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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10억원 주겠다, 비서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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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난 日 IT, 신입사원 파격대우 이사하는 거리 1m당 10원씩 최대 500만원 이사비 지원도

IT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 기업들이 파격적인 고용 조건을 내걸고 인재를 유혹하고 있다. 의류·생활용품 유통회사 조조타운은 최근 "천재 7명과 수재 50명을 뽑아 최고 연봉 1억엔(약 10억원)을 주겠다"는 공고를 냈다. 인공지능(AI)을 전공한 박사급 인력, 웹디자이너, IT 엔지니어 등을 대상으로, 천재 신입사원 7명에게는 연봉 1000만~1억엔(약 1억~10억원), 수재 신입사원 50명에게는 연봉 400만~1000만엔(약 4000만~1억원)을 주겠다고 했다.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하고, 기존 사업도 확대하기 위한 목적이다.

일본 대졸 신입사원 평균 연봉은 206만엔이다(2017년 기준). 하지만 "IT 업계에선 '대졸 신입 연봉 1000만엔'을 내건 곳이 이미 드물지 않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모바일 게임 회사 디엔에이(DeNA)가 "인공지능을 전공한 신입 엔지니어에게 연봉 1000만엔을 주겠다"는 공고를 낸 게 대표적이다. 야후도 올해 3월부터 30세 이하 엔지니어를 '초봉 650만엔'에 뽑고 있다.

돈만 내세우는 게 아니다. 일본 북부 미야기현 센다이시에 있는 시스템개발회사 '멤버스 엣지'는 최근 후쿠이현 사바에(鯖江)시에 지부를 만들면서 "이쪽으로 이사 오는 신입사원에겐 이사 거리 1m당 1엔씩 최대 50만엔(500만원)을 이사비로 지급하겠다"고 했다. 이사 왔다가 원래 살던 곳이 그리워 돌아겠다는 사람이 생기면 돌아가는 이사비도 최대 50만엔까지 주기로 했다. 지방에 IT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게임·벤처투자·인터넷 광고로 급성장한 IT 기업 '사이버에이전트'는 "신입사원에게도 비서를 붙여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경비 정산, 회의 준비 같은 '잡무'에서 해방시켜줄 테니, IT 업무에만 집중하란 얘기다. 일본 정보처리추진기구가 펴낸 'IT 인재 백서'에 따르면, 일본 기업 열 곳 중 세 곳이 "현재 IT 인력이 매우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인터넷을 이용한 새로운 서비스를 구축하려면 IT 인력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IT 인재 쟁탈전이 심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김수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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