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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 나훈아 콘서트 '흥행' 비결, 실수조차 '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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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티켓파워를 몰고다니는 나훈아 공연의 올 매출액은 최소 12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강일홍 기자,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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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강일홍 기자] '가황' 나훈아는 지난해 11년 만에 무대로 복귀해 '명불허전' 공연마술사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11월과 12월 두 달간 서울 부산 대구에서 컴백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그는 40여명의 지인들을 자신의 개인 별장형 주택이 있는 경기도 양평의 한 식당으로 초청했다. 이 자리에서 나훈아는 "내 공연에 이런 엄청난 관심과 환대가 쏟아질 줄 몰랐다"며 흥분했다.

이날 나훈아의 모습을 지켜본 가요계 오랜 지인들과 측근들은 "평소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그(나훈아)가 매우 고무되고 업 돼 있었다"면서 "아마도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은 (컴백 콘서트의) '대폭발'에 스스로도 놀란 듯 했다"고 말했다. 서울올림픽공원 올림픽홀을 시작으로 부산과 대구에서 진행된 나훈아 콘서트는 3만여석의 티켓이 매진되고 '암표'가 극성을 부릴 만큼 뜨거웠다.

올들어 나훈아는 이런 열기를 그대로 앙코르 공연에 반영한 뒤 전국 투어콘서트로 이어가고 있다. 물론 최고의 공연 아티스트라는 명성에 걸맞게 완벽한 공연기획과 전략으로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팬심을 한껏 끌어올렸다. '팬 감사 의미'의 앙코르 공연으로 포문을 연 나훈아 바람몰이는 적중했다. 공연 열기는 청주 울산 인천 원주 대전을 거쳐 창원 천안 일산 양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반기에는 광주 강릉 제주 아산 부천 진주 안동 춘천을 거친 뒤 다시 앙코르 공연 출발점인 '서울-대구-서울' 공연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20개 도시에서 펼쳐지는 사상 유례없는 확장형 투어인데다, 서울 부산 대구의 경우 한 장소에서 세 차례씩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연의 전체 규모는 엄청나다. 지난해 서울 부산 대구 등 세 곳(9회)에서 판매된 매출액만 무려 45억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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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나훈아 공연은 광주 강릉 제주 아산 부천 진주 안동 춘천을 거친 뒤 다시 앙코르공연 출발점인 '서울-대구-서울' 공연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사진은 나훈아 팬들이 CD를 구매하는 공연장 모습. /강일홍 기자, 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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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훈아 공연의 흥행 비결, 신비주의 고수+철저한 사전 기획과 준비

나훈아 공연의 경제적 효과는 상상초월이다. 엄청난 티켓파워와 함께 올 매출액은 최소 12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과연 이런 폭발력과 성공의 이면에는 어떤 숨은 비결이 있을까. 나훈아 공연이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많다. 그 중에서도 단연 첫손에 꼽는 요인이라면 철저한 신비주의 고수다. 나훈아의 카리스마 넘치는 열창무대는 공연장 밖에선 결코 볼 수 없다.

또 하나, 나훈아의 매력 포인트는 철저한 기획과 사전준비다. 곡 선정부터 편곡 녹음은 물론 음향 영상 코러스와 오케스트라 호흡까지 직접 챙긴다. '느낌이 없는 공연은 억만금을 준대도 하지 않는다'는 그의 평소 지론처럼 완벽한 공연 콘셉트를 완성한 뒤에야 무대에 나선다. 잠적 이후 가진 긴 공백에 대해 그는 "잃어버린 꿈을 찾아 때묻지 않은 세계 오지를 헤맸다"고 말한 바 있다.

무대 위에서 비치는 모습은 더 철저하다. 눈빛 하나 손짓 하나까지 사전 준비한 각본대로 움직인다는 사실도 놀랍다. 국내 공연계에서 오랜 콘서트 제작기획으로 잔뼈가 굵은 A씨는 "틈만 나면 라스베이거스 등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소문난 공연들을 섭렵하고, 객석의 호응을 얻는 퍼포먼스라면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직접 채집한다"면서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나훈아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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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나훈아의 서울올림픽홀 공연 당일 객석은 로얄석과 일반석 위치가 뒤바뀌면서 자칫 난장판이 될 뻔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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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 총명해도 손발이 안 따라주면 엇박자, 팬들이 덮어준 '옥에 티'

'객석을 찾는 팬들의 가려운 곳을 콕 찍어 시원스럽게 긁어주는 아티스트는 나훈아 뿐'이라는 공연계 평가는 괜한 말이 아니다. 실제로 그의 무대는 노래마다 사연이 있고, 처음 듣는 신곡조차도 기대치가 폭발한다. 여기에는 바로 이런 스토리텔링의 효과가 있다. MC를 따로 두지 않고 직접 노래 중간에 선보이는 각종 사연과 멘트가 그만의 특별한 재미와 감동으로 와닿는 원천인 셈이다.

사실 지난해 11월 나훈아의 서울올림픽홀 공연 당일 객석은 자칫 난장판이 될 뻔했다. 1층 무대앞 로얄석과 일반석이 통째로 뒤바뀐 채 입장이 됐고, 자신의 좌석이 원래 가운데가 아닌 코너 끝자리로 배치된 관객들은 반발했다. 집단으로 항의할 경우 시작도 전에 큰 소동이 벌어질 상황이었다. 다행히 나훈아를 아끼고 보호하려는 일부 팬들이 자리를 양보하면서 더이상 확대되지는 않았다.

머리가 총명해도 손발이 안 따라주면 엇박자는 나게 돼 있다. 당시 자신의 로얄석을 기꺼이 양보한 한 팬은 "측근들이 쉬쉬 덮어버리긴 했지만 만일 이 사실을 나훈아 씨가 알았다면 당장 다음 번 공연을 취소했을지도 모를 일"이라고 혀를 끌끌 찼다. '옥에 티'를 말하기 앞서 분명한 건 이처럼 아낌없이 주는 팬사랑이 없다면 최고의 자부심을 가진 흥행마술사도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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