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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7월부터 저소득층 건강보험료 평균 21%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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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건강보험료 부과방식 소득 중심으로 개편

저소득층 약 590만 세대는 건보료 2만2천원 내려

월급 외 별도 고소득 올리는 직장인은 인상

재산·소득 많은 피부양자도 새로 건보료 내야



다음달부터 저소득층의 건강보험료(건보료)가 평균 21% 내려간다. 건강보험료 부과방식이 소득과 고가의 재산 중심으로 책정되도록 개편됐기 때문이다. 반면 소득이나 재산이 매우 많은 일부 고소득층의 경우 건보료는 올라간다.

보건복지부는 다음달 1일부터 건보료 부과 방식이 개편돼 7월 25일께 고지되는 7월분 건보료는 이전과 달라진다고 20일 밝혔다. 현재와는 달리 직장 및 지역 가입자 모두 소득이나 재산이 많으면 건보료가 더 올라가고, 재산이 많거나 소득이 높은 피부양자도 건보료를 내는 방식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지역가입자 약 589만세대의 건보료가 한달 평균 2만2천원이 줄어들고, 고소득 피부양자나 소득 상위 1%에 속하는 직장인 등 84만세대는 건보료를 새로 내거나 오르게 된다. 건보료 부과체계 변경은 지난해 1월 23일 정부의 개편안 발표 뒤 국회에서의 논의를 거쳐 두달 뒤인 3월30일 건강보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이번에 실시된다.

■ 지역가입자 10가구 가운데 약 8가구는 건보료 인하 건강보험 지역 가입자의 경우 현재 성별, 나이별 등으로 소득을 추정해 부과하던 방식이 폐지되고 고가를 제외한 재산 및 자동차에 대한 건보료가 낮아진다. 이에 따라 전체 지역가입자 가운데 77%에 속하는 가구의 건보료가 한달 평균 약 2만2000원 줄어든다. 그동안 실제 소득이 없거나 적더라도 성별 및 나이별로 소득을 추정해 부과하는 방식 때문에 건보료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많았다. 예를 들어 ‘송파 세모녀’와 같은 저소득층은 소득이 거의 없었지만 성과 나이로 소득을 추정해 건보료를 책정했기 때문에 한달 4만8천원이 부과됐다. 실제 부담 능력에 견줘 많은 건보료를 내야 했기 때문에 부담이 컸던 것이다. 이에 앞으로는 성 및 나이별 평가소득을 폐지하는 대신, 한해 소득이 100만원 이하인 지역가입자에게는 한달 1만3100원의 최저 보험료를 부과한다. 최저보험료 도입으로 일부 저소득층의 경우 건보료가 오를 수 있으나, 이 경우 2022년 6월까지 기존 수준만 내도록 인상액 전액이 감면된다. 한해 소득이 100만원이 넘는 경우에는 소득 수준에 따라 건보료 납부하면 된다.

재산에 부과되는 건보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재산 보유액 가운데 일부를 제외하고 건보료를 책정한다. 이에 따라 현재 재산에 대한 건보료를 내는 지역 가입자의 31%인 191만 세대는 재산 건보료는 없어지며, 56%인 339만세대는 재산 건보료가 40% 인하된다. 고가의 재산을 소요한 경우에는 인하 혜택 대상에서 빠진다.

자동차의 경우 소형차(배기량 1600cc 이하)나 9년 이상 사용한 자동차와 생계형으로 볼 수 있는 승합·화물·특수자동차는 건보료 부과를 면제하고, 중형차(1600cc 초과 3000cc 이하)는 보험료의 30%를 감면한다. 하지만 4000만원 이상인 고가의 차는 이전대로 건보료가 책정된다.

■ 상위 2~3%에 속하는 고소득층 지역가입자는 건보료 인상 소득과 고가의 재산 중심으로 건보료가 책정되기 때문에 지역가입자 가운데 상위 2%에 속하는 고소득층이나 상위 3% 재산 보유자의 건보료는 인상된다. 소득의 경우 한해 3억8600만원이 넘거나 재산은 시가 약 12억원을 초과하는 지역가입자는 전체의 5%로 모두 39만 세대인데 이들의 경우 건보료가 평균 한달 5만6000원 오른다. 이와 함께 공적연금소득(국민연금, 공무원·군인·사학·우체국연금 등)과 일시적 근로에 따른 근로소득은 해당 소득의 20%에 건보료를 부과했던 것을 30%로 조정해 연금소득이 많은 경우에도 건보료 부담이 커진다.

소득·재산이 많은 피부양자도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건보료를 새로 내야 한다. 지금은 소득과 재산이 많더라도 가족 가운데 직장 가입자가 있으면 피부양자로 등록돼 건보료를 내지 않아도 됐다. 실제 한해 소득이 12억원이었거나 시가 18억원이 넘는 재산이 있어도 피부양자로 등록돼 있으면 건보료를 전혀 내지 않았다. 앞으로는 한해 소득이 3억4000만원을 넘거나 재산이 시가 약 11억원 이상이면서 한해 소득이 1000만원이 넘는 피부양자는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건보료를 새로 내야 한다. 다만 갑작스러운 건보료 부담을 피하게 하기 위해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는 피부양자는 건보료를 4년 동안 30% 감면한다. 이번 개편으로 피부양자가 있는 전체 세대의 0.6%에 속하는 7만세대는 건보료를 한달 평균 18만8천원을 내게 된다.

피부양자 가운데 직장가입자의 형제나 자매는 원칙적으로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다만 노인, 30살 미만, 장애인 등이면서 한해 소득이 3400만원 이하이거나 재산이 1억8000만원 이하로 직장가입자에게 생계를 의존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는 피부양자로 인정받는다.

■ 월급 외 소득이 많은 상위 1% 직장가입자는 건보료 인상 월급 외에 임대, 이자·배당, 사업소득 등이 한해 3400만원을 넘는 고소득 직장가입자는 월급 외의 소득에 대해서도 건보료를 내야 한다. 그동안 월급 외 소득이 한해 7200만원을 넘어야 건보료를 추가로 냈기 때문에, 소득이 크게 다르지만 월급만 같으면 건보료를 동일하게 내는 경우가 있어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이로서 월급 외 소득으로 건보료를 내는 세대가 현재보다 10만 세대 늘어 직장 가입자의 0.8%에 속하는 14만 세대가 한달 평균 12만6천원을 더 내게 된다.

아울러 건보료의 상한선을 평균 건보료와 연계해 해마다 조정하기로 했다. 현재 건보료 상한선은 2010년 평균보험료의 30배로 설정한 이후 7년 넘게 고정돼 왔다. 상한선 조정으로 7월부터는 월급이 7810만원이 넘는 약 4000세대는 기존보다 건보료가 약 21% 오르게 된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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