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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TF확대경] 신한금융, 카드사 '주춤'에 고민…비은행 강화 방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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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는 비은행 부문 실적에서 대부분을 신한카드에 의존하고 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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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효자' 카드·'열세' 보험 대응법은?

[더팩트ㅣ서민지 기자] 신한금융지주(신한금융)가 그룹 내 '효자 계열사'인 신한카드의 수익성 확보를 위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신한카드가 비은행 부문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카드업황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떨어지는 보험 등 다른 계열사 확대도 필요한 상황이다.

신한금융은 금융지주사 중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로 계열사 간 고른 성장세를 보여줬다. 비은행 수익 대부분은 신한카드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신한금융의 실적에서 44%를 비은행에서 거둬들였는데, 이 중 신한카드가 29%를 차지했다. KB금융의 경우 비은행의 실적 기여도는 34%로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증권 등이 비교적 고르게 분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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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카드업황이 좋지 않으면서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 또한 고민이 많아진 상태다. /신한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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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카드 실적 저조에 수익성 '고민'

신한카드는 지난 2007년 LG카드가 그룹에 편입된 이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룹의 비은행 부문 수익도 대부분 카드에서 벌어들이고 있어 신한카드는 그룹 내 '효자'로 꼽힌다. 그만큼 신한카드에 대한 그룹의 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최근 카드업계 업황이 좋지 않으면서 신한카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은행에서 상당 부분이 신한카드에 쏠려 있는 만큼 신한카드의 수익성 악화는 고스란히 그룹 실적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신한카드의 1분기 순이익은 1391억 원으로 전년보다 65.4% 감소했다. 지난해 발생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10.4% 늘어났다. 지난해 1분기에는 3600억 원(세후 2600억 원)의 충당금 환입 등이 반영된 바 있다.

신한카드는 최근 몇 년간 비자카드, 마스터카드 주식 매각 등으로 수익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하지만 현재 팔 수 있는 주식이 마땅히 없어 일회성 비용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가계부채 규제, 금리인상 기조 등 카드업황마저 좋지 않다.

카드사가 전반적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점유율 또한 떨어지는 추세다. 신한카드의 시장점유율은 2013년 25.9%에서 지난해 24.2%로 뒷걸음질 쳤다. 이에 따라 2위사인 KB국민카드와 격차는 2013년 7.0%포인트에서 5.5%포인트까지 좁혀지게 됐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신한금융의 '아픈 손가락'은 신한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룹 내 신한카드의 존재감이 큰데, 카드업계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어 고민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경쟁환경 변화에 맞춰 '디지털화'에 집중하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 '신한FAN'을 중심으로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는 한편 호텔스닷컴, 에어비앤비, 우버, 페이팔 등 글로벌 사업자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국내 카드업황이 어려워진 만큼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해서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특히 그룹 내 시너지와 매트릭스 업무체계를 활용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전체 수익 중 10% 이상을 글로벌 사업에서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외형 성장보다 장기 성장 관점의 영업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내부 자원 재배치, 마케팅 체질 개선을 통해 계속 성장성을 담보할 수 있는 회원기반·제휴영업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도 글로벌 사업 확대를 강조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올해 초 베트남 푸르덴셜소비자금융을 인수하는 등 해외 시장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라며 "은행이 마련해놓은 해외 인프라를 통해 카드도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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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생명이 그룹 내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아 업계 안팎에서 신한금융지주의 M&A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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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부문, 어떻게 확대할까? M&A 행보는

비은행 부문이 카드사에 쏠린 만큼 보험 등 타 계열사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LG카드 인수 이후 뚜렷한 M&A 성과를 보이고 있지 않아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신한금융은 M&A 시장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그동안 내·외부 행사에서 "M&A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최근에는 ING생명 인수를 두고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매각 가격 등에서 이견이 생기면서 협상이 최종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매각 매물이 등장할 때마다 시장에서는 신한금융을 주요 인수자로 꼽았다.

M&A를 대비해 미리 실탄 확보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신한금융은 지난 4월 원화 신종자본증권 1500억 원치를 발행했다. 5000억 원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도 발행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달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로부터 기업신용등급 'A1'을 획득하면서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이 한층 수월해졌다. 신용등급이 올라가면서 조건부자본증권 발행 '투기등급'에서 '투자등급'으로 개선됐다.

업계에서는 신한금융이 해외 시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영웅 부사장이 지난 2월 컨퍼런스콜을 통해 "국내보다 글로벌에 우선순위가 있다"고 밝힌 데다 최근 조 회장이 중동에 이어 홍콩, 호주 등을 방문하며 글로벌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국내외 어디든 기회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도모할 것"이라면서도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이 20% 정도가 돼야 하는데, 국내의 경우 이를 충족하는 회사가 많지 않아 해외 쪽에 관심을 더 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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