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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주파수에도 자릿값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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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끝난 5G(5세대 이동통신)용 주파수 경매에서 SK텔레콤KT는 3.5기가헤르츠(3.42~3.7㎓) 대역에서 나란히 100메가헤르츠(㎒)씩 확보했다. 하지만 낙찰가로 SK텔레콤은 1조2185억원, KT는 9680억원을 썼다. 같은 폭의 주파수를 낙찰받았지만 SK텔레콤이 KT보다 2505억원을 더 쓴 것이다.

그 이유는 주파수 위치도 경매했기 때문이다. 이번 경매는 주파수 폭을 결정하는 1단계와 위치를 정하는 2단계로 나눠 진행됐다. 주파수는 데이터가 지나가는 고속도로다. 주파수를 더 많이 확보할수록 더 넓은 공간에서 데이터를 보낼 수 있어 데이터 전송 속도도 빨라진다. 폭 못지않게 위치도 중요하다. 통신업체들은 향후 정부의 추가 주파수 공급을 대비해 확장성이 높은 위치의 주파수를 선호한다.

SK텔레콤과 KT는 1단계 경매에서 100㎒ 폭을 똑같이 9680억원으로 낙찰받았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위치를 정하는 2단계 경매에서 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높은 2505억원을 제시해 가장 위쪽을 확보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가장 위쪽의 주파수를 확보하면 더 위쪽으로 주파수 폭을 확장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KT는 위치 경매에서 0원을 써내면서 중간 위치에 만족했다. 이렇게 되면 추가 확장은 불가능하다.

LG유플러스는 7744억원을 쓰며 주파수 폭 80㎒를 확보하는 데 그쳤지만, 가장 아래의 위치를 차지하는 데 351억원을 썼다. 현재는 다른 공공 주파수와의 간섭 문제로 더 아래쪽으로 주파수 폭을 넓히긴 힘든 상황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통신 기술이 발달하면 간섭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향후 주파수 폭을 넓힐 여지가 크다"고 했다.

이기문 기자(rickym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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