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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쉿! 잘나가는 음악예능엔 ‘이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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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추리 형식 - ‘히든싱어’ ‘복면가왕’ 등 궁금증 유발

②신선한 얼굴 - ‘너의 목소리가 보여’엔 일반인 등장

③시청자 참여 - ‘프로듀스 101’은 시청자 기준으로 제작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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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예능 전성시대다. 2009년 <슈퍼스타K> 이후 경연형 음악 예능이 주를 이루던 시절을 지나 음악예능 포맷도 다양해지고 수도 많아졌다. 예능 황금시간대인 주말에 시청률 1, 2위를 차지하는 프로그램들을 보면 음악 예능이 많다. 지난달 시즌2를 끝낸 <슈가맨>은 물론 새 시즌을 시작한 <히든싱어5>, <복면가왕> 등이다. 보컬 실력이 뛰어난 유명 가수가 나온다 해서 시청률이 높고 화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잘나가는’ 음악 예능 프로그램들에는 나름의 공통점이 있다.

요즘 시청자들은 귀가 즐거운 것과 동시에 ‘머리’도 즐거웠으면 한다. 잘나가는 음악 예능들을 보면 ‘추리’ 형식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JTBC <히든싱어>가 대표적인 추리형 예능이다. 2012년 시즌1을 시작한 <히든싱어>는 시청률 10%가 넘을 정도로 매 시즌 큰 인기를 모았다. 가수 한 명과 그 가수의 목소리부터 창법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모창능력자’ 4~5인이 무대에 올라, 장막 뒤에서 노래를 하는 형식이다. 목소리만 듣고 진짜 가수가 누구인지 연예인 패널들과 현장 관객이 함께 맞혀야 한다. 지난 17일 시즌5 첫 방송에는 가수 강타가 출연했다. 모창능력자가 강타보다 더 강타처럼 노래를 부르는 바람에 가수 강타는 3라운드에서 탈락했다.

다수의 연예인 패널과 시청자들이 머리를 맞대고서 장막 뒤 가수가 누구인지를 맞히는 포맷은 이미 일반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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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성공리에 시즌2의 막을 내린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은 과거에 큰 인기를 누렸으나 근황을 알기 힘든 가수들이 주인공인 프로그램이다. 가수의 무대 자체보다 그 가수가 누구인지를 맞히는 과정이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10~50대 연령별로 나눈 방청객 100여명과 연예인 패널들이 몇 가지 단서를 통해 추억의 가수가 누구인지 맞힌다.

3년 가까이 일요일 오후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고수하고 있는 MBC <복면가왕>도 복면을 쓰고 노래를 부른 사람이 누구인지를 추측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찾는 프로그램이다.

잘나가는 예능들을 보면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소름끼치는 가창력을 뽐내는 현역 가수 대신 노래실력이 좀 부족한 보통사람이나 새로운 얼굴들이 무대에 선다는 점이다.

유명 가수 하나 나오지 않아도 평균 시청률 3% 이상을 기록하며 시즌5까지 꾸준히 인기를 얻은 Mnet의 <너의 목소리가 보여>가 대표적인 예다. <너의 목소리가 보여>는 진짜 목소리를 숨긴 출연자 그룹 중에 음치가 아닌 실력자를 찾아낸다. 시즌5에서 화제가 됐던 출연자들은 방송에 모습을 보이지 않던 진짜 ‘뉴페이스’다. 과거에 가수로 데뷔했으나 방송 출연 당시에는 JYP엔터테인먼트 주차장 관리요원으로 일하던 임채언씨, ‘15학번’ 평범한 대학생인 ‘연대 보아’ 등이었다. <복면가왕> 무대에는 아나운서, 연기자, 개그맨들이 자주 올라 노래실력을 뽐낸다.

인기 음악 예능들의 구성을 살펴보면 결국 시청자들을 얼마나 프로그램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만드는가가 성공의 열쇠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김교석 대중문화 평론가는 “과거에 가수들이 가창력을 뽐내는 경연형 예능이 인기를 얻었는데, 이제는 트렌드가 지났다”며 “시청자들은 누군가가 평가를 내려주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고, ‘우리(시청자)가 기준이다’라는 마음으로 주체적인 평가를 하면서 프로그램을 즐긴다”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JTBC의 <믹스나인>이 유명 PD와 YG엔터테인먼트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음에도 별다른 화제가 되지 못했다는 점을 짚었다. 기획사 대표 1인의 평가가 프로그램 구성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보다는, 국민프로듀서라 불리는 시청자들이 매회 구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Mnet의 <프로듀스101> 시리즈가 더 인기 있다는 것만 봐도 시청자들이 ‘참여’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1인 방송의 인기로 시청자들이 재미를 느끼는 대상도 변했다. 시청자들은 잘 짜여진 대본과 매끄러운 진행을 하는 연예인보다는 날것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일반인들의 모습을 보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히든싱어>의 김희정 PD는 “일반인인 모창 능력자들이 잘 다듬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실수를 할 수도 있으나,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감동을 배가하는 면이 있다”며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등에 노출이 많이 되지 않은 패널들을 섭외하는 데 공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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