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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트럼프 "미군 유해 200구 오늘 송환", 김정은, 화성-15형 동창리 파괴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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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과 너무 잘 통해" 성과 자랑 김 "동창리 곧 파괴", 미 "일정 미정" 매티스 "북 비핵화 조치 알지 못해"

중앙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미네소타주 덜루스 유세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에서 송환을 약속한 "미군 유해 200구가 오늘, 이미 되돌아왔다"고 밝혔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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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위대한 전몰 영웅들을 되찾았다. 그들의 유해는 오늘 되돌아 왔다. 이미 200구가 (북한에서) 되돌려 보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저녁 미네소타주 덜루스 연설에서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한국전쟁 실종 미군 및 전쟁포로 유해 송환 성과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아직 미군 당국은 공식 확인을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너무 잘 통했다"며 유해 200구 송환을 알렸다. "그들은 일본 영공 너머로 미사일 발사를 중단했고 모든 핵실험과 핵 연구와 로켓 발사를 중단하는 등 우리가 중단하길 모든 걸 중단했고 시험장도 폭파했다"라고도 말했다.

앞서 미 언론들은 19일 "북한이 수일 내 한국 유엔군 사령부로 상당수 미군 유해를 인도할 예정이며, 이들 유해는 하와이의 히컴 공군기지로 이송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1950~53년 한국전쟁 기간에 3만 6500명의 전사자 외에 7697명이 실종됐다. 과거 북한은 이 가운데 최대 200구의 유해를 발굴해 보관하고 있다고 미국 측에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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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파괴를 약속한 평북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의 발사대 모습 [사진 38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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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유해 송환과 별도로 김정은 위원장이 곧 파괴할 것이라고 약속한 미사일 엔진시험장은 동창리 발사장이라고 이날 미 정부 관리들이 확인했다. CBS 방송은 복수의 미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약속한 시설은 서해 위성발사장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파괴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동창리 시험장(서해 위성발사장)을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의 액체엔진 개발 시험장으로 사용됐다. 지난해 3월 18일 이곳에서 ‘백두산 엔진’이라 불리는 신형 미사일 엔진 연소 실험이 성공하자 이를 지켜본 김정은 위원장이 현장에서 개발자를 업어주기도 했다. 11월 29일 시험 발사에 성공한 미 본토 전역을 포함한 사거리 1만 3000㎞인 화성 15형도 이곳에서 개발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이 2012년 12월 인공위성 광명성 3호를 탑재한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발사한 곳이기도 하다. 미 국무부의 정보 보좌관 출신인 로버트 칼린은 “북한에서 가장 큰 규모의 미사일시험장 파괴는 중대한 의미가 있다”며 "동창리에서 개발된 로켓은 인공위성과 동시에 핵탄두 운반수단인 ICBM 발사에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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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7년 3월 18일 동창리 시험장에서 장거리로켓 엔진 분출 시험에 성공한 뒤 개발자를 업어주고 있는 모습. [조선중앙TV 캡쳐]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동창리 시험장을 곧 파괴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에 미국은 “시험장 파괴를 직접 참관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북한이 현재까지 동창리 시험장에 대한 파괴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 데 대해 미 정부 고위 관리는 CBS 방송에 “미국은 후속 협상을 계속 진행하면서 동창리 시험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CBS는 북한이 파괴를 약속한 미사일 시험장과 한국전 미군 전쟁포로 등의 유해 250여구의 송환 사실을 확인한 건 싱가포르 합의 사항 중 일부 후속 조치가 진행 중임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벨 전 사령관 "을지 훈련, 내년 2~4월 재개해야"
하지만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북한이 어떠한 비핵화 조치를 취했다는 징후는 아직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매티스 국방장관은 이날 국방부에서 기자들이 “역사적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비핵화를 하는 어떤 행동을 한 군사적 징후가 있느냐”고 묻자 “지금은 분명히 프로세스의 맨 앞 단계”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세부 사항을 다루는 후속 협상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시점에선 (결과를) 예단하고 싶지는 않다”라고도 덧붙였다. 싱가포르 합의에 북ㆍ미 정상이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할 방법과 핵 폐기 시간표, 검증 절차 등에 대한 세부 사항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매티스 장관은 한ㆍ미 양국이 싱가포르 회담 합의에 대한 후속 조치로 8월로 예정됐던 을지 프리덤 가디언 훈련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 다음 주 서울을 방문한다고도 말했다. 훈련 중단이 준비태세에 영향을 주는 문제에 대해선 “우리는 관련한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버웰 벨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연합훈련은 북한의 핵 대응이 아니라 침략을 격퇴하려는 목적으로 재래식 전력에 큰 변화가 있지 않는 한 내년 2~4월 사이엔 재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벨 전 사령관은 이 내다봤습니다. 벨 전 사령관은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을지 훈련을 중단한 뒤 6~9개월 안에 재개되지 않으면 사령관을 포함한 군사 역량이 수용할 수 없을 정도까지 위축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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