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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스텔스 잠수함 만들 메타물질 국내 연구진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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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DARPA

(IT뉴스 김들풀 기자) 국내 연구진이 수중에서 음파를 반사시키지 않고, 들어온 그대로 투과시키는 물질을 개발했다. 마치 물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어 수중 스텔스의 핵심기술로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속에서는 전자파나 레이더가 닿지 않기 때문에 음파를 쏜 다음 반사된 파동으로 물체를 탐지한다. 음파는 물체가 있으면 반사되고 없으면 계속 나아간다. 그런데 누구나 알만한 이 상식을 깨는, 그 자리에 있지만 없는 것처럼 탐지되는 물질이 탄생했다.

GIST(지스트) 기계공학부 왕세명 교수팀과 한국표준과학 연구원(KRISS) 안전측정센터 최원재 책임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제로 굴절률의 메타물질을 구현하고 수중실험에 성공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융합과학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Scientific Reports – IF: 4.259)에 5월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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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진이 개발한 제로 굴절률 메타물질

이 메타물질은 음파를 투과시킬 뿐만 아니라 원하는 방향으로 제어할 수 있어 군사, 기계, 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

최근 자연계에 없는 특성을 가진 메타물질(Metamaterial)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투명망토는 메타물질을 활용한 가장 대표적인 기술로 꼽힌다. 투명망토는 원래 양(+)의 방향으로 굴절되는 빛을 극단적으로 제어하고, 나아가 음(-) 또는 제로(0) 굴절률까지 구현한 덕분에 탄생했다.

빛뿐만 아니라 소리의 영역도 마찬가지다. 빛의 굴절을 제어하여 망토가 투명해졌듯이, 음향의 굴절률을 제로로 제어한다면 음파로 탐지하는 수중에서 투명망토와 같은 스텔스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수중 스텔스를 가능케 하는 수중 음향의 제로 굴절률은 컴퓨터를 이용한 가상의 실험으로만 보고되어왔다. 수중에 있는 물질이 물보다 음향의 전달속도가 느려야만 굴절률 제어가 가능하다는 그동안의 가설 때문이었다. 가설대로라면 공기처럼 소리 전달속도가 느린 물질을 물속에 배치해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공동 연구팀은 기존의 ‘느린 물질 가설’을 뒤집는 결과를 제시했다. 발상을 전환하여 물보다 전달속도가 세 배 이상 빠른 구리를 규칙적으로 배치함으로써, 제로 굴절률의 음향양자결정(Phononic Crystal) 메타물질을 구현한 것이다.

연구팀은 새로운 ‘빠른 물질 가설’이 기존 가설과 정반대의 개념이 아니라, 결정구조의 대칭성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는 사실 또한 밝혀냈다. 향후 제로 굴절률 연구의 이론적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제로 굴절률 메타물질에 음파를 쏘면 물질 끝단에서 통과하기 직전과 동일한 위상의 파동이 나온다. 파동의 끊김이나 왜곡 없이 계속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울러 메타물질 끝단의 형태에 따라 음파를 모을 수도, 퍼져 나가게 할 수도 있다.

왕세명 교수는“음향을 원하는 방향으로 제어할 수 있어 기계 및 의학 산업은 물론 건축현장에서 층간소음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으며, KRISS 최원재 책임연구원은“잠수함 표면을 메타물질로 설계한다면 음파탐지시스템으로 결코 관측되지 않는 스텔스 잠수함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itnews@it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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