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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웃지 못할 골잔치… 자책골 벌써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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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대회 전체 기록과 같아

비디오판독 도입-수비강화 영향… 17경기서 페널티킥 10차례 나와

2018 러시아 월드컵 득점왕은 선수가 아닌 ‘유령’일까.

1라운드를 넘어선 월드컵 조별리그 초반 페널티킥골, 자책골이 쏟아지고 있다.

페널티킥 득점은 2경기당 1번꼴로 나오는 단골 득점 장면이 됐다. 20일까지 치른 17경기에서 10차례의 페널티킥이 주어져 8골이 나왔다. 페널티킥의 급증에는 비디오판독(VAR)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10번 중 4번(40%)은 VAR에 의해 페널티킥으로 판정이 번복된 케이스다. 한국도 18일 스웨덴전에서 VAR의 ‘희생양’이 됐는데, 이때 내준 페널티킥이 결승골(0-1 패)이 됐다. 역대 월드컵 최다 페널티킥은 1990 이탈리아, 1998 프랑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나온 18개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현 추세대로라면 약 38개의 페널티킥이 나올 것으로 예상돼 기록 경신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페널티킥 득점에 못 미치지만 자책골 또한 역대급이다. 20일 경기에서 승리한 세네갈과 러시아가 각각 첫 득점을 상대 자책골로 얻는 행운을 맞기도 했다. 17경기에서 기록된 전체 42골 가운데 자책골은 5골. 일정의 25%가 지난 상황에서 벌써 2014 브라질 월드컵 전체 자책골과 동률을 이뤘다. 역대 최다였던 1998 프랑스 월드컵의 6개도 곧 갈아 치울 기세. 중국 시나스포츠는 20일 “러시아 월드컵에 득점 1위보다 강력한 ‘자책골’이라는 유령 공격수가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는 조별리그 초반 뚜렷하게 드러난 강화된 압박축구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각 팀이 패배하지 않기 위해 압박수비를 펼치는데 이 과정에서 위험지역 안에서의 파울도 빈번해지고 있다. 주심의 눈을 속이는 데 성공한 반칙도 비디오 심판까지 속이지는 못하고 있다.

그물망 수비를 뚫기 위한 ‘정교한’ 세트피스도 한몫하고 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공격과 수비 간에 치열하게 공 다툼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한층 날카로워진 킥은 같은 팀 선수의 머리 또는 발, 혹은 상대 수비수의 팔 또는 어깨 등 예측 못한 부분을 향한다.

하지만 리그 후반부에는 정지 화면보다 역동적인 장면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월드컵 초반 탐색전을 위해 각 팀이 수비축구를 펼쳤고 이를 깨는 전략으로 정교한 세트피스에 의한 득점이 많이 나왔다. 당락이 결정될 조별리그 후반 즈음에는 극단적인 공격 전술, 선수 개인기에 의한 현란한 득점 장면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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