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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강력한 멕시코 왼쪽 라인... 엷어진 뒷공간에 기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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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팀 2차전 전략

멕시코, 독일과 1차전에서

왼쪽 공격 비중 58%나 차지

우리에겐 최대 경계 대상이자

역습할 수 있는 공략 포인트

공격 나설 오른쪽 미드필더

이재성 이승우 중 낙점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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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선수들이 19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파르타크 훈련장에서 회복훈련을 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류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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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파르타크 운동장. 차두리(38) 대표팀 코치가 웃는 얼굴로 선수들에게 장난을 걸기 시작했다. 황희찬(22ㆍ잘츠부르크)과 이승우(20ㆍ베로나) 얼굴이 이내 밝아졌다. 전날 스웨덴에 패한 직후 잔뜩 굳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을 지나갔던 차 코치는 하루 만에 표정을 바꾸고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이재홍(35) 피지컬 코치도 스웨덴전에서 페널티킥을 허용한 자책감에 경기 뒤 눈물을 흘린 김민우(28ㆍ상주상무) 어깨를 두드렸고 ‘고참’ 구자철(29ㆍ아우크스부르크)은 훈련 내내 끊임없이 후배들에게 말을 걸며 독려했다. 선수단은 19일 저녁 신태용(49) 감독 주재로 미팅을 열어 의기투합했다. 태극전사 식단을 책임지는 김형채 조리장도 저녁식사로 돼지고기를 듬뿍 넣은 김치찌개와 삼겹살을 식탁 위에 올려 선수들 사기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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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왼쪽) 어깨를 두드리는 이재홍(가운데) 피지컬 코치. 상트페테르부르크=류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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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전 패배는 뼈아프지만 러시아월드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국은 좋은 싫든 앞으로 최소한 두 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박지성(37) SBS 해설위원도 “선수들이 승패를 떠나 자기가 가진 걸 그라운드에 다 쏟아낸다는 마음을 부담을 덜었으면 좋겠다”며 “여기서 포기하면 진짜 최악의 월드컵이 되는 것”이라고 분발을 촉구했다.

신태용호의 다음 상대는 ‘북중미의 맹주’ 멕시코(한국시간 24일 0시 로스토프 아레나)다.

멕시코의 왼쪽 라인을 주목해야 한다. 가장 경계해야 할 라인인데다 동시에 공략 포인트다. 멕시코는 독일과 1차전에서 왼쪽 공격 비중이 58%로 중앙(29%), 오른쪽(13%)에 비해 월등이 높았다. 독일전 결승골의 주인공인 왼쪽 미드필더 이르빙 로사노(23ㆍ아인트호벤) 뿐 아니라 왼쪽 풀백 헤수스 갈라르도(24ㆍ푸마스)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한다. 전략가인 카를로스 오소리오(57) 감독이 독일과 다른 전략으로 한국을 상대할 가능성이 높지만 왼쪽 공격을 즐겨 하는 팀 컬러까지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세윤 전 국가대표 분석관은 “팀이 가진 기본 성향까지 포메이션에 따라 바뀌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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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로사노(왼쪽)가 지난 18일 독일과 F조 1차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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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스웨덴전에서 드리블하는 손흥민. 니즈니노브고로드=류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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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멕시코가 밀고 올라올 때 자연스럽게 엷어지는 왼쪽 뒷공간은 한국에게 기회의 공간이다. 신태용(49) 감독은 이 지역을 깨부술 오른쪽 미드필더로 이재성(26ㆍ전북)이나 이승우 중 한 명을 낙점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 능력을 겸비한 이재성은 스웨덴전에서도 10.789km를 뛰어 한국 선수 중 활동량이 최고였다. 이승우는 이재성보다 좀 더 빠르고 공격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손흥민(26ㆍ토트넘)과 황희찬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두 선수는 스웨덴전에서 한국 선수 중 전력질주(손흥민ㆍ46회)와 최고속도(황희찬ㆍ32.40km/h)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그러나 멕시코에서 두 부문 1위를 차지한 오른쪽 공격수 미겔 라윤(30ㆍ세비야ㆍ전력질주 51회, 최고속도 30.82km/h)에 비하면 낮은 수치다. 박지성 SBS 해설위원은 “수비에 중점을 둬도 손흥민이나 황희찬이 이따금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야 상대 수비가 위협을 느낀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역습을 펼칠지 충분히 계산하고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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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중원의 살림꾼인 미드필더 엑토르 에레라.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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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중앙 미드필더 ‘콤비’인 엑토르 에레라(28ㆍFC포르투)와 안드레스 과르다도(32ㆍ세비야) 역시 경계 대상 1호다.

두 선수는 상대 공격의 일차 저지선이자 공격의 시발점으로 한국의 기성용(29ㆍ스완지시티)과 비슷하다. 로사노나 라윤, 하비에르 에르난데스(30ㆍ웨스트햄) 등 공격진이 빛날 수 있는 것도 중원의 에레라와 과르다도 덕분이다. 이 중 에레라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멕시코의 ‘황금세대’ 출신으로 당시 조별리그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끌던 한국을 만나(0-0 무) 기성용과 맞대결했다. 6년 만의 리턴매치인 셈이다. 독일전에서 11.592km로 멕시코 선수 중 가장 많이 뛴 에레라는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이 꼽은 조별리그 1라운드 전체 베스트11에 로사노와 함께 포함됐다.

한국은 최전방 공격수까지 하프라인 근처로 내려와 중원 싸움에 가담해줘야 승산이 있다. 김세윤 분석관은 “멕시코를 상대로 라인을 끌어올려 맞불 작전으로 나가면 대량 실점 위험이 있다. 그렇다고 스웨덴전처럼 수비 일변도로 나섰다가는 90분 내내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다가 아무것도 못 해보고 끝날 수 있다”며 “멕시코는 공격 전개가 굉장히 빠르다. 중원에서 상대와 피 튀기게 거친 정면 승부를 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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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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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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