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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필리핀 셋업범죄에 당했다"… 한국인 선교사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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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무기 소지 혐의로 필리핀 구치소에 20일 넘게 갇혀

목사 측 "셋업범죄에 당해" 주장…국민청원 이틀 만에 1만명 청원

경찰 "대사관과 함께 해당 사실 파악한 상태지만 어려움 겪고 있어

CBS노컷뉴스 송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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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필리핀 마닐라 안티폴로 경찰서에 구금된 상태다. (사진=선교사 A씨 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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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가까이 해외 선교활동을 펼치던 한국인 선교사가 필리핀 경찰에 붙잡혀 한 달 가까이 구치소에 구금돼있다.

불법무기를 소지했다는 이유지만 해당 선교사 측은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며 이른바 '셋업범죄'에 당했다고 호소하고 있다.

18년간 해외 선교활동을 해왔다는 선교사 A씨가 필리핀 경찰에 붙잡힌 것은 지난달 30일.

필리핀 경찰은 A씨를 '불법무기소지' 혐의로 체포했고 현재 A씨는 마닐라 안티폴로 경찰서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다.

필리핀 경찰은 A씨가 운영하는 선교학교에서 수류탄과 권총 등 불법무기가 발견됐다고 밝혔지만 A씨 측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처음 본 물건들이 나왔다"며 "전형적인 셋업범죄에 당한 것"이라고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셋업(Setup)범죄는 필리핀 현지에서 한국인들을 상대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범죄로 알려졌다.

표적을 고른 뒤 총알과 같은 무기류나 마약류 등을 가방에 넣거나 집 내부에 설치해 경찰에 신고한다. 이후 필리핀 경찰은 석방 조건으로 금품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인 여행객을 상대로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여행객의 가방에 총알 등을 넣은 뒤 현지 경찰이 접근해 돈을 뜯는 방식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셋업범죄는 통계조차 잡히지 않고 있다"며 "셀 수 없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포 직후 A씨 가족들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현지 한국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청도 사실을 파악한 뒤 조치에 나섰고 대사관 측 관계자가 수사서류를 검토했지만 셋업범죄에 당했다는 정황이 안 나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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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청원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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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A씨 측은 "필리핀 경찰이 제시한 압수수색영장에는 전혀 다른 곳이 적혀있지만 경찰은 엉뚱한 곳을 압수수색한 뒤 불법무기가 나왔다고 말했다"며 "또 압수수색 후 필리핀 경찰은 출두명령서를 수차례 보냈다고 말하지만 출두명령을 단 한번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임한 필리핀 현지 변호사가 2억 원을 합의금으로 제시하자고 했지만 거부했다"며 "선교사가 교인들의 헌금을 부정한 방법으로 쓸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A씨의 석방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사흘 만에 1만 8천 명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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