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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Big Change] '新북방경제' 모든 길은 한반도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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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도약의 날갯짓, 창간 18주년 fn이 함께합니다
70년만에 찾아온 평화무드.. 한국 경제 새 기회의 시대
북·중·러·중앙아시아 접경지 철도 등 육로 연결 기대감


파이낸셜뉴스

그 어느 해보다 뜨거웠던 한반도의 6월. 황해도 연백군과 불과 2㎞ 거리에 위치한 인천 강화군 교동도에 20일 백로 한 마리가 남북을 가로막은 철책선 위를 날며 자유로이 오가고 있다. 분단 70년의 상징인 철책이 여전히 앞을 가로막고 있지만 냉전 시대가 가고 화해와 평화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철책 너머로 손에 잡힐 듯한 북녘 땅을 자유롭게 오갈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파이낸셜뉴스는 창간 18주년을 맞아 진정한 남북 화해와 신북방경제 시대 개막을 온 국민과 함께 염원한다. 사진=서동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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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중국·중앙아시아=특별취재팀】 분단 70년, 끊어졌던 길이 이어진다. 남북의 경계를 넘어 유라시아 대륙으로 뻗어가는 한반도의 대동맥이다.

지난 13일 중국 훈춘을 떠난 화물열차가 러시아 국경을 넘었다. 열차는 훈춘과 30여㎞ 떨어진 러시아 연해주의 크라스키노(옛 지명 연추) 해안 평야를 시원스럽게 가로지른다. 20개가 넘는 컨테이너를 실은 긴 화물열차다. 해안선을 따라 길게 뻗은 철길은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시베리아를 넘어 유럽으로 나간다. 옛 발해의 땅, 연해주 북동해의 검푸른 파도가 넘실댄다. 유엔 제재로 북한과는 교역이 거의 끊긴 상태다.

몇 년 전 새로 놓은 러시아 하산과 북한 나진을 잇는 철로는 녹이 슬었다.

현지에서 만난 알파토프 발레리 연해주 하산 군수는 "남북 경협이 활발해지면 북한, 중국 국경을 접한 하산을 3국으로 가는 철도 허브로 만들 것이다. 하산은 철길이 하나밖에 없는데, 이를 2개 라인으로 확장하고 도로도 넓힐 계획을 갖고 있다. 남북 화해가 실현되면 러시아 정부가 이 프로젝트를 곧바로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날, 북한과 압록강을 사이에 둔 중국 단둥의 거리는 활기에 찼다. 압록강철교(중조우의교)에는 북한에서 온 화물차량 행렬이 이어졌다. 식량 등을 실은 화물차들이다. 압록강철교(944m)는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관문이다. 이전보다 통관 단속은 느슨해졌다. 최근 잇따른 남북, 북·중, 북·미 정상회담 이후의 변화다. 압록강철교 근방의 평양고려식당에서 만난 한 무역업체 대표는 "유엔 대북제재 이후 사실상 휴점이었다. 요즘 북·중 교역이 조금씩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 북한 개방에 대비해 사업확장 계획도 세워뒀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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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가 꽉 막혔던 북·중·러 접경지역 물류의 물꼬를 트고 있다. 남북한의 새로운 경제협력으로 '신(新)북방 경제벨트'가 열릴 것이라는 희망이자 기대다. 한반도 평화가 끊긴 길을 잇고 우리 민족의 대동맥이 북한을 넘어 러시아, 중국, 중앙아시아, 북극으로 뻗어나간다.

한반도의 철길과 도로를 이어 물류가 통하고, 천연가스와 전력 등 에너지가 연결된다. 대륙과 단절된 '섬'이 아닌 진정한 반도(半島)로서의 출발이다. 우리에겐 무궁무진한 가능성의 땅, 신북방 시장이 열리고 있다.

알파토프 하산 군수는 기자와 만나 "남북 경협이 실현돼 철도, 도로 등이 이어지면 러시아, 중국, 몽골로 나아가는 새로운 실크로드가 만들어질 것이다. 이 실크로드는 바로 한반도에서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하랸 가기크 연해주 부지사는 "한반도 철길이 러시아횡단철도와 이어지면 새로운 도시와 항구가 생길 것이다. 신기술도 들어오고 산업도 발전한다. 아주 중요한 프로젝트"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중앙아시아 자원부국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에서도 남북 경협에 거는 기대감이 엿보인다. 철길이 이어지면 한국과 중국, 러시아, 중앙아시아가 하나의 길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물류 허브'로 성장하겠다는 것이다.

엘란 카린 카이로프 카자흐스탄 투자개발부 투자위원장은 "유라시아와 한반도의 철도가 연결되면 남한의 화물이 육로를 따라 카자흐스탄을 거쳐 유럽까지 나갈 수 있다"며 "한국의 정보기술(IT), 제조업 등 신산업 기업의 진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kjung@fnnews.com 특별취재팀 정상균 팀장 이환주 한영준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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