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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TF인터뷰] 류여해 '직설', "홍준표 아류 김성태도 혁신 대상"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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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20일 '더팩트'와 단독 인터뷰에서 "김성태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의 중앙당 해체발언에서 홍준표 전 대표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류 전 최고위원은 김 대행 역시 혁신의 대상으로 셀프 혁신위원장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서초동=문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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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체제 당시 내린 당원들 징계 푸는 것이 혁신의 시작"

[더팩트ㅣ서초동=이철영 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이 중앙당을 해체하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본인의 '당 해체' 발언이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했을 것으로 본다. 정말 창피하다."

류여해 전 한국당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치러진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참패 후 벌어지고 있는 최근 당내 상황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대척점에 있던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의 당 대표 사퇴를 지켜본 류 전 위원은 전혀 홀가분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김 대행 체제에서 벌어지는 한국당 상황을 더욱더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김 대행이 쇄신을 이야기하면서 홍준표 대표 시절 저를 포함해 징계를 당한 이들에 대해서 어떤 조치도 하려 하지 않고 있다. 지금 김 대행의 모습은 '홍준표'와 달라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류 전 최고위원은 한 때 '여자 홍준표'라고 불렸다. 그는 지난해 갑가지 등장, 홍준표 대표에 이어 전당대회 2위에 오르며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그러나 류 전 최고위원은 당 대표와 갈등을 겪었고, 결국 한국당으로부터 제명됐다.

류 전 최고위원은 선거 참패로 무너진 한국당의 재건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한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홍 전 대표와 싸우는 그는 현재 한국당의 모습이 안쓰럽다고 했다. <더팩트>는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법무법인 해에서 류 전 최고위원을 만났다. 약 1시간 20분 가까운 인터뷰에서 류 전 최고위원은 김 대행과 당의 중진의원들, 그리고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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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전 최고위원은 "김 대행이 당 해체를 선언하더니 중앙당의 '슬림화'라고 말을 살짝 바꾸었다. 해체라는 말과 슬림화는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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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대행이 혁신위원장? 의원직 사퇴해야 할 사람"

'김 대행이 당 해체한다는 말 들었죠' 처음으로 건넨 말이다. 류 전 최고위원은 얼음 물을 마셨다. 그는 답답한 듯 표정이 굳었다. 그러면서 "김 대행이 당 해체를 선언하더니 중앙당의 '슬림화'라고 말을 살짝 바꾸었다. 해체라는 말과 슬림화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류 전 최고위원은 "만약 김 대행이 해체와 슬림화가 다른 뜻임을 몰랐다면 심각하고, 자신의 말을 주워 담은 것도 문제이다. 정치인의 말에는 책임이 있어야 한다"며 "김 대행이 해체 이야기를 했을 때 아무도 몰랐다. 그리고 이건 그의 평소 말이 아니라고 본다. 홍 전 대표가 시켰거나, 욕하면서 닮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본다"고 김 대행의 뒤에 홍 전 대표가 있다는 의구심을 보였다.

이미 당 대표를 내려놓고 자숙 중인 홍 전 대표의 이름이 김 대행의 쇄신 드라이브 과정에 등장한다는 게 다소 억지스러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류 전 최고위원은 한국당 김 대행의 쇄신 작업에 왜 홍 전 대표를 언급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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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전 최고위원은 한국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혁신은 첫 단추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류 전 최고위원이 기자의 질문에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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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전 최고위원은 "김 대행은 해체를 선언하더니 자신이 혁신위원장을 한다고 했다. 셀프 임명이다. 홍 전 대표도 과거에 대구당협위원장에 자신을 셀프로 임명했다. 홍 전 대표를 닮았다"면서 "또, '수술대에 올려야 한다' 등의 비유법을 쓰기 시작했다. 김 대행의 화법이 바뀌었다. 이건 홍 전 대표의 화법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리고 김 대행 자체가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다. 김 대행은 홍 전 대표와 함께 했던 사람으로 나와야 할 사람이다. 김 대행뿐만 아니라 전당대회에 나올 것으로 거론되는 김무성·정우택·나경원 의원 등도 의원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류 전 최고위원은 홍 전 대표 시절 사당화에 일언반구 말도 못 했던 그들이 당의 혁신을 이끈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김 대행이나 중진 의원들 모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권한대행을 했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같이 조용히 있거나 당을 떠나야 한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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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선거 결과면 망한 거 아닙니까"라는 류 전 최고위원. 그는 선거 참패는 홍준표 전 대표, 김성태 원내대표, 바른정당 출신 복당파에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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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참패, 첫 번째 '홍준표' 두 번째 '김성태' 세 번째 '바른정당 출신 복당파'"

한국당이 이처럼 '해체' '쇄신' 등과 같은 말들이 나오는 이유는 선거 참패 때문이다.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중 한국당은 경북과 대구 등 두 곳만이 당선됐다. 최악의 결과다.

류 전 최고위원은 이번 선거 참패의 원인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그는 세 가지를 짚었다. "첫 번째는 홍준표, 두 번째는 김성태, 세 번째는 바른정당 출신 복당파 때문이다."

류 전 최고위원은 "홍 전 대표는 마지막까지도 9곳에서 이길 수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 여론조사도 다 거짓말이라고 했다. 어디서 조사했다며 이렇게 주장했는데, 지난 대선 때도 그랬다. 우리가 다 속은 것"이라며 "희망고문을 한 것이다. 결과를 보면 여론조사대로 됐다. 잘못을 했으면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 공천도 엉망이었다. 배현진·강연재는 진짜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플러스지 마이너스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사람을 내치고 밖에서 사람을 들이는 것 자체가 문제이다. 젊고 참신한 사람 영입하라 했더니, 배현진을 피해자 코스프레 해서 데려왔다. 그래서는 안 된다. 그동안 당에서 일했던 젊은 청년들도 많은데 그들은 뭐가 되나"라고 공천을 문제 삼았다.

그는 김문수·이인제·김태호 등을 공천한 것도 문제라고 보았다. 어떻게 보면 세 사람 모두 당의 귀중한 사람들이지만, 후보로 나가서는 안됐었다는 주장이다. 특히 류 전 최고위원은 당에서 배현진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엄청나게 화력을 퍼부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류 전 최고위원은 "배현진 후보한테 당에서 엄청나게 돈을 썼다고 본다. 그런데 낙선했다. 그 돈은? 그 책임은 왜 아무도 지지 않는지 모르겠다"면서 "배현진과 강연재가 '홍준표 키즈'가 됐는데, 홍 전 대표가 책임을 져야지, 부도를 냈으면 책임을 져야지 그냥 가버리면 어떡하나. 선거가 이 정도면 망한 거 아닙니까"라며 책임지지 않는 당 지도부와 중진들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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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전 최고위원이 "홍 전 대표는 정계 은퇴하고 김 대행, 바른정당 출신, 홍 전 대표에게 한 마디도 못한 중진의원들 모두 의원직 내놓고 백의종군해야 한다. 무슨 미련이 있는지"라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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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난 선거 당시 많은 후보가 홍 전 대표의 지원유세를 거부한 바 있다. 지역 민심이 홍 전 대표에게 호의적이지 않으니 오지 않는 게 도와주는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었다. 또, 서울시 25개 구청장 중 유일한 한국당 후보로 서초구청장에 당선한 조은희 당선자는 '서초당'을 내세웠을 정도다.

류 전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해 "조은희 당선자는 한국당이라고 안 하고 서초당이라고 했다. 그 모습이 너무 부끄러웠다. 조 당선자는 매우 훌륭한 분인데 한국당이라는 게 부끄러워 서초당으로 공략한 것이다.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라며 "이렇게까지 선거를 말아 드셨으면 홍 전 대표는 정계 은퇴하고 김 대행, 바른정당 출신, 홍 전 대표에게 한 마디도 못한 중진의원들 모두 의원직 내놓고 백의종군해야 한다. 무슨 미련이 그렇게 있어서 전대에 나온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비대위원장, 징계 풀어주고 윤리위에 당 지도부 회부해야"

한국당의 제1 당면 과제는 비대위원장을 누구에게 맡길 것이냐는 문제라 할 수 있다. 류 전 최고위원의 말을 종합하면 이번 선거의 참패는 결국, 홍 전 대표의 사당화를 막지 못한 탓으로 결론지을 수 있다. 또, 홍 전 대표와 함께 했던 지도부 역시 사당화를 막지 못했다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

류 전 최고위원은 지난 1월 <더팩트>와의 인터뷰([TF인터뷰] 류여해 "홍준표 따라가다 '진짜' 망했다(feat.라이언)"(영상))에서 이런 말을 했었다. "제가 그랬죠. 홍준표 따라가다가 망했다고. '진짜' 망했어요." 한국당이 지금 이렇게 된 것도 비유적이지만, 류 전 최고위원의 말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한국당 비대위원장으로 김병준 교수,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등이 거론된다. 물론, 아직 확정된 내용은 아무 것도 없다. 하지만 류 전 최고위원은 현재 거론되는 인물로는 절대 한국당을 혁신할 수 없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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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랬죠. 홍준표 따라가다가 망했다고. '진짜' 망했어요." 류 전 최고위원은 지난 1월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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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분들을 절대 안 된다. 벌써부터 '구태' '악습' '꼰대'라는 말이 나온다"며 "사실 이런 분들이 오르내린다는 것은 한국당에 인물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왜, 한국당에 인물이 없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젊은 사람들도 있는데 눈을 돌리려고 하지 않는다. 결국, 그렇게 되면 올드보이의 귀한이라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류 전 최고위원은 비대위원장은 당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사람이어야 한다고 보았다. 계파에서 자유로운 사람, 깨끗한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사람이 한국당에 오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다.

그는 "비대위원장이 온다면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홍 전 대표 당시 징계를 당했던 사람들을 모두 풀어줘야 한다. 문재인 정부도 박근혜 정부가 저지른 나쁜 일들을 수습하는 것이 첫 번째 일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즉, 자신을 포함한 많은 당원들의 징계를 풀어달라는 요구이다.

류 전 최고위원은 "비대위원장이 온다면 윤리위에 홍 전 대표와 지도부 등을 회부해야 한다. 정말 우리당이 똑바로 가려고 한다면 이 사람들 모두 출당시키는 게 맞다"며 "김 대행 등 중진 의원들이 의원직을 내놓아야 그나마 국민들이 한국당의 쇄신을 진정성 있다고 느낄 것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상처는 수술하고 도려낸다고 낫지 않는다. 주변 환경까지 다 바꿔야 한다. 따라서 김 대행은 말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또, 집이 불났을 때 우르르 나갔다가, 다시 살 만해지니 다시 우르르 돌아와서 주인인 양 행세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사진=문병희 기자>

☞<하>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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