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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불이 안 나 다행이지"…소화전 관창 도난 아파트 주민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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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19일 오전 광주 광산구 한 아파트의 소화전이 소방호스와 연결돼 물을 내뿜는 장치인 관창이 없는 채로 있다. 일부는 소방 호스 일부도 잘려 있고(왼쪽) 일부는 관창만 사라졌다.2018.6.20/뉴스1 © News1 한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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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한산 기자 = "지금까지 불이 안난 것에 감사해야 할까요. 빨리 새로 설치해야 합니다."(장을 보고 돌아오던 아파트 주민 김모씨)

소방호스와 연결돼 물을 내뿜는 장치인 관창이 300개 넘게 사라진 광주 광산구 운남동의 한 아파트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아파트 안 정자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던 주민 정모씨(66·여)는 "사망자가 발생했던 군산 클럽 화재에서도 내부에 소화전이 없었다는 보도를 봤다"며 "지금까지 불이 나지 않아서 다행이지, 그 사이에 불이 났으면 어떡했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모씨(71·여)도 "이런 걸 도둑질하는 놈들은 크게 처벌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도난 사실이 확인된 지 30일 가까이 됐지만 이 아파트 소화전 안에는 소방호스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입주자대표회의를 거쳐 관창 400개와 소방호스 150개를 주문했고, 1~2일 내 설치를 마칠 계획"이라며 "내부 절차 없이 관리사무소가 마음대로 돈을 쓸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1년에 두 번 실시되는 소방점검을 받는 과정에서 층마다 있는 소화전 내 관창이 사라진 사실을 발견했다.

관리사무소는 아파트 모든 옥내소화전을 조사해 14개 동 중 12개 동에서 관창 350개 가량이 사라진 사실을 확인해 24일 경찰에 신고했다.

도난 당한 관창 350여개 중 150여개에서 소방호스를 절단한 흔적이 발견됐고, 나머지 200여개는 절단하지 않고 관창만 떼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소방점검 때는 관창에 이상이 없었다는 관리사무소 측 진술을 토대로 지난달 소방점검까지 6달 사이에 이같은 범행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범인의 뒤를 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가 없는 2~20층 사이 소화전에서 관창을 훔쳐갔다"며 "인근 고물상 탐문 등을 통해 범인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아파트 출입구에는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는 보안장치가 없고, CCTV도 1층과 승강기에만 설치돼 있다.

광산소방서는 유사 피해 확인에 나섰다.

광산소방서 관계자는 "지금까지 이 아파트 외에 다른 아파트에서 관창 도난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광주소방본부나 우리 서에서 아직까지 전수조사에 대한 지시는 내려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s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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