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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모스크바 라이브]절반 함성, 절반 야유…호날두는 슈퍼맨처럼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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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포르투갈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0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 모로코와 경기에서 전반 4분 헤딩 선제골을 터뜨린 뒤 ‘호우’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제공 | 국제축구연맹(FIFA)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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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즈니키 스타디움이 나란히 붉은 유니폼을 입은 포르투갈, 모로코 응원단으로 붉은 물결을 이루고 있다. 모스크바 | 김용일 기자 kyi0486@sportsseoul.com



[모스크바=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호우~!”

20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 킥오프 4분 만에 헤딩 선제골을 터뜨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호우 세리머니’를 펼치며 골대 뒤 포르투갈 팬들이 합창했다. 나란히 붉은 계열 유니폼을 입은 포르투갈, 모로코 팬은 루즈니키 스타디움을 8만여 붉은 물결로 만들었다. 그러나 호날두를 향한 반응은 킥오프 전부터 엇갈렸다.

킥오프 10분 전 선수 입장 대기중인 포르투갈 캡틴 호날두가 등장했다. 한쪽 포르투갈 관중석에서는 어마어마한 함성이, 반대편 모로코 관중석에서는 거센 야유가 쏟아졌다. 스페인과 1차전 해트트릭 원맨쇼를 펼친 호날두를 지지하는 포르투갈과 러시아 현지 팬과 다르게 이란에 일격을 당한 모로코는 이날 반드시 승점을 따내야 했다. 당연히 슈퍼스타 호날두의 기를 꺾고자 애썼다.

하지만 호날두는 역시 호날두였다. 스페인전 해트트릭으로 기세를 올린 호날두는 모로코 수비가 예열을 가하기도 전에 허를 찔렀다. 코너킥 기회에서 주앙 무티뉴가 이어받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차올린 공을 문전에서 상대 수비 동선을 읽은 뒤 번개같은 헤딩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스페인전에서 왼발(1골)과 오른발(2골)로 골맛을 본 그는 이번엔 머리로 해결하면서 쾌조의 몸 상태를 증명했다.

호날두는 이전 3개 대회(2006 독일, 2010 남아공, 2014 브라질)에서 각각 한 골씩 만 넣었다. 월드컵에서는 세계 최고 공격수답지 못한 득점 기록이다. 그러나 전성기 기량으로는 마지막 월드컵이 될지 모르는 러시아에선 그야말로 눈부시다. 2경기 4골을 터뜨렸다. 러시아의 데니스 체리셰프(3골)를 제치고 득점 단독 선두로 복귀했다. 또 152번째 A매치에서 통산 85번째 득점에 성공하면서 유럽 선수 A매치 최다골 신기록을 세웠다. 이전까지 헝가리의 페렌츠 푸스카스(89경기 84골)와 타이였다.

2년 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조국이 우승할 때도 남다른 리더십을 뽐낸 그는 이번 월드컵에서도 마찬가지다. 경기력을 최대치로 발휘할 뿐 아니라 경기 중 2선, 후방에 있는 동료들의 위치와 템포까지 잡아주면서 팀의 기둥다운 역할을 해내고 있다. 상대 수비로선 호날두의 존재가 그만큼 더 커진 셈이다.

모로코는 호날두를 저지하고자 거칠게 맞섰다. 주장인 수비수 메흐디 베나티아가 전반 24분 호날두가 측면에서 공을 잡을 때 왼다리를 걷어찼고, 전반 40분엔 하프라인에서 호날두에게 거친 태클을 시도했다가 경고를 받았다. 호날두의 파괴력을 제어하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호날두가 쓰러질 때마다 포르투갈 팬들은 베나티아를 향해, 모로코 팬은 주심을 향해 야유를 떠들썩하게 보냈다.

호날두는 언제나처럼 개의치 않았다. 공격 뿐 아니라 모로코 공세 때 수비에도 적극가담하면서 힘을 불어넣었다. ‘슈퍼맨’처럼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경기 흐름을 이끌었다. 8만여 관중의 함성을 제어했다. 해트트릭에 이어 두 번째 경기에서 1-0 신승 결승골을 해내면서 조국에 대회 첫 승리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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