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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나는 지금 블록체인이 가장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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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히어로즈⑭] 박헌영 블로코 최고기술책임자

아시아경제

박헌영 블로코 C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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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박헌영 블로코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늘 재미있는 일을 찾아 다녔다. 처음에는 해킹에 빠졌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내 해킹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TV에도 자주 출연했다. 4학년이 되자 인공지능(AI) 수업을 들으면서 머신러닝(기계학습)에 빠졌다. 내친 김에 1993년 대전 엑스포의 주인공인 '꿈돌이'를 만든 양현승 KAIST 전산학과 교수 밑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하지만 기계학습 특성상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처리해야 하지만 당시의 기술로는 실현이 힘들었다. 때문에 데이터 자체를 다루고 구조화하는 데이터베이스(DB) 분야에 흥미를 가졌다. 그렇게 2005년 티맥스소프트에 입사해 시스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12년 간 엔지니어로 경험을 쌓은 박 CTO는 새로운 재미를 발견했다. '블록체인'이다. 그는 "DB 분야는 이미 1960년대부터 개발이 시작돼 기술이 상당히 고도화됐기 때문에 중앙집권적이고 경직된 측면이 있었다"며 "블록체인은 이와 정반대로 데이터가 분산돼 저장돼 있어 영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저장된 정보가 망가졌다고 두려움에 떨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아직 완전히 개척되지 않은 영역이라는 점도 끌렸다. 그는 "단지 우물에서 막 올라왔을 뿐인데도 이토록 다채로운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5월 블로코에 합류한 박 CTO는 블로코를 '기업환경에서 블록체인이 쓸모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회사'라고 설명했다. 그는 "B2C 분야가 아니라 당장 일반인들이 체감하지 못할지라도 시스템 내 인증 및 결제 등의 단계에 블록체인이 이미 속속 도입되며 그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며 "실제로 한국거래소의 경우 수기로 이뤄졌던 스타트업 장외주식 거래에 블록체인을 도입, 번거로운 절차를 줄이고 투명성과 안정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블로코의 대표 제품인 '코인스택'도 블록체인 기술을 직접 개발하지 않고도 내부 시스템 설계에 블록체인을 도입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도와주는 플랫폼이다. 대학생들도 코인스택을 이용, 해커톤 대회에서 2박3일 만에 카드승인ㆍ조회중개업체(VAN사)없는 결제서비스를 만들어냈을 정도다. 한국거래소, 금융결제원, 금융보안원 등의 금융기관과 현대카드, 삼성카드 등이 고객사로 참여했다.

박 CTO의 다음 목표는 블록체인 생태계 확장이다. 그는 "코인스택의 완성도를 높여 본격적으로 유럽, 동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며 "또한 블록체인은 공개되고 널리 사용될 때 그 의미가 큰 만큼 오픈소스 기반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아르고 프로젝트'를 하루 빨리 런칭해 세계 블록체인의 허브로 자리 잡고 싶다"고 밝혔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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