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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가계 살림살이 팍팍한데…세금으로 '곳간' 채운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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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공공부문 흑자 54조원 2007년 통계 집계 후 최대 법인세·양도세 등 조세 수입 '쑥' 비금융공기업은 3년 만의 적자

중앙일보

법인세 등 세수 증가로 지난해 나라 곳간이 넉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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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공기업 등을 합친 공공부문 수지(수입-지출)가 지난해 50조원 넘는 흑자를 냈다. 각종 세금과 사회부담금 수입이 늘면서 나라 곳간에 '풍년'이 들었다. 가계의 살림살이가 점점 팍팍해지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7년 공공부문 계정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부문 총수입은 815조원, 총지출은 761조원으로 집계됐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공공부문 수지는 53조7000억원으로, 전년(47조7000억원)보다 6조1000억원가량 늘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7년 이후 최대치다. 공공부문 수지는 2014년 흑자(17조4000억원)로 돌아선 뒤, 2015년 32조9000억원, 2016년 47조7000억원 등 4년 연속 흑자 폭이 커졌다.

김성자 한은 지출국민소득팀 과장은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 따른 양도소득세·취득세 등 세수가 늘면서 흑자 규모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가계의 살림살이는 식료품 등 물가 상승과 빚 급증, 소득 정체 등으로 팍팍하지만, 정부 등 공공부문 살림만 풍족해지는 추세다.

부문별로 중앙정부, 지방정부, 사회보장기금을 포괄하는 일반정부는 지난해 48조7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39조원)보다 9조8000억원 늘어난 수치로, 2007년 통계가 집계된 이후 최대다. 법인세와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을 중심으로 조세 수입이 늘어 중앙정부 적자 규모(-3조7000억원)가 전년(-12조5000억원)보다 줄어든 영향이 컸다.

지방정부 흑자는 9조3000억원으로 전년(8조2000억원)보다 늘었다. 지방세 등 수입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기금 흑자는 43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000억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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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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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은행,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금융공기업 '곳간'도 두둑해졌다. 지난해 금융공기업 수지는 5조5000억원으로 흑자 규모가 전년(5조2000억원)보다 커졌다. 2009년(5조5000억원) 이후 8년 만의 최대 규모다. 예금·대출 증가로 금융공기업의 금융중개서비스 수입이 늘어난 영향이다.

반면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비금융공기업 수지는 5000억원 적자를 냈다. 2014년(-3조1000억원) 이후 3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김성자 과장은 "공기업 전체로 볼 때 유가 인상 등으로 생산비가 늘어나고 투자 지출도 증가하면서 적자로 전환한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유가 움직임과 관련이 큰 한국전력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 60조원, 영업이익 4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영업이익은 전년(12조원)보다 58%가량 급감했다. 유가 상승에다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도 실적 부진에 한몫했다. 값싼 원전 대신 상대적으로 원가가 비싼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발전량을 늘렸기 때문이다.

공공부문 계정은 2014년 처음 도입한 공공부문 손익계산서 성격의 통계로, 지난해 통계 대상기관 및 기금은 일반정부(중앙정부·지방정부·사회보장기금) 5125곳, 공기업(금융·비금융) 180곳 등 5305곳이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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