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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거실서 '눈뜬' AI 혁명…도시로, 모든 산업으로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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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가보지 않은 길]⑨AI가 만들어가는 세상]

#오전 7시 AI(인공지능) 스피커의 알람으로 눈을 뜬 40대 직장인 김진우 씨. AI 냉장고가 알려준 개인 맞춤형 식단에 따라 가볍게 아침 식사를 하고 AI 스피커가 알려주는 날씨 정보를 들으며 출근 준비를 했다. 회사 가는 길 AI 내비게이션이 도로 사정에 따라 안내하는 루트를 따라 회사에 도착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김 씨는 스마트폰 AI를 통해 근처 병원을 예약했다. 예약 시간에 맞춰 병원을 찾은 김 씨는 AI 의사의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 받았다. AI 챗봇이 조언하는 금융 상품 정보를 들으며 퇴근해 현관문을 열며 “나, 왔어”라고 말하자 집 안 조명이 켜지고 공기청정기가 가동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생활 속으로 파고 들고 있다. 집 안에서 도로, 사무실, 병원, 금융기관 등 AI 서비스가 도입되기 시작한 것. 스마트폰에서 음성 명령을 알아듣고 수행하는데 그쳤던 AI 플랫폼은 다양한 기기와 분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생활 속의 AI, 어디까지 왔나= AI 서비스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AI 음성 스피커다. 지난해부터 SK텔레콤 ‘누구’ KT ‘기가지니’ 네이버·LG유플러스의 ‘클로바’, 카카오의 ‘카카오미니’ 등이 상용화되며 국내에서도 대중화 단계로 접어들었다. 삼성전자와 구글도 연내 AI 스피커 시장에 가세할 전망이다. 가전 스피커 시장은 ‘음성 인식’ 인터페이스와 음향 기기라는 ‘잘맞는 궁합’을 통해 AI 서비스의 대중화에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제 AI 서비스는 냉장고, TV, 에어컨 등 주요 가전기기는 물론 출입문 보안·냉온방기·가전기기 절전 등 홈 IoT 서비스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실제 통신, 포털사업자 등 AI 플랫폼 기업들은 주요 건설사들과 손잡고 AI 아파트 짓기에도 한창이다. AI 아파트란 보안, 전력, 난방, 조명, 주차 등 주요 주거 시스템과 가전기기들을 AI, IoT(사물인터넷) 기술로 묶은 아파트를 말한다.

도로와 도시 전반으로 AI 서비스를 확장하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AI 기능을 탑재한 차량과 내비게이션, 스마트 도로 시스템이 도입되면 교통 체증과 사고가 줄어들고 효율적인 교통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자율주행 시스템에서도 AI는 필수다. 예를 들어 수 많은 교통 데이터를 통해 학습한 AI 차량이 스마트 도로의 신호 체계와 통신하며 가장 효율적인 루트와 신호에 따라 자율적으로 운행할 수 있다. 아직은 네트워크 환경 등에 따라 상용화되지는 못했지만 머지 않은 미래에 볼 수 있는 장면들이다.

스마트 도로를 포함해 도시 조명, 에너지 등 도시의 주요 시스템을 지능화하는 스마트시티 역시 AI가 활용되고 있다. 조성선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수석연구원은 “바야흐로 AI 상용화 시대가 막을 열었다”면서 “앞으로 2~3년에 걸쳐 상용화가 진전돼 2020년 경에는 보급 확산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AI 도입 효과 얼마나?= 각 산업 영역에서 AI는 경쟁력을 높이는 매개체로 인식되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 선전하고 있는 IBM의 의사로봇 ‘왓슨’이 대표적이다. 왓슨은 암 진단, 유전체 분석, 신약 치료법 개발, 임상시험 매칭, 의료영상 분석까지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했다. 국내에서도 가천대 길병원 등 7개 종합병원이 왓슨 시스템을 도입했다. 구글, 아마존, 애플, 엔비디아 등 글로벌 주요 IT 기업들도 헬스케어 AI 시스템을 개발하며 경쟁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KT, 카카오, 네이버 등이 주요 병원과 손잡고 AI 헬스케어 영역 진출을 모색 중이다.

유통, 소비 영역에서도 AI 접목이 활발하다. 윤리 문제, 책임소재 등에 민감한 의료 분야에 비해 적용 속도 또한 빠르다. 빅데이터를 통해 소비자별 맞춤형 쇼핑 정보 제공하는 건 기본. 음성 스피커를 통해 간편하게 쇼핑하는 기능도 보편화 되고 있다. 아마존의 알렉사나 구글의 구글어시스턴트가 대표적이다. 구글은 최근 연례 개발자회의 구글 I/O 2018에서 AI가 인간처럼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식당, 병원 등을 예약하는 ‘듀플렉스’ 기능을 선보이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주요 유통업체들이 AI 플랫폼 기업들과 제휴를 통해 음성 주문 결제 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예컨대 CJ오쇼핑은 SK텔레콤과 연계해 TV 홈쇼핑 업계 최초로 AI 음성주문, 결제 서비스를 도입했고 티몬과 네이버도 AI 쇼핑 서비스 제휴를 맺었다. KT도 롯데백화점, NS홈쇼핑 등과 함께 AI 쇼핑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금융, 제조, 물류, 농수산업 등으로 AI 기술 접목이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최근 산업 전반에 AI를 응용한 사례를 분석해 소매, 물류, 헬스케어 등 19개 산업에 AI 기술을 접목할 경우 연간 3조5000억~5조8000억 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추산했다.

김은령 기자 tauru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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