로마의 소나무' 등을 들려준다. 래틀의 부인이자 세계적인 메조 소프라노 막달레나 코제나가 캉틀루브 '오베르뉴의 노래'로 남편의 고별무대를 함께한다. 독일에 가지 못하는 관객도 한국에서 발트뷔네를 즐길 방법이 있다. 메가박스의 큐레이션 브랜드 '클래식 소사이어티'는 25일 오후 8시 전국 14개 상영관에서 발트뷔네 콘서트를 중계 상영한다.

오스트리아 브레겐츠 페스티벌은 '호수 위 오페라'로 유명하다. 매년 보덴 호수 위에 거대한 야외 오페라 무대를 세우는데 그 규모와 화려함이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해 비제 오페라 '카르멘' 무대에는 포커 카드 18개가 24m 높이로 쌓였다. 호수 아래에서 솟아나온 듯한 20m에 이르는 거대한 두 개의 손이 이 카드들을 셔플링하는 모습의 무대는 장관이었다. 이는 카니예 웨스트, 펫숍보이스 등 팝스타의 공연 무대 디자이너로 유명한 에스 데블린의 작품. 무대 위 카드놀이는 운명적 사랑에 집착해 파멸에 이르는 주인공 카르멘과 돈 호세의 이야기를 시각화한 것이다.

'카르멘'은 올해도 7월 18일부터 8월 20일까지 공연된다.

이탈리아 베로나 고대 원형극장에서 열리는 '아레나 디 베로나 페스티벌'도 야외 오페라의 대명사. 지난 22일 비제 '카르멘'으로 축제의 문을 열었다. 아르헨티나 유명 연출가 휴고 드 아나의 신작이다. 배경을 1930년 대로 옮겨와 카르멘을 남성들의 오만과 사회의 적의에 맞서 자유와 독립을 향한 열망을 품은 캐릭터로 되살려냈다. 아로나 디 베로나의 대표작이자 프란코 체피렐리가 연출한 베르디 오페라 '아이다'도 놓쳐서는 안 될 대작이다. 또 이탈리아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 무대도 준비돼 있다.

유럽 클래식 페스티벌의 '꽃'은 단연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다. 프롬스, 루체른 페스티벌과 더불어 세계 3대 페스티벌로 손꼽힌다. 축제의 간판 스타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로 모든 오페라 반주를 책임진다.

올해 개막작은 콘스탄티노 카리디스가 지휘하는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다. 세계적인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가 모처럼 차이콥스키 오페라 '스페이드 여왕'의 지휘봉을 잡아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피아니스트 에브게니 키신 독주회,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의 가곡 무대,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가 출연하는 비제 오페라 '진주조개잡이' 등 300회 넘는 무대가 이어진다.

7월 20일부터 8월 30일까지 열리는 주요 공연은 이미 매진이다. 공연 당일 비싼 암표가 나오기도 하니까 희망은 있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잘츠부르크대학과 교회 광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현장 중계를 보는 것도 방법이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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