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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말레이 모델 살인사건 재수사 임박…나집 前총리 '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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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 최고 권력층의 비리를 폭로하려다 입막음을 당했다는 의혹을 사 온 몽골 출신 여성 모델 살해 사건에 대한 재수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20일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토미 토머스 신임 말레이시아 검찰총장은 전날 푸트라자야에서 2006년 살해된 몽골 출신 여성 모델 알탄투야 샤리이부(당시 28세)의 유족을 면담했다.

동석한 유족측 변호사는 기자들을 만나 사건의 진상을 밝힐 새로운 실마리가 나왔다면서 토미 총장이 재수사와 관련해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새로운 실마리가 무엇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정부는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가 20일 유족을 직접 만나기로 하는 등 이미 재수사가 확정된 듯한 분위기를 보인다.

알탄투야는 2006년 10월 18일 쿠알라룸푸르 고급 주택가에서 납치된 뒤 교외 정글에서 폭발물로 훼손된 시신으로 발견됐다.

살해범들은 말레이시아 정부 VIP 경호부대 대원들이었다.

이들은 범행동기에 대해 끝까지 입을 다물었고, 2015년 사형이 선고됐다.

현지에선 알탄투야가 나집 라작 전임 총리가 연루된 잠수함 도입사업 리베이트 수수 의혹을 폭로하려다 정권에 의해 살해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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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탄투야는 2002년 12억 유로(1조5천억원) 규모의 유럽제 잠수함 도입 사업에 통역으로 참여했고, 이 과정에서 1억1천400만 유로(약 1천460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아 나집 전 총리에게 전달한 의혹을 받는 나집 전 총리의 측근 압둘 라작 바긴다(58)의 내연녀이기도 했다.

나집 전 총리는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해 왔으나, 지난달 9일 총선에서 압승해 61년만의 정권교체를 이뤄낸 말레이 신정부는 해당 사건을 원점에서 재조사할 움직임을 보여왔다.

나집 전 총리는 국영투자기업 1MDB를 통한 천문학적 규모의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이미 당국의 수사선상에 오른 상태다.

현지 경찰은 지난달 나집 전 총리 일가의 집 등지에서 1천억원에 육박하는 규모의 외화와 현금, 보석, 각종 사치품을 압수했으며, 반부패위원회(MACC)는 나집 전 총리와 부인 로스마 만소르 여사를 잇달아 소환해 조사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나집 전 총리가 "횡령과 정부자금의 뇌물 유용 등 다수의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면서 "그는 1MDB와 관련해 전적인 책임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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