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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게임중독이 정신병이냐…WHO분류에 "과잉진단·도덕적공황" 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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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없이 질환 규정…선탠·댄스·운동 중독은 왜 거론않나" "막연한 불안이 정책으로…중독 추산치 0.5∼50% 진단기준도 모호"

연합뉴스

장시간 게임 즐기는 한 PC방의 풍경[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국제질병분류 제11차(ICD-11) 개정판에 올린 것에 대한 반발이 계속되면서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반발의 핵심은 한 마디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할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게임을 사회악으로 보는 도덕적 공황에 기반한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런던의 사이언스미디어 센터에 모인 전문가들은 WHO의 결정에 대해 의도는 좋지만 게임중독을 어떻게 적절히 진단하느냐에 대한 제대로 된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주장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생물심리학자인 영국 배스 스파 대학교의 피터 에첼 박사는 "WHO의 움직임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행동을 병으로 규정하는 위험을 무릅쓰는 일"이라며 "이는 과잉진단"이라고 지적했다.

에첼 박사는 "일광욕 중독, 춤 중독, 운동 중독 등에 대한 연구들이 있지만, 누구도 그것들을 (게임중독처럼) 국제질병분류 제11차 개정판에 올려야 한다고 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젊은이들이 타락한다는 기성세대의 막연한 불안 탓에 게임이 죄악시되는 이른바 '도덕적 공황'이 정책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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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 누구나 할 수 있는 게임(PG)



나아가 그는 또 게임중독 추산자는 0.5% 미만에서 50%까지 범위가 폭넓은데, 이는 누가 중독으로 인한 문제를 가졌는지 그리고 누가 단지 게임을 즐기는 사람인지를 알아볼 수 없는 위험성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옥스퍼드대 인터넷 연구소의 앤디 프지빌스키 교수 등 일부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포함한 비디오 기기들을 사용하는 것이 아동이나 청소년 건강에 해롭다는 일부 연구에 대해서도 상호 연관성이 약하다는 회의적 반응도 나타냈다.

로열 칼리지의 맥스 데비 박사는 비디오 기기들의 과도한 사용이 수면 부족 및 비만 사이에 연관이 있다는 증거는 있지만, 사용 제한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대신 데비 박사는 현재로서는 밤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어른이나 아이들의 침실에서 치워놓는 것을 조언했다.

에첼 박사는 "우리가 가진 최상의 증거는 특히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서는 약간의 영상 기기 사용이나 약간의 비디오 게임이 이를 전혀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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