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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외국인 절도·강도 주의” 오사카 지진 후 SNS 유언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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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정부 “진위 잘 확인” 당부

지난 18일 일본 오사카(大阪) 북부 지방을 강타한 규모 6.1의 지진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외국인에 대한 차별을 부추기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고 20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이에 일본 법무성은 이례적으로 SNS상에서 “진위를 잘 확인해달라”고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오사카 지진 후 트위터에는 “재일 외국인의 절도·강도에 아무쪼록 주의를” “외국인은 지진에 익숙지 않으니까 맨 먼저 편의점을 강도질하거나 공항에 쇄도할 것” 등의 글이 잇따랐다. “중요문화재가 파괴되고 있다. 지진 때문에? 외국인의 가능성도?”라는 글도 있었다. 이에 대해 “지진을 구실로 차별을 부추기지 말라” 등의 비판글도 올라오고 있다.

법무성 인권옹호국도 트위터를 통해 “재해 발생 시에는 인터넷상에 차별이나 편견을 부추길 의도로 허위 정보가 올라올 가능성도 있다”며 냉정한 행동을 당부했다. 법무성이 재해 시 이런 내용을 SNS상에 올리는 것은 처음이다. 법무성 측은 “재해 시는 유언비어가 있을 수 있어 하루빨리 주의를 환기시켰다”고 밝혔다.

법무성은 지난 3일 시행 2년째를 맞은 ‘헤이트스피치’(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 혐오 발언) 억제법의 주무 부처다. 헤이트스피치 억제법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상의 차별 선동은 사실상 방치 상태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트위터 재팬도 인종차별적인 투고 등이 있을 경우 투고자에게 삭제를 요청하고, 삭제하지 않으면 계정을 영구 동결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2016년 일본 서남부의 구마모토(熊本) 지진 때에도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뿌렸다”는 유언비어가 인터넷상에 나돌았다.

1923년 간토(關東) 대지진 때도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유언비어가 나돌아 일본인 자경단, 경찰, 군인 등이 재일조선인 등을 학살했다.

<도쿄 | 김진우 특파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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